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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읽은 책을 다음 날 바로 쓸 프레임워크로 해체한다. 리더가 되고 싶다면 Reader하라.

  • 찰리 멍거 바이블 완결판 후기 | 격자틀 인식 모형과 평생학습

    찰리 멍거 바이블 완결판 후기 | 격자틀 인식 모형과 평생학습

    이 글에서 말씀드릴 것

    • 한 분야에서 10년을 깊이 배우면, 그 10년이 그대로 벽이 됩니다. 저는 한동안 세상이 인테리어와 대리점 관리로만 보였습니다.
    • 찰리 멍거는 이걸 ‘망치 든 사람 편향’이라고 불렀습니다.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입니다.
    • 그의 해법은 망치를 버리는 게 아니라 공구함을 늘리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격자틀 인식 모형’입니다.
    • 두 번째는 평생학습입니다. 멍거는 독서의 혜택도 복리처럼 붙는다고 했습니다. 저는 독서 4년차에 이제야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습니다.
    • 그리고 저는 직장이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돈을 받으면서 세상을 하나씩 더 볼 수 있는 곳이니까요.

    — 14년차 내향형 세일즈 리더 우당탕탕 우팀장

    이번 추석 연휴에 목, 금, 토, 일 나흘을 쉬었습니다.

    그 나흘 동안 책을 거의 못 읽었습니다.

    안 읽은 게 아니라 못 읽었습니다. 명절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쉬었는데 불안해졌습니다.

    두꺼운 책을 손에 들고 무언가 깨달은 표정으로 정면을 보는 여성의 얼굴 클로즈업
    나흘 책을 안 읽었더니, 쉬었는데 불안해졌습니다.

    연휴가 끝나고 이번 주부터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사마천 『사기』를 한 시간씩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세상이 좀 밝아 보입니다. 진짜로요.

    그 불안과 그 밝음 사이에 책 한 권이 있었습니다.

    『찰리 멍거 바이블 완결판』(김재현·이건, 에프엔미디어)입니다.

    이 책을 덮고 나서 제가 제일 먼저 한 생각은 이거였습니다.

    멍거를 만난 것 같다.

    그래서 바로 『가난한 찰리의 연감』도 사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 빠지면 끝까지 가는 편입니다.

    1. 이 책은 어떤 책인가

    워런 버핏의 동업자, 버크셔 해서웨이의 설계자.

    2023년 11월, 100세 생일을 한 달 앞두고 세상을 떠난 찰리 멍거의 강연과 주주총회 발언을 주제별로 엮은 책입니다.

    머니투데이 김재현 기자와, 버핏·멍거 저작물 번역의 권위자인 이건 번역가가 엮고 해설을 붙였습니다.

    찰리 멍거의 생전 모습
    찰리 멍거(1924~2023). 남아 있는 사진 속에서도 책을 읽고 있습니다. ⓒ Nick Webb, CC BY 2.0 / Wikimedia Commons

    완결판은 2026년 8월에 나온 468쪽 양장본입니다.

    2022년 초판에 별세 2주 전 CNBC 마지막 인터뷰와 알려지지 않은 마지막 시간들이 더해졌습니다.

    구성은 이렇습니다.

    장내용
    1장찰리 멍거는 누구인가 — 추모글, 마지막 시간들
    2장투자의 정수 — 패리뮤추얼, 4할 타자, 투자 4단계
    3장
    ← 제 글의 축
    멍거의 핵심 필터 — 올바른 기질과 끊임없는 학습, ‘격자틀 인식 모형’의 중요성
    4장사례로 배우는 투자 전략 — 집중투자, 원칙 체크리스트
    5장오판의 심리학 — 확증 편향을 넘어선 방법
    6장육성으로 배우는 멍거 — 주총 질의응답, 마지막 인터뷰
    부록찰리 멍거가 남긴 인생 교훈 열 가지, 어록, 연혁

    부록의 인생 교훈 열 가지는 이렇습니다.

    뒤집어 생각하기, 인센티브의 힘, 능력 범위에 머물기, 최고의 기회를 기다렸다 낚아채기, 맹목적 이념의 해악, 그리고 평생학습까지.

    열 가지 다 좋았습니다.

    그런데 저를 정확히 찌른 건 두 개였습니다.

    격자틀 인식 모형과 평생학습.

    왜 이 두 개였는지 말씀드리려고 이 글을 씁니다.

    2. 저는 10년 동안 망치 한 자루만 들고 있었습니다

    저는 한샘에 10년 넘게 있었습니다.

    평범한 영업사원으로 들어가서 수도권 최초 여성 리하우스 팀장이 됐습니다.

    그 10년 동안 정말 깊이 배웠습니다. 이건 지금도 제 자산이고, 후회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다른 데서 생겼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세상이 두 가지로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인테리어. 그리고 대리점 관리.

    새로운 사업 이야기를 들으면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대리점 구조로 번역됐습니다.

    조직 문제를 보면 시공 현장 관리로 치환됐고요.

    저는 그게 실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빨리 이해하는 거니까요.

    오래 쓴 망치 한 자루만 덩그러니 놓여 있고 나머지 칸은 비어 있는 낡은 공구함
    10년을 잘 배웠다는 건, 한 자루를 아주 잘 쓰게 됐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멍거는 이 상태에 이름을 붙여뒀습니다.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인다.”

    이 문장에서 저는 잠깐 멈췄습니다.

    나쁜 말로 읽히지 않았거든요.

    망치는 좋은 도구고, 그걸 10년 갈아 날카롭게 만든 것도 잘한 일입니다.

    다만 못이 아닌 게 앞에 놓였을 때, 망치만 든 사람은 그것도 못이라고 우깁니다.

    그게 무서운 겁니다.

    3. 그 망치가 힘이기도 했습니다

    공정하게 말씀드리면, 그 망치 덕분에 다음 문이 열렸습니다.

    한샘을 나와 한국공간데이터라는 스타트업으로 갔습니다.

    거기서 가맹사업 하나를 기획하고, 모집하고, 육성하는 일까지 했습니다.

    0에서 1을 만드는 일이었죠.

    그게 가능했던 건 대리점이라는 구조를 몸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0년짜리 망치가 정확히 필요한 자리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동안 확신했습니다. 깊이 파면 어디서든 통한다.

    4. 그런데 다음 회사에서 이상한 걸 봤습니다

    그다음에 오늘의집(버킷플레이스)에 들어갔습니다.

    O2O 영업 조직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거기서 저는 예상하지 못한 걸 봤습니다.

    이 업계 사람들 상당수가 저와 같은 출신이었습니다.

    한샘에서 넘어온 분들이 많았습니다.

    좋은 분들이고, 다 실력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문제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회의가 편했습니다.

    용어도 같고, 문제를 보는 각도도 같고, 결론에 닿는 속도도 빨랐습니다.

    그런데 몇 달 지나고 이상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도달하는 결론이, 결국 우리가 떠나온 곳과 비슷해지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걸 만들러 온 사람들이 모여서, 익숙한 구조를 다시 짓고 있었습니다.

    이건 누가 게을러서 생긴 일이 아닙니다.

    같은 망치를 든 사람들끼리 모였을 때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아무도 다른 도구를 안 들고 있으면, 다른 방법이 존재한다는 걸 아무도 말할 수 없습니다.

    이걸 멍거의 책에서 읽었을 때 저는 제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방에서 저도 망치를 들고 있던 한 명이었으니까요.

    5. 멍거의 답 — 공구함을 늘리십시오

    멍거의 처방은 단순합니다.

    망치를 버리라고 하지 않습니다.

    다른 도구를 같이 가지라고 합니다.

    “여러 학문에 걸쳐 다양한 역량을 갖추면 다양한 도구를 보유하게 되므로, 망치 든 사람 편향으로 인한 인식 오류를 제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게 격자틀 인식 모형(Latticework of Mental Models)입니다.

    책 3장의 핵심이고,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오래 붙들고 있던 개념입니다.

    격자틀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역사, 심리학, 수학, 공학, 생물학, 물리학, 화학, 통계학, 경제학 같은 전통적인 학문에서 분석 도구와 방법론을 하나씩 빌려와 바느질로 꿰맨 하나의 틀입니다.

    멍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요 모형 80~90개에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의 약 90%가 들어 있습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책이 여러 권 펼쳐진 책상에서 노트에 메모하다 고개를 들어 생각하는 여성
    격자틀은 한 권을 깊이 파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서로 안 닮은 것들 사이에 실을 꿰어야 생깁니다.

    중요한 건 격자틀이라는 단어입니다.

    벽돌을 쌓는 게 아니라 실을 꿰는 겁니다.

    지식을 많이 모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다른 분야에서 온 것들이 서로 이어질 때 비로소 틀이 됩니다.

    실이 한 방향뿐이면 격자가 안 됩니다.

    가로와 세로가 있어야 만나거든요.

    그리고 하나 더.

    멍거 본인이 그렇게 살았습니다.

    캘리포니아공대에서 기상학을 배우고, 하버드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로 일하다가 투자자가 됐습니다.

    경영대를 나오지 않은 사람이 투자 대가가 된 이유가 여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투자를 투자로만 보지 않았습니다.

    6. 그래서 저는 도메인을 옮겨 다녔습니다

    제 커리어를 나열하면 좀 산만해 보입니다.

    인테리어·리모델링 → 공간 데이터와 가맹사업 → O2O 커머스 → 핀테크 → 공유오피스.

    예전에는 이걸 설명하는 게 불편했습니다.

    한 우물을 못 판 사람처럼 보일까 봐요.

    지금은 다르게 봅니다. 저는 공구함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도메인제 공구함에 들어온 도구
    인테리어 · 리모델링현장, 시공, 대리점이라는 망치
    공간 데이터 · 가맹0에서 1을 세우는 설계도
    O2O 커머스플랫폼이 사람을 움직이는 지렛대
    핀테크돈이 흐르는 구조와 리스크라는 자
    공유오피스공간이 가치로 바뀌는 긴 시간축

    이게 격자틀인지는 아직 모릅니다.

    실이 몇 개 꿰였을 뿐이겠죠.

    그래도 망치 하나만 들고 있던 때와는 분명히 다릅니다.

    7. 직장이라는, 돈 주는 학교

    여기서 솔직한 고민 하나를 꺼내겠습니다.

    저도 사업을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서행차선에 올라탄 게 아닐까 싶은 날이 있습니다.

    근로자로 사는 게 느린 길처럼 보이는 날이요.

    그런데 멍거를 읽고 나서 이 고민의 각도가 조금 바뀌었습니다.

    배움이라는 기준으로 보면, 직장은 꽤 좋은 자리입니다.

    제가 다닌 회사들은 저에게 월급을 주면서 세상 하나씩을 보여줬습니다. 인테리어라는 세상, 가맹이라는 세상, 플랫폼이라는 세상, 금융이라는 세상, 부동산이라는 세상.

    이걸 제 돈으로 배우려면 얼마가 들었을까요.

    저는 각각 몇 년짜리 수업을 수업료를 받으면서 들었습니다.

    사업을 한다면 저는 하나의 세상에 전부를 걸어야 합니다.

    그건 깊이에는 좋지만 격자틀에는 불리합니다. 망치가 다시 하나가 되니까요.

    그래서 요즘 제 답은 이렇습니다.

    언젠가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급하게 서행차선이라고 단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금 이 자리는 느린 차선이 아니라 수업 중일 수도 있습니다.

    8. 두 번째 가르침 — 독서도 복리입니다

    두 번째로 저를 찌른 건 평생학습입니다.

    멍거의 말 중에 제가 제일 오래 붙들고 있는 건 이겁니다.

    “만일 워런 버핏이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새로 배운 것이 전혀 없다면, 버크셔는 현재 모습의 희미한 그림자에 불과할 것입니다.”

    버핏이 이미 천재였는데도 그렇다는 겁니다.

    멍거는 버핏을 학습 기계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멍거는 독서의 혜택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말합니다.

    즉 독서도 복리 이자와 같다는 거죠.

    저는 책을 읽기 시작한 지 4년 조금 넘었습니다. 늦게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확실히 달라진 게 하나 있습니다.

    책이 다른 책과 붙기 시작했습니다.

    『빌딩 투자 시크릿』에서 본 선순환 고리가 짐 콜린스의 플라이휠과 붙었습니다.

    멍거의 망치 든 사람 편향이 제 한샘 10년에 붙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다시 오늘의집 회의실에 붙었습니다.

    이른 새벽 식탁에서 스탠드 하나 켜놓고 두꺼운 책을 읽는 여성
    연휴가 끝난 뒤 다시 잡은 아침 한 시간. 이번 책은 사마천 『사기』입니다.

    이게 복리의 정체라고 생각합니다.

    책 한 권이 한 권으로 끝나면 덧셈입니다.

    그런데 앞에 읽은 것과 붙으면 곱셈이 됩니다.

    그래서 늘어나는 건 지식의 양이 아니라 연결의 수입니다.

    그리고 복리에는 무서운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끊으면 안 됩니다.

    나흘 못 읽었을 때 제가 불안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습니다.

    나흘치 지식이 아까웠던 게 아닙니다.

    복리가 끊기는 감각이었습니다.

    9. 리더로서 제가 하려는 것

    여기까지는 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저는 팀을 맡고 있고, 망치 하나만 쥐여주는 리더가 되는 건 쉽습니다. 그게 제일 빨리 성과가 나거든요.

    그래서 다음 세 가지를 해보려고 합니다. 거창한 건 하나도 없습니다.

    할 것구체적으로
    ① 다른 방의 말 듣기 우리 조직 밖 사람에게 같은 문제를 물어봅니다. 운영은, 공간은, 재무는 이 문제를 무엇이라고 부르는지.
    답을 얻으려는 게 아니라 다른 이름을 얻으려는 것입니다.
    ② 우리 망치 이름 붙이기 우리 팀이 습관적으로 쓰는 프레임을 소리 내어 말합니다. “우리는 이걸 늘 이렇게 봅니다.”
    이름이 붙으면 그때부터 선택이 됩니다. 그 전까지는 그냥 공기입니다.
    ③ 한 분야 밖의 책 세일즈·리더십 책만 읽지 않습니다. 역사, 심리학, 생물학 쪽 한 권을 끼워 넣습니다.
    이번엔 사마천 『사기』입니다. 세일즈와 아무 상관 없어 보여서 고른 책입니다.

    세 번째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관 없어 보이는 책이 격자틀의 세로실이 됩니다.

    가로실만 백 개 있어도 격자는 안 만들어집니다.

    밝은 창가에서 책을 든 채 창밖을 바라보며 서 있는 여성
    아침 한 시간. 하루 중 유일하게 아무도 저를 부르지 않는 시간입니다.

    3줄 요약

    1. 한 분야를 10년 깊이 배우면 그 10년이 벽이 됩니다. 멍거는 이걸 ‘망치 든 사람 편향’이라고 불렀습니다. 저는 한동안 세상이 인테리어와 대리점 관리로만 보였고, 같은 출신끼리 모인 회의실에서 결국 떠나온 곳과 비슷한 구조를 다시 짓고 있었습니다.
    2. 해법은 망치를 버리는 게 아니라 공구함을 늘리는 것입니다. 여러 학문의 도구를 빌려와 꿰맨 틀이 격자틀 인식 모형입니다. 핵심은 양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것들 사이의 연결입니다.
    3. 그리고 평생학습. 멍거는 독서도 복리라고 했습니다. 독서 4년차인 저도 이제 책이 다른 책과, 그리고 제 일상과 붙는 걸 느낍니다. 복리의 유일한 조건은 끊지 않는 것입니다. 나흘 못 읽고 불안했던 건 그래서였습니다.

    배운다는 건 정말 기쁜 일입니다.

    그리고 저는 배우는 데 돈을 받는 자리에 있습니다.

    이걸 알아차린 것만으로도 이 책값은 이미 뽑았다고 생각합니다.

    📘 『찰리 멍거 바이블 완결판』 | 김재현 · 이건 엮고 지음 · 에프엔미디어 · 2026 · 468쪽

    투자서로 분류되어 있지만, 저는 한 분야에 오래 있었던 분들께 권하고 싶습니다. 3장 ‘격자틀 인식 모형’과 부록 ‘인생 교훈 열 가지’만 읽어도 값을 합니다. 초판을 읽으셨다면 완결판에는 별세 2주 전 마지막 인터뷰가 더해졌습니다.

    ▸ 다음 책은 『가난한 찰리의 연감』(찰리 멍거 · 김영사)으로 정했습니다. 멍거가 직접 쓴 것에 더 가까운 책이라고 하더군요.

    우당탕탕 우팀장

    14년차 내향형 B2B 세일즈 리더입니다. 목소리 큰 리더보다, 팀에게 쓸 언어를 쥐여주는 리더가 결국 멀리 간다고 믿습니다. 리더가 되고 싶다면, 먼저 Reader가 되십시오.

    ▸ 책에서 건진 관점 더 보기 : 우당탕탕우팀장 — 사유의 디코딩

    『찰리 멍거 바이블 완결판』은 어떤 책인가요?

    워런 버핏의 동업자이자 버크셔 해서웨이의 설계자인 찰리 멍거(1924~2023)의 강연과 주주총회 발언을 주제별로 엮고 해설을 붙인 책입니다. 머니투데이 김재현 기자와 버핏·멍거 저작물 번역의 권위자 이건 번역가가 엮고 지었습니다. 완결판은 에프엔미디어에서 2026년 8월 20일에 나온 468쪽 양장본이며, 2022년 초판에 별세 2주 전 CNBC 마지막 인터뷰와 ‘알려지지 않은 마지막 시간들’이 더해졌습니다. 구성은 1장 멍거는 누구인가, 2장 투자의 정수, 3장 핵심 필터(격자틀 인식 모형), 4장 투자 전략, 5장 오판의 심리학, 6장 육성으로 배우는 멍거, 부록 인생 교훈 열 가지입니다.

    격자틀 인식 모형(Latticework of Mental Models)이란 무엇인가요?

    역사, 심리학, 수학, 공학, 생물학, 물리학, 화학, 통계학, 경제학 같은 여러 학문에서 분석 도구와 방법론을 하나씩 빌려와 서로 꿰맨 하나의 사고 틀을 말합니다. 멍거는 주요 모형 80~90개에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의 약 90%가 들어 있다고 했습니다. 핵심은 지식의 양이 아니라 서로 다른 분야에서 온 것들이 이어지는 연결입니다. 실이 한 방향으로만 있으면 격자가 되지 않고, 가로와 세로가 만나야 틀이 됩니다.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인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한 가지 도구나 전문성만 가진 사람이 모든 문제를 그 하나로 해석하려 하는 인지 편향을 말합니다. 멍거는 이를 ‘망치 든 사람 편향’이라고 불렀고, 전문가에게 좋은 것이 고객에게도 좋다고 판단하는 ‘인센티브 편향’과 함께 인식 오류의 두 축으로 꼽았습니다. 해법은 망치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도구를 늘리는 것입니다. 멍거는 ‘여러 학문에 걸쳐 다양한 역량을 갖추면 다양한 도구를 보유하게 되므로 망치 든 사람 편향으로 인한 인식 오류를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회사에 오래 다니는 것이 불리한가요?

    깊이에는 유리하고 시야에는 불리합니다. 한 분야에서 10년을 배우면 그 분야의 도구를 아주 잘 쓰게 되지만, 그 도구로 설명되지 않는 문제까지 그 도구로 설명하려 하게 됩니다. 특히 같은 출신끼리 모인 조직에서는 말이 잘 통해 회의가 빨라지는 대신, 다른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해줄 사람이 없어 결국 익숙한 구조를 다시 짓게 되기 쉽습니다. 불리한 것은 오래 다니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동안 다른 도구를 하나도 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멍거는 왜 독서를 복리라고 했나요?

    독서로 얻는 혜택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책 한 권이 한 권으로 끝나면 덧셈이지만, 앞서 읽은 책이나 자기 경험과 이어지면 늘어나는 것은 지식의 양이 아니라 연결의 수가 되어 곱셈이 됩니다. 멍거는 ‘만일 워런 버핏이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새로 배운 것이 전혀 없다면 버크셔는 현재 모습의 희미한 그림자에 불과할 것’이라며 평생학습을 강조했고, 버핏을 ‘학습 기계’라고 불렀습니다. 복리의 유일한 조건은 중간에 끊지 않는 것입니다.

  • 인플레이션은 누구를 부자로 만드는가 서평 | 리더의 시나리오 경영 5가지

    인플레이션은 누구를 부자로 만드는가 서평 | 리더의 시나리오 경영 5가지

    핵심요약

    • 커피값은 7년간 34% 올랐는데 월급은 22% 올랐습니다. 숫자는 커졌는데 살 수 있는 건 줄었습니다.
    • 신환종 『인플레이션은 누구를 부자로 만드는가』는 “물가가 몇 퍼센트 오르나”가 아니라 “이 국면에서 누가 부자가 되는가”를 묻습니다.
    • 저자는 하나를 맞히는 대신 어느 쪽으로 가도 버티는 ‘적응형 포트폴리오’를 제안합니다. 목표 하나에 시나리오 셋.
    • 이 책을 덮고 제게 남은 건 투자가 아니라 조직이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부를 재배치하듯, AI는 역량을 재배치합니다.
    • 리더의 일은 불안을 시나리오로 번역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이렇게 간다” 한 문장이 팀을 멈추지 않게 합니다.

    — 14년차 내향형 세일즈 리더 우당탕탕 우팀장

    2019년에 4,100원이던 강남역 아메리카노가 2026년에는 5,500원이 됐습니다. 7년간 약 34%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한국 근로자의 명목 임금은 약 22% 올랐습니다.

    숫자는 커졌는데 살 수 있는 건 줄었습니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을 ‘총 없는 강도’라고 부릅니다. 누가 가져갔는지 모르는데, 줄어든 것만은 확실하니까요.

    카페에서 커피값을 확인하며 생각에 잠긴 한국인 여성 직장인
    커피값은 34% 올랐고, 월급은 22% 올랐습니다.

    이 책을 덮고 남은 문장은 경제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누구를 부자로 만드는가』를 덮고 제 머릿속에 남은 건 물가 전망이 아니라 이 한 줄이었습니다.

    “지식은 두려움의 가장 강력한 해독제다.” — 랄프 왈도 에머슨

    불확실하다는 말은 결국 모른다는 뜻입니다. 모르면 두렵고, 두려우면 멈춥니다. 제가 본 조직들은 위기 자체보다 위기 앞에서 멈춰 있던 시간에 더 많은 걸 잃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불안할수록 시나리오를 먼저 세웁니다. 이렇게 되면 A, 저렇게 되면 B. 대응 방안이 머릿속에 있으면 어떤 상황이 와도 결국 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책을 읽는 이유도 같습니다. 좋은 책은 내가 미처 그리지 못한 시나리오를 대신 그려줍니다.

    이 책이 바꿔놓은 질문

    저자 신환종 님은 20년 넘게 채권·크레딧 시장을 연구해온 분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질문이 다릅니다.

    보통의 물가 책은 “얼마나 오를까”를 묻습니다. 이 책은 “이 국면에서 누가 부자가 되는가”를 묻습니다.

    인플레이션은 모두를 똑같이 가난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부를 재배치합니다. 구조를 이해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집니다. 조용히, 매일 조금씩.

    책상 위에 펼쳐진 경제 책과 메모, 식어가는 커피잔
    “얼마나 오를까”가 아니라 “누가 부자가 되는가”를 묻는 책입니다.

    세 개의 변수 — AI · 지정학 · 디지털금융

    저는 이 책을 세 가지 변수로 읽었습니다.

    ① AI — 같은 변수가 양방향으로 작동한다

    AI는 데이터센터, 전력, 반도체 같은 거대한 물리 인프라를 요구합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는 물가를 밀어 올립니다. 하지만 생산성이 본격적으로 터지면 반대로 물가를 끌어내릴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변수가 양쪽으로 다 열려 있습니다.

    ② 지정학 — 싸게 만들던 시대의 끝

    미·중 패권 경쟁과 탈세계화로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습니다. 어디서든 가장 싸게 만들던 시대가 끝나면 비용은 구조적으로 올라갑니다. 에너지와 식량을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은 더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③ 디지털금융 — 게임의 룰이 바뀌었다

    스테이블코인 같은 디지털 화폐는 돈이 움직이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금리 하나로 통제하던 시대와는 룰이 달라졌다는 이야기입니다.

    해질 무렵 도시 외곽의 송전탑과 데이터센터 건물이 보이는 풍경
    AI는 전력과 인프라를 먹고 자랍니다. 물가는 그 뒤를 따라갑니다.

    정답이 하나가 아니라서 좋았던 책

    저자는 2030년까지 물가상승률 3~4%대의 ‘중물가’ 시대를 예상합니다. 동시에 2030년 무렵 공급 과잉으로 강한 디스인플레이션이 올 가능성도 닫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식 60·채권 40이라는 오래된 공식 대신, 어느 쪽으로 가도 버틸 수 있는 ‘인플레이션 적응형 포트폴리오’를 제안합니다. 하나를 맞히는 게 아니라 여러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방식입니다.

    솔직히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모든 변화를 투자 기회로 읽다 보니, 물가 때문에 하루가 버거운 생활자의 시선은 조금 멀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불편한 질문을 외면하지 않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리더’가 읽어야 할까요

    저는 세일즈 조직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투자가 아니라 조직이 떠올랐습니다. 리더에게 그대로 옮겨지는 이야기가 다섯 가지 있었습니다.

    1. 목표는 하나, 시나리오는 세 개

    대부분의 조직은 목표 숫자 하나를 세우고 달립니다. 그런데 시장은 우리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저자가 물가를 ‘중물가’와 ‘디스인플레이션’ 양쪽으로 열어두듯, 리더도 목표 옆에 최소 세 개의 시나리오를 둬야 합니다. 잘 풀릴 때, 평범할 때, 꺾일 때. 각각 무엇을 먼저 할지 미리 정해두면 위기가 와도 회의실이 조용해집니다. 이미 답을 갖고 있으니까요.

    2. 통제할 수 있는 변수와 없는 변수를 나눠라

    금리, 전쟁, 기술 혁명은 개인이 통제할 수 없습니다. 저자는 이걸 탓하는 데 지면을 쓰지 않고, 그 안에서 무엇을 쥘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세일즈도 같습니다. 시장 수요, 리드 유입량, 경쟁사 가격은 우리 손 밖에 있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전환율, 미팅의 질, 제안의 속도는 우리가 바꿀 수 있습니다. 리더의 에너지는 통제 가능한 쪽에 써야 하고, 팀의 불안도 그쪽으로 옮겨줘야 합니다.

    화이트보드에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적으며 팀과 이야기하는 여성 리더
    목표는 하나여도, 가는 길은 세 개를 준비해 둡니다.

    3. 60/40 공식이 무너지듯, 과거의 성공 방정식도 무너진다

    수십 년간 황금률이던 투자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합니다. 조직의 플레이북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엔 이렇게 하면 됐어”는 리더가 가장 조심해야 할 말입니다. 작년에 통했던 화법, 영업 동선, 보고 방식이 올해도 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좋은 리더는 성공 방정식을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제때 갈아엎는 사람이라고 믿습니다.

    4. 파이프라인도 ‘적응형 포트폴리오’여야 한다

    자산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듯, 매출도 한 곳에 기대면 흔들립니다. 특정 고객군, 특정 채널, 특정 딜 사이즈에만 의존하는 조직은 변수 하나에 무너집니다.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소형 딜과 대형 딜, 신규와 업셀. 어느 한쪽이 꺾여도 다른 쪽이 받쳐주는 구조가 리더가 설계해야 할 조직의 포트폴리오입니다.

    5. 인플레이션이 부를 재배치하듯, AI는 역량을 재배치한다

    이 책의 핵심 질문을 조직 안으로 가져오면 이렇게 바뀝니다.

    “AI는 누구를 성과자로 만드는가.”

    같은 시간을 일해도 AI로 준비하고 분석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는 이미 벌어지고 있습니다. 물가처럼 조용히, 매일 조금씩. 리더가 할 일은 이 변화를 두려워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팀원 모두가 올라탈 수 있게 길을 여는 것입니다.

    리더는 불안을 시나리오로 번역하는 사람입니다

    시장이 흔들리면 팀원들은 불안해합니다. 그 불안을 그대로 흘려보내는 리더도 있고, 막연한 긍정으로 덮는 리더도 있습니다.

    저는 리더의 역할이 불안을 시나리오로 번역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이 오면 우리는 이렇게 간다.” 이 한 문장이 팀을 멈추지 않게 만듭니다. 지식이 두려움의 해독제라면, 시나리오는 조직의 해독제입니다.

    퇴근 무렵 사무실 창가에서 책을 덮으며 옅게 미소 짓는 여성 리더
    알면 대응할 수 있고, 대응할 수 있으면 결국 해냅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연간 목표 앞에서 막연히 불안한 리더
    • 과거의 성공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분
    • AI·지정학·디지털금융이 내 조직과 커리어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큰 그림이 필요한 분

    3줄 요약

    1. 인플레이션은 모두를 가난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부를 재배치합니다. 구조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격차가 벌어집니다.
    2. 정답 하나를 맞히려 하지 말고 어느 쪽으로 가도 버티는 구조를 만드세요. 투자도, 파이프라인도 같습니다.
    3. 리더의 일은 예측이 아니라 번역입니다. 불안을 시나리오로 바꿔 팀에게 건네는 것입니다.

    두려움은 모르는 데서 옵니다. 알면 대응할 수 있고, 대응할 수 있으면 결국 해낼 수 있습니다.

    오늘도 시나리오 하나 더 세워봅니다.

    — 14년차 내향형 세일즈 리더 우당탕탕 우팀장

    『인플레이션은 누구를 부자로 만드는가』는 어떤 책인가요?

    20년 넘게 채권·크레딧 시장을 연구해온 신환종 저자가 쓴 인플레이션 해설서입니다. 물가가 몇 퍼센트 오를지를 맞히는 책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부가 어떻게 재배치되는지를 묻는 책입니다. AI, 지정학, 디지털금융이라는 세 변수로 앞으로의 물가 구조를 설명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인플레이션 적응형 포트폴리오’란 무엇인가요?

    주식 60·채권 40 같은 고정 공식 대신, 물가가 어느 방향으로 가도 버틸 수 있게 자산을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저자는 2030년까지 3~4%대 중물가를 기본 시나리오로 보면서도, 2030년 무렵 공급 과잉에 따른 강한 디스인플레이션 가능성도 닫지 않습니다. 하나를 맞히는 대신 여러 시나리오에 대비하자는 제안입니다.

    AI는 물가를 올리나요, 내리나요?

    양쪽 다 가능합니다. 데이터센터·전력·반도체 같은 물리 인프라 수요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물가를 밀어 올리지만, 생산성 향상이 본격화되면 반대로 물가를 끌어내릴 수 있습니다. 같은 변수가 양방향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하나의 답을 정해두는 것이 오히려 위험합니다.

    경제서인데 왜 리더가 읽어야 하나요?

    책의 구조가 조직 운영과 같기 때문입니다. 통제할 수 없는 변수와 통제할 수 있는 변수를 나누고, 목표 하나에 시나리오 셋을 두고, 한 바구니에 몰지 않는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일은 매출 파이프라인 설계와 동일한 사고입니다. 인플레이션이 부를 재배치하듯 AI는 조직의 역량을 재배치합니다.

    아쉬운 점은 없나요?

    모든 변화를 투자 기회로 읽는 시선이 강해서, 물가 때문에 하루가 버거운 생활자의 관점은 상대적으로 멀게 느껴집니다. 다만 불편한 질문을 피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읽을 가치는 충분합니다.

  • 빌딩 투자 시크릿 후기 | 알고 파는 세일즈와 모르고 파는 세일즈의 차이

    빌딩 투자 시크릿 후기 | 알고 파는 세일즈와 모르고 파는 세일즈의 차이

    이 글에서 말씀드릴 것

    • 세일즈는 공간을 파는 일이 아니라 첫 단추를 끼우는 일입니다. 첫 칸이 어긋나면 아래는 아무리 잘 맞춰도 어긋납니다.
    • 민성식 『빌딩 투자 시크릿』을 읽고 고리 하나를 봤습니다. 성장할 고객이 들어오고 → 맞는 공간과 서비스가 붙고 → 고객이 더 크고 → 우량 임차인이 되고 → 건물의 가치도 패스트파이브도 같이 커지는 고리요.
    • 이 고리의 첫 칸에 서 있는 게 세일즈입니다. 고리가 커지는 쪽으로 돌지 작아지는 쪽으로 돌지는 첫 칸에서 정해집니다.
    • 같은 계약을 해도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다릅니다. 무서운 건 그 차이가 이번 달 숫자로는 똑같아 보인다는 겁니다.
    • 그리고 그건 팀원의 능력 차이가 아니라 누가 말해줬느냐의 차이입니다. 그 말을 해주는 게 제 일인데, 저는 안 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씁니다.

    — 14년차 내향형 세일즈 리더 우당탕탕 우팀장

    셔츠 첫 단추를 잘못 끼워보신 적 있으시죠.

    다 끼우고 나서야 압니다. 아래가 한 칸씩 밀려 있고, 옷깃은 삐뚤고, 고치려면 처음부터 다시 풀어야 합니다.

    아래쪽에서 아무리 정성껏 맞춰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첫 칸이 틀렸으니까요.

    무언가를 깨달은 표정으로 정면을 보는 여성의 얼굴 클로즈업
    첫 칸이 어긋나면, 아래는 아무리 잘 맞춰도 어긋납니다.

    요즘 저는 세일즈가 그 첫 단추라고 생각합니다.

    거창한 말처럼 들리실 수도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1. 저는 오래 ‘단추 개수’를 세고 있었습니다

    제가 맡은 조직의 일은 신규 계약입니다. 비어 있는 공간에 새 고객을 모셔 오는 것.

    계약이 닫히면 그 고객은 운영을 맡는 다른 조직으로 넘어갑니다. 그 회사가 그 뒤로 어떻게 일하는지, 몇 년을 머무는지는 다른 팀의 숫자고요.

    그러다 보니 제가 세는 게 자연스럽게 이렇게 됐습니다.

    이번 달에 몇 개 끼웠나. 남은 구멍은 몇 개인가.

    틀린 일은 아닙니다. 그게 우리 성적표니까요. 그런데 이렇게만 보면 세일즈는 문을 여는 일이 됩니다. 열면 끝나는 일이요.

    문을 여는 일과, 누가 들어올지 고르는 일은 완전히 다른 일인데 말이죠.

    2. 건물주를 위해 쓴 책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 이야기였습니다

    지난번에 같은 저자의 『상업용 부동산 자산관리의 모든 것』을 읽고 글을 한 편 썼습니다. 임차인은 공간을 빌리는 사람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이라는 정의를 배운 책이었습니다.

    그 문장이 오래 남아서 같은 저자의 다른 책을 폈습니다. 『빌딩 투자 시크릿』(법률출판사)입니다.

    저자는 2004년에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 들어와 IFC 서울 자산관리팀과 여의도 파크원 개발 프로젝트를 거친 분입니다. 건물을 사고, 굴리고, 파는 쪽에 20년 가까이 서 있던 사람이죠.

    책을 펼쳐놓고 여백에 메모를 적는 손 클로즈업
    건물 사는 법을 알려주는 책인 줄 알았는데, 한가운데가 전부 사람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저를 위해 쓰이지 않았습니다. 건물을 사려는 사람, 산 건물을 굴려야 하는 사람을 위한 책입니다.

    그런데 목차 한가운데가 이렇습니다.

    PART 4. 우량 임차인이 핵심이다
    PART 5. 임대차계약이 빌딩의 가치를 좌우한다
    PART 6. 성장 주기별 임차인 관리

    빌딩에 투자하는 법을 알려주겠다는 책인데, 한복판 세 파트가 연달아 “누가 들어와 있느냐”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걸 전부 운영의 이야기로 읽었습니다. 임차인을 관리하고, 만족시키고, 재계약을 받아내는 일. 저희 조직 일이 아니라고요.

    그러다 PART 4를 다시 봤습니다. ‘우량 임차인이 핵심이다.’

    이건 관리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확보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들어와 있는 사람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가 아니라, 애초에 누구를 들일 것인가.

    PART 6은 운영의 몫이 맞습니다. 그런데 PART 4는 저희 몫이더군요.

    3. 이 책이 그려준 고리

    여기가 제가 제일 오래 붙들고 있던 부분입니다.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는 벽돌로 매겨지지 않습니다. 그 건물이 벌어들이는 운영 수익으로 매겨집니다. 운영 수익은 임대료가 쌓여 만들어지고, 임대료는 임차인이 냅니다.

    이 세 문장을 이어 붙이면 고리가 하나 나옵니다. 저는 이걸 종이에 그려놓고 한참 봤습니다.

    🔁 고객이 커지면 우리도 커지는 고리

    단계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①
    ← 세일즈
    앞으로 성장할 회사가 들어옵니다
    ② 그 회사에 맞는 공간과 서비스가 붙습니다
    ③ 회사가 더 빨리 큽니다 — 패스트파이브가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드리니까요
    ④ 그 회사가 우량 임차인이 됩니다
    ⑤ 건물의 가치가 오르고, 패스트파이브도 같이 커집니다
    ⑥ 그 힘으로 더 좋은 공간을 만듭니다
    ⑦ 더 좋은 고객이 옵니다 → 다시 ①번으로

    고리라서 한 바퀴 돌 때마다 커지거나 작아집니다. 가만히 있는 법이 없어요.

    그리고 이 고리에서 ①번 칸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세일즈입니다.

    고리가 커지는 쪽으로 돌지 작아지는 쪽으로 돌지는, 첫 칸에서 정해집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책이 이 고리를 이렇게 그려놓지는 않았습니다. 여기부터는 제 해석입니다. 다만 ‘우량 임차인 확보’를 한 파트로 따로 떼어 앞에 둔 책이라면, 들이는 단계의 선택을 나중 결과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저는 읽었습니다.

    그리고 ‘우량 임차인’이라는 말도 다시 보게 됐습니다. 저는 그게 지금 크고 안전한 회사를 뜻하는 줄 알았거든요. 신용도 높고, 월세 밀릴 일 없고, 이름 대면 아는 회사요.

    그것도 맞습니다. 다만 고리를 키우는 쪽은 조금 다릅니다.

    이미 큰 회사는 고리를 지켜주고, 커질 회사는 고리를 키웁니다.

    그리고 우량 임차인은 처음부터 우량으로 오는 게 아니라, 좋은 공간에서 잘 자라서 우량이 되는 것이더군요. 저는 이게 이 책에서 제일 좋았습니다.

    4. 무서운 건, 이번 달 숫자로는 똑같아 보인다는 겁니다

    여기서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같은 계약을 해도,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다릅니다.

    밝은 공유오피스에서 여러 팀원이 활기차게 일하는 사무실 풍경
    오늘 들인 한 팀이 2년 뒤 이 층을 어떤 곳으로 만들지는, 오늘의 표에 안 적힙니다.

    모르고 일하면 이렇게 됩니다. 빈 자리가 있고, 채웁니다. 누가 들어오든 이번 달 숫자는 똑같습니다.

    알고 일하면 이렇게 됩니다. 이 고객이 2년 뒤 이 지점을 어떤 곳으로 만들지를 같이 봅니다. 어디까지 커질 회사인지 묻고, 커질 때 무엇이 필요할지 미리 봐둡니다.

    그런데 여기가 무섭습니다.

    이 두 사람의 이번 달 성적은 똑같습니다.

    계약 한 건은 한 건이고, 좌석 수는 좌석 수니까요. 그래서 이 차이는 그달에는 절대 안 보입니다. 2년, 3년이 지나야 보입니다.

    한쪽은 지점이 점점 단단해지고, 한쪽은 채웠다 비었다를 반복합니다. 그런데 그때가 되면 원인이 뭐였는지 아무도 기억을 못 합니다. 너무 멀어서요.

    그리고 이건 능력 차이가 아닙니다.

    이걸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일 뿐이고, 안다는 건 누가 말해줬다는 뜻입니다.

    저는 팀에게 그 말을 해준 적이 없습니다. 목표는 매주 줬는데, 그 계약이 몇 년 뒤에 무엇이 되는지는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씁니다. 사실 이 글의 수신인은 제 팀입니다.

    5. 하나의 계약은 두 곳에 적힙니다

    제가 팀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한 줄로 줄이면 이겁니다.

    당신이 오늘 한 계약은 두 곳에 적힙니다. 이번 달 표에 한 번, 그리고 몇 년 뒤 이 공간의 모습에 한 번.

    단기 — 이번 달 표장기 — 몇 년 뒤 이 공간
    계약 건수, 좌석 수, 목표 달성률 이 지점에 어떤 회사들이 모여 있는가 — 그게 그 지점의 성격이 됩니다
    이번 달이 지나면 0에서 다시 시작 옆자리에 누가 있느냐가 다른 고객의 만족을 만듭니다
    다음 달 표에는 내 이름이 없음 커진 고객이 레퍼런스가 되어 다음 고객을 데려옵니다

    왼쪽은 매달 지워집니다. 오른쪽은 안 지워집니다.

    저는 팀이 왼쪽만 보고 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왼쪽을 안 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왼쪽을 하면서 오른쪽도 만들고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는 뜻입니다.

    같은 하루를 보내고도 그걸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은 완전히 다른 곳에 도착합니다.

    6. 첫 단추를 잘 끼우면, 다음 팀들이 편합니다

    다시 단추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셔츠의 맨 위 첫 단추를 끼우는 손 클로즈업
    첫 칸만 제자리에 들어가면, 아래는 신기할 만큼 쉽게 맞습니다.

    세일즈는 고객을 제일 먼저 만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끼운 칸이 맞으면, 그다음 팀들의 일이 자연스럽게 풀립니다.

    반대로 급해서 아무나 채우면 어떻게 되느냐. 그 뒷일은 전부 다른 팀이 감당합니다. 우리는 그달 목표를 채웠는데, 그 대가는 몇 달 뒤 운영에서 터집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걸 모릅니다. 우리 표엔 안 뜨니까요.

    그래서 저는 세일즈의 책임이 계약서에서 끝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희가 리텐션을 하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입주 뒤의 시간은 운영하시는 분들 영역이고, 그건 그분들이 훨씬 잘합니다. 제가 거기에 숟가락을 얹을 생각은 없어요.

    신규를 맡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딱 하나입니다.

    계약하면서 알게 된 것을, 계약서와 함께 넘기는 것.

    세일즈는 계약을 따기까지 그 고객에 대해 회사에서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됩니다. 왜 옮기는지, 지금 몇 명인지, 대표가 뭘 걱정하는지, 어디까지 커질 생각인지.

    그런데 그 앎이 계약서에는 안 적힙니다. 계약서엔 면적과 금액과 기간뿐이죠.

    그래서 계약서 뒤에 한 장을 더 붙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 줄이면 충분합니다.

    📄 「계약서 다음 장」 — 세 줄

    줄적는 것
    ① 이 회사는 왜 커질 것 같은가
    최근 채용, 신규 사업, 투자
    ② 커질 때 제일 먼저 무엇이 아쉬워질까
    회의실, 자리 배치, 보안 요건, 총무 담당자의 업무량
    ③ 그때 누가 알고 있어야 하는가
    운영 · 공간 · IT · 커뮤니티 중 어디

    우리가 안 넘기면 다음 팀은 계약서만큼만 압니다. 그 차이를 메울 수 있는 건 우리밖에 없습니다.

    7. 그래서 이번 세일즈 페스티벌이 좋습니다

    마침 지금 패스트파이브는 전 직원이 직접 고객을 만나보는 ‘세일즈 페스티벌’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직군의 동료들이 밝은 공유오피스 라운지에서 편하게 이야기하는 모습
    팀마다 ‘좋은 고객’의 그림이 다릅니다. 그 그림을 서로 맞춰보는 게 이 캠페인의 진짜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지는 단순합니다. 영업팀만 잘하자가 아니라 모두가 고객을 직접 만나보자는 것.

    그런데 이걸 하면서 제가 재미있다고 느낀 게 하나 있습니다.

    팀마다 ‘좋은 고객’의 그림이 다릅니다.

    운영이 보는 좋은 고객, 공간을 만드는 사람이 보는 좋은 고객, 커뮤니티가 보는 좋은 고객, 세일즈가 보는 좋은 고객. 다 조금씩 다릅니다. 그런데 들어보면 다 맞는 말이에요.

    저는 그 그림들을 전부 이해하는 게 세일즈팀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첫 단추니까요. 첫 칸을 끼우는 사람은 아래 칸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팀들은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을 한 번이라도 직접 만나본 사람은, 그다음부터 회의에서 하는 말이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번 페스티벌이 그냥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이번 페스티벌로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배우고, 그래서 조금 더 좋은 패스트파이브가 될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8. 팀에게 하고 싶은 말

    마지막은 제 팀에게 쓰겠습니다. 읽으실 다른 분들도 각자의 팀을 떠올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오늘 만나는 고객은 계약 한 건이 아닙니다.

    지금은 작은 회사일 수 있습니다. 몇 자리 안 될 수도 있고요. 그런데 그 회사가 우리 공간에서 편하게 일하다가 커지면, 그 회사는 우량 임차인이 됩니다. 그러면 우리 공간의 값이 오르고, 건물의 값이 오르고, 회사가 더 좋은 공간을 만들 여력이 생깁니다.

    그 고리의 첫 칸에 여러분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자리를 채우는 사람이 아니라, 누가 이 공간에서 자랄지를 고르는 사람입니다.

    이걸 알고 일하는 것과 모르고 일하는 것. 이번 달 숫자는 같아 보여도 3년 뒤엔 전혀 다릅니다.

    제가 이 말을 더 일찍 했어야 했는데, 늦었습니다. 미안하고,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자주 하려고 합니다.


    3줄 요약

    1. 세일즈는 공간을 파는 일이 아니라 첫 단추를 끼우는 일입니다. 첫 칸이 어긋나면 아래 팀들이 아무리 잘해도 어긋납니다. 『빌딩 투자 시크릿』 PART 4 ‘우량 임차인이 핵심이다’는 관리가 아니라 확보의 이야기였습니다.
    2. 고리가 있습니다. 성장할 고객이 들어오고 → 맞는 공간과 서비스가 붙고 → 고객이 더 크고 → 우량 임차인이 되고 → 건물의 가치도 패스트파이브도 커지고 → 더 좋은 공간을 만들고 → 더 좋은 고객이 옵니다. 이 고리의 첫 칸이 세일즈입니다.
    3. 같은 계약도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다릅니다. 무서운 건 이번 달 숫자로는 똑같아 보인다는 것이고, 다행인 건 그게 능력 차이가 아니라 누가 말해줬느냐의 차이라는 겁니다. 그건 리더가 할 일입니다.

    단추 개수를 세는 사람과, 첫 단추를 끼우는 사람.

    같은 손으로 같은 일을 하는데, 5년 뒤에 완전히 다른 곳에 서 있습니다.

    저는 우리 팀이 뒤쪽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빌딩 투자 시크릿』 | 민성식 · 법률출판사

    빌딩 투자자와 건물주를 위한 실무서입니다. 그런데 저는 고객을 ‘들이는’ 자리에 계신 분들께 권하고 싶습니다. 오늘 내가 한 선택이 몇 년 뒤 무엇이 되는지를, 반대편 시선으로 보여주는 책이라서요.

    우당탕탕 우팀장

    14년차 내향형 B2B 세일즈 리더입니다. 목소리 큰 리더보다, 팀에게 쓸 언어를 쥐여주는 리더가 결국 멀리 간다고 믿습니다. 리더가 되고 싶다면, 먼저 Reader가 되십시오.

    ▸ 책에서 건진 관점 더 보기 : 우당탕탕우팀장 — 사유의 디코딩

    민성식 『빌딩 투자 시크릿』은 어떤 책인가요?

    빌딩 투자와 운영·관리를 다루는 실무서입니다. 법률출판사에서 2022년 6월 출간됐고 352쪽 양장본입니다. ‘어디를 살 것인가’보다 ‘산 뒤에 어떻게 굴릴 것인가’에 더 많은 지면을 쓰며, 10개 파트 중 한복판 세 개(PART 4 우량 임차인·PART 5 임대차계약·PART 6 성장 주기별 임차인 관리)가 연달아 ‘누가 들어와 있느냐’를 다룹니다. 저자는 2004년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 입문해 IFC 서울 자산관리, 여의도 파크원 개발 프로젝트를 거친 전문가입니다.

    우량 임차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처음부터 우량으로 오는 경우도 있지만, 좋은 공간에서 잘 자라 우량이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성장할 회사가 들어와 맞는 공간과 서비스를 받으면 신경 쓸 일이 줄어 더 빨리 크고, 그 회사가 우량 임차인이 됩니다. 그래서 ‘우량 임차인 확보’는 지금 큰 회사를 데려오는 일이라기보다 앞으로 커질 회사를 알아보고 잘 자라게 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임차인의 성장이 왜 건물 가치로 이어지나요?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는 건물의 스펙이 아니라 그 건물이 벌어들이는 운영 수익으로 매겨지기 때문입니다. 운영 수익은 임대료가 쌓여 만들어지고 임대료는 임차인이 냅니다. 그래서 고리가 돕니다. 성장할 고객이 들어오고 → 맞는 공간과 서비스가 붙고 → 고객이 더 크고 → 우량 임차인이 되고 → 건물의 가치가 오르고 → 그 힘으로 더 좋은 공간을 만들고 → 더 좋은 고객이 옵니다. 고리라서 한 바퀴 돌 때마다 커지거나 작아집니다.

    세일즈가 왜 ‘첫 단추’인가요?

    세일즈는 고객을 가장 먼저 만나 누가 그 공간에 들어올지를 정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첫 칸이 맞으면 운영·공간·커뮤니티 등 다음 팀들의 일이 자연스럽게 풀리고, 어긋나면 아래에서 아무리 잘 맞춰도 어긋납니다. 급하게 아무나 채운 대가는 대개 몇 달 뒤 다른 팀에서 나타나는데, 신규 영업 지표에는 잡히지 않아 원인을 알기 어렵습니다.

    알고 일하는 것과 모르고 일하는 것은 무엇이 다른가요?

    모르고 일하면 빈 자리를 채웁니다. 알고 일하면 이 고객이 몇 년 뒤 이 공간을 어떤 곳으로 만들지를 함께 봅니다. 문제는 두 사람의 이번 달 성적이 똑같아 보인다는 점입니다. 계약 한 건은 한 건이기 때문에 차이가 그달에는 드러나지 않고 2~3년이 지나야 보입니다. 그리고 이 차이는 능력 차이가 아니라 누가 그 의미를 말해줬느냐의 차이입니다.

    신규 영업이 고객을 넘길 때 무엇을 함께 전달해야 하나요?

    「계약서 다음 장」 세 줄입니다. ① 이 회사는 왜 커질 것 같은가(최근 채용·신규 사업·투자) ② 커질 때 제일 먼저 무엇이 아쉬워질까(회의실·자리 배치·보안 요건·총무 담당자의 업무량) ③ 그때 누가 알고 있어야 하는가(운영·공간·IT·커뮤니티 중 어디). 계약서에는 면적과 금액과 기간만 적히기 때문에, 세일즈가 넘기지 않으면 다음 팀은 계약서만큼만 알게 됩니다.

  • 고명환 10쪽 독서법이란? | 출퇴근 시간 독서 습관 만드는 법

    고명환 10쪽 독서법이란? | 출퇴근 시간 독서 습관 만드는 법

    핵심요약

    • 저는 매일 일기를 씁니다. 단, 주말에는 못 씁니다. 이유가 부끄럽습니다 — 출근을 안 하기 때문입니다.
    • 제 일기와 독서는 의지가 만든 게 아니라 출근길 지하철 편도 40분이 만들었습니다. 앞의 20분은 일기, 뒤의 20분은 책.
    • 고명환 작가의 『독서의 기술』은 이걸 정확히 짚습니다. 하루 10쪽. 매일이 아니어도 된다. 분량에 집착하면 책이 질린다.
    • 3년 전 책을 읽기 시작한 뒤 제게 생긴 건 지식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질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들이 쌓여, 저는 저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 지금 제가 책을 읽는 진짜 이유는 두려움입니다. 저는 40년밖에 살지 못했고, 제 경험은 딱 거기까지입니다.

    — 14년차 내향형 세일즈 리더 우당탕탕 우팀장

    제 일기장에는 규칙적인 구멍이 있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빼곡합니다. 그런데 토요일과 일요일 칸은 늘 비어 있습니다. 몇 달째가 아니라 몇 년째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부끄러웠습니다. 명색이 매일 쓴다고 말해놓고 주 5일만 쓰는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그 구멍의 이유를 알고 나서, 저는 제 의지를 의심하는 걸 그만뒀습니다.

    주말에는 출근을 안 하기 때문입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노트에 일기를 쓰고 있는 한국인 여성 직장인
    제 일기와 독서는 의지가 아니라 이 40분이 만들었습니다.

    저는 왜 주말에는 일기를 못 쓸까요?

    결론부터: 습관을 만든 게 제 의지가 아니라 지하철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하철로 출근합니다. 편도 40분. 그 40분을 이렇게 씁니다.

    • 앞의 20분 — 일기. 어제 무슨 결정을 했고, 그 결정이 왜 그랬는지를 씁니다.
    • 뒤의 20분 — 책. 그날 가방에 들어 있는 한 권을 펼칩니다.

    이 40분은 제가 만든 시간이 아닙니다. 회사가 만들어준 시간입니다. 내리기 전까지 저는 그 자리에서 나갈 수 없고, 할 수 있는 일도 몇 개 없습니다. 스마트폰을 보거나, 졸거나, 쓰거나, 읽거나.

    그래서 주말이 오면 그 습관이 통째로 사라집니다. 집에는 소파도 있고 시간은 평일의 다섯 배쯤 있는데, 안 씁니다. 심지어 읽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이 사실을 인정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그리고 인정하고 나니 결론이 하나로 정리됐습니다.

    독서 습관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좌표의 문제입니다. 읽을 마음을 먹는 게 아니라, 읽을 수밖에 없는 자리에 나를 가져다 놓는 겁니다.

    의지로 읽는 사람은 바쁜 주가 오면 무너집니다. 저는 실제로 무너져봤습니다. 그런데 지하철은 제 컨디션을 묻지 않습니다. 야근을 했든 숫자가 깨졌든, 저는 내일 아침에도 그 자리에 40분 앉아 있게 됩니다.

    「20-20 통근 설계」 — 우팀장의 독서 환경

    1.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을 하나 정합니다. 이미 있으면 그걸 쓰고(출퇴근, 대기 시간), 없으면 만듭니다. 중요한 건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내가 도망칠 수 없는 상태입니다.
    2. 그 시간을 반으로 자릅니다. 앞은 쓰기(정리), 뒤는 읽기(입력). 순서가 중요합니다. 먼저 어제를 비워내야 오늘 읽은 게 들어갈 자리가 생깁니다.
    3. 책을 그 상황에 미리 갖다 둡니다. 가방에 넣는 게 아니라 전날 밤에 넣어둡니다. 아침의 저는 결정할 힘이 없습니다.

    핵심은 하나입니다. 결심하지 말고 배치하십시오.

    고명환은 그 상황을 직접 만드는 사람이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3년 동안 몸으로 알아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독서의 기술』을 읽고 한 번 더 수정해야 했습니다.

    저는 이미 있는 상황을 발견한 사람이었습니다. 지하철 40분은 제가 만든 게 아니라 원래 거기 있었고, 저는 그걸 주워 쓴 것뿐입니다. 그래서 그 상황이 없는 주말에는 그냥 무너집니다.

    고명환은 다릅니다. 그 상황을 직접 만듭니다. 차에서 내리면 곧바로 운동을 합니다.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내리는 행동 자체를 운동의 시작으로 붙여놨기 때문에 그냥 하게 되는 겁니다. 그는 이런 식으로 일상 곳곳에 독서와 운동을 끼워 넣습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한 장, 자기 전 5분, 이동하는 동안.

    차이가 큽니다. 저는 환경에 얹혀 있었고, 그는 환경을 짓고 있었습니다.

    이 차이가 왜 중요하냐면, 발견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를 옮기면, 재택이 늘면, 차로 출근하게 되면 제 40분은 사라집니다. 남의 스케줄에 얹힌 습관은 남의 사정에 따라 없어집니다. 반면 만들어둔 상황은 제가 옮겨 다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 결론을 이렇게 고쳤습니다.

    의지를 쓰지 말고 상황을 만드십시오. 이미 있으면 주워 쓰고, 없으면 지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원리는 하나입니다 — 결심하지 말고, 도망칠 수 없는 자리에 나를 배치하는 것.

    고명환 『독서의 기술』은 어떤 책인가요?

    결론부터: 독서를 취미에서 삶의 시스템으로 옮기는 법을 다룬 책입니다.

    정식 제목은 『독서의 기술 — 책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라곰, 2026년 7월 출간, 328쪽)입니다. 저자 고명환은 개그맨에서 작가·강연가·요식업 CEO로 완전히 갈아탄 사람이고, 그 변신의 원인을 전부 20년간의 독서로 지목합니다. 교보문고 올해의 작가상을 받았고, 3,000권 이상을 읽었다고 합니다.

    책은 크게 두 덩어리입니다. 왜 읽어야 하는가(24가지 이유), 그리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직접 해본 독서법). 저자가 꼽는 독서의 효용은 이런 것들입니다 — 기회를 알아보는 눈, 돈의 흐름에 대한 감각, 두려움의 감소, 시간 활용,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

    독서법은 니체의 ‘정신의 세 가지 변화’를 빌려 세 단계로 나눠 놨습니다.

    • 초보 — 뇌 속임 독서법. 시작이 괴로운 구간을 뇌를 속여서 통과합니다. 의지로 버티는 게 아니라, 뇌가 눈치채기 전에 이미 읽고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 중급 — 10쪽 독서법. 조급함을 조절하는 단계입니다.
    • 고급 — 나만의 독서 컬렉션 만들기.

    1단계 이름이 ‘뇌 속임’이라는 게 저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처음부터 의지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자기 뇌를 설득하려 하지 않고 속여서 데려갑니다. 차에서 내리면 바로 운동하는 것도 정확히 같은 원리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책을 제 방식이 틀린 게 아닌지 확인하려고 집어 들었습니다. 하루 20분, 그것도 주 5일. 이게 독서라고 할 수 있는 양인가 싶었거든요.

    10쪽 독서법이란 무엇인가요?

    결론부터: 분야가 다른 책 세 권을 놓고 각각 10쪽씩만 읽는 방법입니다. 저자가 가장 강하게 미는 방법입니다.

    고명환은 문학·철학·과학처럼 서로 먼 분야의 책 세 권을 준비해 10쪽씩 번갈아 읽고, 그다음 산책을 하라고 말합니다. 이유가 흥미롭습니다.

    책의 내용을 기억하기 위한 독서가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한 독서가 되기 때문입니다.

    완독을 목표로 하면 책은 시험 범위가 됩니다. 그런데 서로 다른 세 분야를 10쪽씩 섞어 넣으면 머릿속에서 연결이 일어납니다. 어제 읽은 과학책의 개념이 오늘 회의의 조직 문제와 겹쳐 보이는 순간이요.

    그리고 저를 진짜로 안심시킨 건 저자의 인터뷰 발언이었습니다.

    “하루에 딱 10쪽씩만 읽으라고 조언한다. 꼭 매일이 아니어도 된다.”

    분량에 집착하면 책이 질려버린다는 겁니다. 제 주말의 빈칸이 실패가 아니라는 뜻이었습니다. 20분에 10쪽, 주 5일. 저자 기준으로는 충분한 독서였습니다.

    분야가 다른 책 세 권을 나란히 두고 포스트잇을 붙이는 손 클로즈업
    세 권을 나란히 열어둡니다. 완독이 목표가 아니라 연결이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팀장이라면 이 세 권으로 바꿔도 됩니다

    저는 문학·철학·과학 대신 제 일에 맞는 세 축으로 바꿔서 씁니다. 조합만 다를 뿐 원리는 같습니다.

    • 현장 (세일즈·경영서) — 내일 회의에서 당장 쓸 수 있는 것
    • 사람 (문학·심리) — 팀원이 왜 저러는지 알게 되는 것
    • 구조 (철학·과학·역사) — 3년 뒤가 보이는 것

    현장 책만 읽으면 시야가 이번 분기에 갇힙니다. 구조 책만 읽으면 말은 그럴듯한데 월요일에 할 일이 없습니다. 세 권을 같이 열어둬야 오늘의 문제와 3년 뒤가 한 화면에 들어옵니다.

    책을 읽으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게 달라진 건 지식이 아니었습니다. 의사결정이었습니다.

    저는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전의 저를 돌아보면, 성과가 나쁘지는 않았는데 결정에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조금 더 기다렸어야 했는데 밀어붙였고, 밀어붙였어야 했는데 눈치를 봤고, 사람을 봐야 할 때 숫자를 봤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이 사실이 무서워졌습니다.

    그 아쉬운 결정들이 모여서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는 것.

    커리어는 큰 사건 하나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매일의 작은 결정 수천 개가 쌓인 총합이 그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결정의 질을 1%만 올려도, 몇 년 뒤의 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됩니다.

    고명환이 독서의 효용으로 꼽는 것도 정확히 이 지점입니다.

    “책, 특히 고전을 읽으면 세상의 원리를 알게 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세상이 명징하게 보이기 때문에 두렵지도 않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게 점을 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상황이 어디로 흘러갈지 몇 수 앞을 볼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 사람이 지금 이렇게 반응하면 두 달 뒤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 이 숫자가 이 속도로 빠지면 다음 분기에 뭐가 터지는지. 그게 보이면 결정이 빨라지는 게 아니라 덜 아쉬워집니다.

    그런데 제가 진짜 얻은 건 그다음이었습니다. 순서대로 왔습니다.

    1. 더 나은 결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2. 그런 결정을 하는 제 자신을 신뢰하게 됐습니다. (자기효능감)
    3. 신뢰가 쌓이니까 저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4. 그리고 행복해졌습니다.

    독서의 결과가 연봉이나 승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온 건 제 자신과의 관계 회복이었습니다. 이건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책을 읽는 진짜 이유는 두려움입니다

    여기까지 쓰고 나니 좀 더 솔직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책을 읽지 않으면 두렵습니다.

    인류는 수천 년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고작 40년을 살았습니다. 그중 사회생활은 14년입니다. 제가 직접 겪을 수 있는 일의 총량은 정해져 있고, 그마저도 제 업계·제 직무·제 나이대 안에서만 일어납니다. 제 경험은 넓은 게 아니라 깊기만 한 것입니다.

    그 좁은 표본으로 팀의 방향을 정하고, 사람의 자리를 정하고, 제 커리어를 겁니다. 이게 안 무서우면 이상한 겁니다.

    책은 그 한계를 뚫는 거의 유일한 방법입니다. 다른 사람이 평생을 걸어 얻은 세상 보는 눈을, 저는 몇 시간이면 빌릴 수 있습니다. 제가 겪지 않은 실패, 제가 만나지 못한 사람, 제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를요.

    고명환이 인용한 명나라 사상가 이지의 문장이 이 감각을 정확히 표현합니다.

    “세계는 얼마나 좁으며 네모난 책은 얼마나 넓은가”

    비트겐슈타인의 문장도 같은 말을 다르게 합니다.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다.” 제가 가진 단어만큼만 세상이 보인다면, 단어를 늘리는 것 말고는 세상을 넓힐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지하철에서 책을 펴는 건 부지런해서가 아닙니다. 제 40년이 부족하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출근 직전 사무실 책상에서 읽던 책을 덮으며 옅게 미소 짓는 한국인 여성 리더
    20분어치 문장 하나를 들고 회의에 들어가면, 그날의 결정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내일 아침부터 무엇을 하면 되나요?

    결론부터: 독서 계획을 세우지 마시고, 상황을 하나 정하십시오.

    1.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을 하나 정합니다. 출퇴근·대기 시간처럼 이미 있는 것이면 그대로 쓰고, 없으면 만듭니다. 만드는 방법은 고명환식이 정확합니다 — 이미 매일 하는 행동 뒤에 붙이는 것입니다. 차에서 내리면 운동, 앉으면 책, 커피를 내리는 동안 한 장.
    2. 그 상황에 책을 미리 배치합니다. 오늘 밤 가방에 넣으세요. 아침의 나에게 선택권을 주면 안 됩니다.
    3. 10쪽만 읽습니다. 완독은 목표가 아닙니다. 고명환의 말대로 매일이 아니어도 됩니다. 제 일기장에도 주말마다 구멍이 있습니다.

    1번이 전부입니다. “내일부터 30분 읽어야지”는 계획이 아니라 소원입니다. “지하철에 앉으면 편다”, “차에서 내리면 걷는다”가 계획입니다. 차이는 하나뿐입니다 — 앞에 조건이 붙어 있는가.

    그리고 하나 더 권해드립니다. 읽기 전에 5분만 쓰세요. 어제 내린 결정 하나와 그 이유를 적는 겁니다. 이걸 몇 년 하면 자기 판단의 패턴이 보입니다. 저는 이 기록 덕분에 제가 사람 문제를 늘 한 박자 늦게 다룬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책이 알려준 게 아니라 제 일기가 알려줬습니다.

    3줄 요약

    • 독서 습관은 의지가 아니라 상황입니다. 저는 지하철 40분이 사라지는 주말이면 아무것도 못 씁니다. 그런데 고명환은 그 상황을 직접 만듭니다 — 차에서 내리면 곧바로 운동하는 식으로요. 이미 있으면 주워 쓰고, 없으면 지으십시오.
    • 고명환의 10쪽 독서법 — 분야가 다른 세 권을 10쪽씩. 완독은 목표가 아니고, 매일이 아니어도 됩니다. 기억하려고 읽는 게 아니라 연결하려고 읽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독서의 결과는 지식이 아니라 의사결정입니다. 그리고 그 결정들이 모여 사람을 만듭니다. 저는 결정이 나아지면서 저를 신뢰하게 됐고, 그다음에 좋아하게 됐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고명환의 10쪽 독서법이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A. 문학·철학·과학처럼 분야가 서로 먼 책 세 권을 준비해 각각 10쪽씩만 번갈아 읽는 방법입니다. 완독이 목적이 아니라, 서로 다른 분야가 머릿속에서 연결되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저자는 읽은 뒤 산책하기를 함께 권합니다.

    Q. 하루 10쪽으로 정말 효과가 있나요?
    A. 저자는 인터뷰에서 “하루에 딱 10쪽씩만 읽으라고 조언한다, 꼭 매일이 아니어도 된다”고 말합니다. 분량에 집착하면 책 자체가 질려버려 습관이 끊기기 때문입니다. 하루 10쪽이면 300쪽짜리 책을 한 달에 한 권 정도 읽게 되고, 무엇보다 중단되지 않습니다.

    Q.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하나요?
    A. 시간을 확보하려 하지 말고 상황을 정하세요. 출퇴근길이나 대기 시간처럼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없는 시간이 이미 있으면 그대로 쓰고, 없으면 만들면 됩니다. 만드는 방법은 이미 매일 하는 행동 뒤에 붙이는 것입니다. 고명환은 차에서 내리면 곧바로 운동을 하는 식으로 일상 곳곳에 끼워 넣습니다. “내일부터 30분 읽어야지”는 소원이고, “앉으면 편다”가 계획입니다.

    Q. 독서를 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라지나요?
    A. 저자는 세상의 원리를 알게 되어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생기고, 그래서 두렵지 않게 된다고 말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지식보다 의사결정의 질이 먼저 달라졌습니다. 결정이 나아지면 그 결정을 내리는 자신을 신뢰하게 되고, 자기효능감이 쌓이면서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회복됩니다.

    Q. 『독서의 기술』은 어떤 사람이 읽으면 좋나요?
    A. 책을 읽어야 한다는 건 아는데 매번 3일 만에 그만두는 사람, 완독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시작을 못 하는 사람에게 맞습니다. 독서법 자체보다 왜 읽어야 하는가를 24가지로 정리한 부분이 두꺼워서, 동기가 약해진 시점에 읽으면 특히 효과가 있습니다.


    저는 이번 주에도 주말 일기는 못 썼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더 이상 이걸 어쩔 수 없는 일로 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있는 상황에 얹혀만 있었지, 한 번도 만들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주말부터 하나 붙여보려고 합니다. 토요일 아침에 눈을 뜨면, 세수만 하고 그대로 집 앞 카페까지 걸어가는 것. 읽겠다고 결심하는 게 아니라, 걷는 행동 뒤에 읽는 행동을 붙여두는 것입니다. 고명환이 차에서 내리면 운동을 하듯이요.

    혹시 지금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할까” 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 말씀만 드리고 싶습니다. 의지가 약한 게 아니라, 아직 상황을 안 만드신 겁니다.

    저는 화려하게 수습하는 리더보다, 무너지지 않게 미리 설계해두는 쪽이 결국 멀리 간다고 믿습니다. 리더가 되고 싶다면, 먼저 Reader가 되십시오.

    고명환의 10쪽 독서법이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문학·철학·과학처럼 분야가 서로 먼 책 세 권을 준비해 각각 10쪽씩만 번갈아 읽는 방법입니다. 완독이 목적이 아니라, 서로 다른 분야가 머릿속에서 연결되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저자는 읽은 뒤 산책하기를 함께 권합니다.

    하루 10쪽으로 정말 효과가 있나요?

    저자는 인터뷰에서 하루에 딱 10쪽씩만 읽으라고, 꼭 매일이 아니어도 된다고 조언합니다. 분량에 집착하면 책 자체가 질려버려 습관이 끊기기 때문입니다. 하루 10쪽이면 300쪽짜리 책을 한 달에 한 권 정도 읽게 되고, 무엇보다 중단되지 않습니다.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하나요?

    시간을 확보하려 하지 말고 상황을 정하세요. 출퇴근길이나 대기 시간처럼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없는 시간이 이미 있으면 그대로 쓰고, 없으면 만들면 됩니다. 만드는 방법은 이미 매일 하는 행동 뒤에 붙이는 것입니다. 고명환은 차에서 내리면 곧바로 운동을 하는 식으로 일상 곳곳에 끼워 넣습니다. ‘내일부터 30분 읽어야지’는 소원이고, ‘앉으면 편다’가 계획입니다.

    독서를 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라지나요?

    저자는 고전을 읽으면 세상의 원리를 알게 되어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생기고, 그래서 두렵지 않게 된다고 말합니다. 실제 경험으로는 지식보다 의사결정의 질이 먼저 달라집니다. 결정이 나아지면 그 결정을 내리는 자신을 신뢰하게 되고, 자기효능감이 쌓이면서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회복됩니다.

    『독서의 기술』은 어떤 사람이 읽으면 좋나요?

    책을 읽어야 한다는 건 아는데 매번 3일 만에 그만두는 사람, 완독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시작을 못 하는 사람에게 맞습니다. 독서법 자체보다 왜 읽어야 하는가를 24가지로 정리한 부분이 두꺼워서, 동기가 약해진 시점에 읽으면 특히 효과가 있습니다.

  • 상업용 부동산 자산관리의 모든 것 후기 | 임차인 관점의 리더십

    상업용 부동산 자산관리의 모든 것 후기 | 임차인 관점의 리더십

    이 글에서 말씀드릴 것

    • 리더가 팀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목표 숫자밖에 없다는 걸 알아차린 날이 있었습니다. 이 글은 그 부끄러움에서 시작합니다.
    • 그래서 반대편 테이블의 책을 폈습니다. 민성식 『상업용 부동산 자산관리의 모든 것』 — 철저히 임대인과 자산관리자 시점으로 쓰인 책입니다.
    • 책이 내린 임차인의 정의에서 한참 멈췄습니다. 임차인은 공간을 빌리는 사람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 그 한 문장이 제 팀의 일을 다시 정의했습니다. 우리는 좌석을 채우는 팀이 아니라, 고객이 자기 사업에 집중하게 만드는 팀이었습니다.
    • 정리해서 팀에 가져간 도구가 「문제 정의 3문장」입니다. 어느 업종이든 그대로 채워 쓸 수 있게 적어두었습니다.

    — 14년차 내향형 세일즈 리더 우당탕탕 우팀장

    주간 회의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오는 길에, 제가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되짚어본 적이 있습니다.

    이번 달 몇 건, 이번 분기 얼마, 전환율 몇 퍼센트. 제가 팀에게 나눠준 건 전부 숫자였습니다.

    숫자를 주는 건 리더의 일이 맞습니다. 저는 14년 동안 그걸로 먹고살았고, 목표를 주 단위로 쪼개는 일에는 자신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 모여 있는지, 나는 팀에게 설명한 적이 있나?”

    없었습니다. 숫자는 나눠줄 수 있는데 의미는 나눠주지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상업용 부동산 자산관리 책에 형광펜으로 밑줄을 긋고 여백에 메모를 적은 페이지
    우리는 좌석을 파는 팀일까, 아니면 다른 팀일까. 그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1. 리더가 줄 수 있는 게 숫자밖에 없을 때 생기는 일

    목표만 있는 조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저는 여러 번 봤습니다.

    사람들은 시키는 일을 합니다. 성실하게 합니다. 그런데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멈춥니다. 기준이 없으니까요. 목표는 “얼마”를 알려주지만 “왜”와 “어떻게 판단할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있습니다. 저는 이쪽이 더 아팠습니다.

    여기서 무엇을 쌓아 어디로 갈 수 있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조직에, 좋은 사람이 오래 머물 리 없습니다.

    팀원이 조용히 이력서를 고치기 시작하는 시점은 힘들 때가 아닙니다. 이 일이 자기 커리어의 다음 칸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느낀 순간입니다. 저도 그런 시절을 지나왔으니 압니다.

    그래서 저는 두 가지 답을 찾아야 했습니다. 우리가 푸는 문제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문제를 풀면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는가.

    2. 그래서 ‘반대편 테이블’의 책을 폈습니다

    답을 찾을 때 제가 쓰는 방법은 늘 비슷합니다. 우리 편 책 말고, 반대편에 앉는 사람의 책을 읽습니다.

    세일즈 책은 이미 충분히 읽었습니다. 협상법도 압니다. 제게 없던 건 기술이 아니라 상대의 언어였습니다.

    그래서 고른 책이 민성식 저자의 『상업용 부동산 자산관리의 모든 것』(법률출판사)입니다. 저자는 오피스 빌딩의 실질적 운영을 총괄하는 PM(Property Management, 자산관리) 전문가로, 중소형 빌딩부터 대형 프라임 오피스, 초대형 복합개발까지 20년 가까이 운영해온 분입니다.

    중요한 건 이 책의 시점입니다. 이 책은 임차인을 위해 쓰이지 않았습니다. 철저히 임대인과 자산관리자를 위해 쓰였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건물주나 자산운용사와 직접 마주 앉는 자리에 있지 않습니다. 제가 매일 만나는 상대는 입주를 고민하는 기업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가 알게 됐습니다. 제가 그 테이블에 앉지 않을 뿐, 우리 사업 전체가 그 테이블 위에서 성립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쓰는 건물마다 임대인이 있고, 그 임대인은 우리를 자기 자산의 임차인으로 보고 평가합니다. 내 일의 결과가 어떤 언어로 채점되고 있는지를, 저는 이 책에서 처음 봤습니다.

    3. “임차인은 공간을 빌리는 사람이 아니다”

    책은 임차인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부동산이라는 공간을 점유하면서, 각자가 원하는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비즈니스를 하는 주체.

    이 문장에서 한참 멈췄습니다. 밋밋한 정의처럼 보이는데, 뜯어보면 무게중심이 완전히 다른 곳에 있습니다.

    임차인은 ‘공간을 빌리는 사람’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임차인을 만족시키는 것이 자산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합니다. 감성적인 이유가 아닙니다. 구조가 그렇게 돼 있습니다.

    임차인이 잘된다 → 임대료가 제때 들어온다 → 우량 임차인이 남는다 → 운영 수익이 쌓인다 → 자산 가치가 올라간다

    이 선순환이 상업용 부동산의 거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이 고리의 맨 앞 칸이 무엇인지 보십시오. 건물의 스펙도, 임대료 수준도 아닙니다. 임차인의 사업이 잘되는 것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 밑줄을 긋고, 여백에 딱 한 줄을 적었습니다. “그럼 우리는 뭘 파는 팀이지?”

    4. 우리가 파는 것은 좌석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지금 공유오피스에서 세일즈 조직을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 문장이 남의 얘기로 읽히지 않았습니다.

    일반 오피스 빌딩에서 임차인 만족은 자산관리자가 ‘관리’로 만듭니다. 미화, 보안, 설비, 민원 응대. 잘하면 불만이 없는 상태가 됩니다.

    그런데 우리 같은 사업은 그걸 상품 자체로 만듭니다. 인테리어, 라운지, 회의실, 출입 시스템, 커뮤니티, 계약 유연성. 입주 기업이 사업 말고 다른 데 신경 쓸 일을 전부 걷어내는 것이 본업입니다.

    사람들이 오가는 밝은 공유오피스 라운지와 리셉션 데스크
    일반 오피스는 이걸 ‘관리’로 만듭니다. 우리는 상품 자체로 만듭니다. 그 차이가 임차인의 하루를 바꿉니다.

    여기까지 정리하고 나니 제가 하는 일의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 제가 쓰던 말지금 제가 쓰는 말
    좌석을 채운다고객의 고정비와 운영 부담을 대신 떠맡는다
    계약을 따낸다고객이 사업에만 집중할 환경을 만든다
    재계약률을 지킨다그 자산의 수익 안정성을 증명한다
    공실을 메운다임대인의 가장 큰 고민을 대신 푼다

    말장난처럼 보이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팀에서는 이 차이가 꽤 큽니다.

    왼쪽 언어로 일하면 우리는 숫자를 쫓는 팀이 됩니다. 오른쪽 언어로 일하면 문제를 푸는 팀이 됩니다. 같은 하루를 보내고도 5년 뒤에 남는 게 다릅니다.

    5. 시장이 갈라지고 있다는 사실도 같이 봐야 합니다

    관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리더는 지금 시장이 어디에 서 있는지도 같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개된 자료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알스퀘어의 2026년 2분기 오피스 마켓 리포트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6.5%로 전 분기 대비 0.4%p 올라 4개 분기 만에 상승 전환했습니다. 같은 분기 신규 공급의 60% 이상이 도심권역에 몰리면서 도심권역(CBD) 공실률은 7.3%로 전 분기보다 2.4%p 뛰었고, 신규 공급이 없던 강남권역은 초대형 0.3%, 대형 2.2%의 낮은 공실률을 유지했습니다.

    높은 층 창가에서 도시의 오피스 빌딩들을 바라보는 뒷모습
    한쪽은 비어가고 한쪽은 꽉 찹니다. 격차가 벌어지는 시장에서는 ‘운영을 대신해줄 사람’의 값이 올라갑니다.

    한쪽은 비어가고 한쪽은 꽉 찹니다. 자산 간 격차가 벌어지는 시장입니다. 그리고 이런 시장에서 공실이 난 임대인에게 필요한 건 세입자 한 명이 아닙니다.

    그 층을 통째로 채우고, 채운 뒤에도 계속 굴려줄 운영 파트너입니다.

    임차인 만족과 공실 해소. 책에서 자산관리자가 풀어야 할 가장 어려운 문제로 꼽는 두 가지입니다. 제가 매일 하는 일이 정확히 그 두 개였습니다. 저는 그걸 몰랐던 게 아니라, 그렇게 부를 줄을 몰랐습니다.

    6. 「문제 정의 3문장」 — 리더가 팀에게 줘야 할 세 줄

    여기까지가 제 감상이고, 이제부터가 실제로 팀에 가져간 부분입니다. 행동이 안 바뀌는 정리는 그냥 독후감이니까요.

    저는 이걸 세 문장으로 압축했습니다. 업종과 상관없이 채워 넣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① 우리 고객은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

    고객을 ‘우리 상품을 사는 사람’으로 정의하면 여기서 끝입니다. ‘자기 사업을 해야 하는 사람’으로 정의하면 시야가 한 칸 넓어집니다.

    책이 임차인을 그렇게 정의한 것처럼요. 이 문장을 못 채우면 우리는 계속 우리 상품 얘기만 하게 됩니다.

    ② 그중 우리가 대신 풀어주는 문제는 무엇인가

    고객의 모든 문제를 우리가 풀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맡은 칸이 어디인지를 정확히 잘라내는 문장입니다.

    제 팀의 답은 이렇게 정리됐습니다. “공간과 관련된 모든 잡무를 걷어내서, 고객이 자기 사업에만 시간을 쓰게 만든다.” 좌석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③ 그 문제를 풀면 우리 팀은 무엇을 얻는가

    가장 자주 빠뜨리는 문장입니다. 그리고 사람이 남느냐 떠나느냐를 가르는 문장이기도 합니다.

    목표를 달성하면 회사가 얻는 건 다들 압니다. 그런데 그 일을 한 사람이 무엇을 얻는지는 리더가 말해주지 않으면 아무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문장못 채우면 생기는 일
    ① 고객은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상품 설명만 하는 팀이 된다
    ② 우리가 대신 푸는 문제는 무엇인가일의 우선순위를 팀장이 매번 정해줘야 한다
    ③ 이 일로 우리는 무엇을 얻는가잘하는 사람부터 조용히 나간다

    저는 이 세 문장을 노트 앞장에 적어두고, 새 시즌을 시작할 때마다 다시 채웁니다. 목표 숫자보다 이 세 줄을 먼저 채우는 것이 요즘 제 순서입니다.

    7. 그래서 이 일은 어디로 이어지는가

    세 번째 문장에 답하려면 결국 커리어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같은 일도 뭐라고 부르느냐에 따라 길이가 달라집니다. 이 일을 ‘공유오피스 영업’이라고 부르면 커리어는 거기서 멈춥니다. ‘임대차와 공간 운영’이라고 부르는 순간 길이 넓어집니다.

    임대인·자산운용사·PM 회사와 같은 테이블에 앉는 일, 위탁운영 구조를 설계하는 일, 자산의 수익 구조를 다루는 일까지 이어집니다. 저는 아직 그 테이블에 앉아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그 자리에 가려면 입장권이 필요하다는 건 알겠더군요. 그들의 언어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 책에서 챙긴 단어들을 정리해두겠습니다. 저처럼 언젠가 그 테이블에 앉고 싶은 분들께는 이 표가 이 글에서 제일 쓸모 있을 겁니다.

    그들의 언어뜻우리 일과의 접점
    총점유비용
    (Total Occupancy Cost)
    임대료뿐 아니라 관리비·인테리어·이전 비용까지 합한 실질 부담 총액고객이 실제로 비교하는 건 평당 단가가 아니라 이 총액이다
    운영 수익
    (NOI, 순운영소득)
    임대 수입에서 운영 비용을 뺀 자산의 진짜 수익공실을 줄이고 운영을 안정시키면 올라가는 숫자
    임대차 인센티브
    (렌트프리·인테리어 지원)
    무상 임대 기간, 공사비 지원 등 계약 조건에 얹는 카드협상 테이블에서 실제로 오가는 것들
    자산 가치운영 수익을 요구수익률로 나눈 값 — 수익이 곧 가치우리의 운영 안정성이 결국 매각가에 반영된다
    임차인 유지
    (리테넌시·재계약)
    기존 임차인을 계속 남게 하는 것신규 유치보다 훨씬 싸게 지키는 수익

    ⚠️ 이 표의 쓰임새 — 외워서 회의에서 써먹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상대가 이 단어로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아는 것이 핵심입니다. 같은 제안을 해도 “좌석 몇 개”로 말하는 사람과 “운영 수익과 재계약”으로 말하는 사람은 다른 대접을 받습니다.

    이 단어들을 아는 세일즈와 모르는 세일즈는 5년 뒤에 완전히 다른 곳에 서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8. 저도 아직 배우는 중입니다

    솔직히 이 책 한 권으로 답을 다 찾지는 못했습니다. 두꺼운 실무서라 제가 아직 이해하지 못한 대목도 많습니다.

    다만 팀에게 설명할 수 있는 그림 하나는 또렷해졌습니다. 그거면 이번 독서는 남는 장사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벽을 부수는 방식으로 일해왔습니다. 안 되는 걸 되게 만드는 쪽이요. 그런데 이번 벽은 밀어서 뚫리는 종류가 아니었습니다. 언어의 벽이었거든요. 부술 게 아니라 배워야 넘어가는 벽이었습니다.

    리더가 새로 배운 단어는, 얼마 지나지 않아 팀 전체의 언어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팀원들에게 목표만 주는 리더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가 무슨 문제를 풀고 있는지, 그 문제를 풀면서 각자가 어떤 사람이 되어가는지를 같이 그려주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아직 잘 못 합니다. 그래서 계속 읽습니다.


    3줄 요약

    1. 임차인은 공간을 빌리는 사람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고객의 정의를 바꾸면 우리 일의 정의가 바뀝니다.
    2. 그래서 우리는 좌석을 파는 팀이 아니라, 고객이 사업에 집중할 환경을 만드는 팀입니다. 그건 임대인의 가장 큰 고민을 대신 푸는 일이기도 합니다.
    3. 리더는 목표 숫자 이전에 「문제 정의 3문장」을 줘야 합니다. ① 고객은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 ② 우리가 대신 푸는 문제는 무엇인가 ③ 그걸 풀면 우리는 무엇을 얻는가.

    이 책을 덮고 제가 제일 오래 붙들고 있던 건 부동산 지식이 아니었습니다. 이 질문이었습니다.

    “우리 팀은 우리가 무슨 문제를 푸는 팀인지 말할 수 있을까요? 그걸 말해준 사람이 있긴 했을까요?”

    제 팀은 없었습니다. 이제 막 첫 문장을 채웠습니다.

    우당탕탕 우팀장

    14년차 내향형 B2B 세일즈 리더입니다. 목소리 큰 리더보다, 팀에게 쓸 언어를 쥐여주는 리더가 결국 멀리 간다고 믿습니다. 리더가 되고 싶다면, 먼저 Reader가 되십시오.

    ▸ 책에서 건진 관점 더 보기 : 우당탕탕우팀장 — 사유의 디코딩

    민성식 『상업용 부동산 자산관리의 모든 것』은 어떤 책인가요?

    오피스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의 실제 운영을 다루는 실무서입니다. 임차인을 위한 책이 아니라 임대인과 자산관리자(PM) 시점으로 쓰였다는 점이 특징이며, 임대차 관리·시설 운영·임차인 관리·수익 관리까지 건물 운영 전반을 다룹니다. 저자는 중소형 빌딩부터 프라임 오피스, 복합개발까지 20년 가까이 운영해온 자산관리 전문가입니다.

    상업용 부동산에서 임차인은 어떻게 정의되나요?

    이 책은 임차인을 ‘부동산이라는 공간을 점유하면서, 각자가 원하는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비즈니스를 하는 주체’로 봅니다. 즉 공간을 빌리는 사람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임차인의 사업이 잘되는 것이 자산관리의 출발점이 됩니다.

    임차인 만족이 왜 자산 가치와 연결되나요?

    선순환 구조 때문입니다. 임차인이 잘되면 임대료가 제때 들어오고, 우량 임차인이 남고, 운영 수익이 쌓이고, 그 운영 수익을 기준으로 자산 가치가 매겨집니다.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는 건물의 스펙이 아니라 그 건물이 벌어들이는 안정적인 수익에서 나옵니다.

    PM(Property Management)은 무슨 일을 하나요?

    건물의 실질적 운영을 총괄하는 일입니다. 임대차 계약과 임차인 관리, 시설·설비 운영, 관리비와 운영 비용 관리, 공실 해소까지 포함합니다. 자산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높이는 것이 최종 목적이라는 점에서 단순 시설 관리와 구분됩니다.

    총점유비용(Total Occupancy Cost)이란 무엇인가요?

    임대료뿐 아니라 관리비, 인테리어 공사비, 이전 비용까지 합한 실질 부담 총액입니다. 임차 기업이 실제로 비교하는 기준은 평당 임대료 단가가 아니라 이 총액이기 때문에, 제안과 협상에서 중요한 개념입니다.

    리더가 팀에게 목표 숫자 말고 무엇을 줘야 하나요?

    문제 정의입니다. 세 문장으로 정리하면 ① 우리 고객은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 ② 그중 우리가 대신 풀어주는 문제는 무엇인가 ③ 그 문제를 풀면 우리 팀은 무엇을 얻는가입니다. ①이 비면 상품 설명만 하는 팀이 되고, ②가 비면 우선순위를 매번 리더가 정해줘야 하며, ③이 비면 잘하는 사람부터 조용히 이탈합니다.

  • 팀장인데 회식이 어색합니다 — 이향인 테스트 194점이 알려준 것

    팀장인데 회식이 어색합니다 — 이향인 테스트 194점이 알려준 것

    한샘에 다닐 때 저는 워크숍의 꽃이었습니다. 팀 대항 운동경기가 열리면 누구보다 먼저 불타올랐고, 우리 팀이 이겨야 하니까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작전을 짜고 몸을 던졌습니다. 누가 봐도 완벽한 인싸였고, 그 순간의 저는 진심으로 신나 있었습니다.

    회사 워크숍 팀 대항 운동경기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하며 환호하는 여성 팀장
    경기장에서는 누구보다 뜨거웠습니다. 문제는 늘 경기가 끝난 뒤였습니다.

    문제는 경기가 끝난 뒤였습니다. 다 같이 모여 밥 먹고 술 한잔하는 자리. 우리 팀끼리 있을 땐 괜찮은데, 옆 테이블의 다른 팀 사람들이 슬슬 넘어와 섞이기 시작하면 그렇게 어색하고 힘이 들었습니다. 에너지가 쭉쭉 빠져나갔습니다. 방금까지 펄펄 날던 사람이 맞나 싶을 만큼요.

    놀라운 건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겁니다. 겉으론 여전히 웃고 떠들었으니까요. 저만 알았습니다. 몸은 그 자리에 앉아 있는데 마음은 문밖에서 그 장면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다는 걸. 혹시 당신도 그런가요. 조직에서 인정도 받고 분위기도 잘 맞추는데, 이상하게 ‘우리’라는 덩어리가 커질수록 겉도는 기분이 든다면, 오늘 글은 당신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한 줄 답변. 회식이 어색한 것은 사회성의 결함이 아니라 연결 방식의 차이일 수 있습니다. 정신과 의사 라미 카민스키는 이런 유형을 이향인(otrovert)이라고 부릅니다. 집단에 소속되는 감각(소속감)은 필요로 하지 않지만, 한 사람과 통하는 감각(유대감)은 누구보다 깊은 사람입니다. 저는 책 뒤편 자가진단 테스트에서 194점이 나왔고, 14년 넘게 결함이라 믿고 숨겨 온 기질이 사실은 리더의 무기였다는 걸 그제야 알았습니다.

    누가 봐도 인싸였는데, 저만 알고 있었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다 함께 건배하는 팀원들 사이에서 홀로 한 발 떨어진 듯 서 있는 팀장
    다 같이 웃고 있는 자리에서, 혼자만 한 발 떨어져 관찰자로 서 있던 순간들.

    제 이력만 보면 저는 완벽한 ‘조직형 인간’입니다. 평범한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한샘리하우스에서 남자들만 하던 대리점 관리자 자리를 거쳐 팀장까지 올랐습니다. 부딪히고 깨지며 사람을 모으고 팀을 이끌어 온 시간이 곧 저였습니다. 그러니 워크숍에서 그렇게 불타오르는 저를 보며, 저조차도 저를 당연히 외향인이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 ‘에너지가 빠지는 순간’들을 오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팀장이 되고부터는 자책까지 얹혔습니다. 팀에 정을 붙이려 회식도 열심히 잡고 워크숍도 앞장서 기획하는데, 정작 저한테는 그 ‘소속감’이라는 게 잘 생기질 않았거든요.

    사무실 창가에 홀로 서서 도시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여성 리더
    팀원은 진심으로 아끼는데 ‘팀’이라는 덩어리엔 녹아들지 못하는 느낌. 리더가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닐까, 오래 자책했습니다.

    팀원은 진심으로 아끼는데 ‘팀’이라는 덩어리엔 녹아들지 못하는 느낌. 저를 위해 뭉쳐 준 자리에서조차 한 발 떨어져 관찰자로 서 있었습니다. 리더가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나는 정 없는 사람인가. 이 기질을 오래 결함으로 여기고 꽁꽁 숨겼습니다.

    착각이었습니다 — 알고 보니 저는 ‘이향인’이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라미 카민스키의 『이향인』을 집어 들었습니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세상을 외향인과 내향인으로만 나누던 낡은 틀을 깨고, 제3의 유형인 이향인(otrovert)을 꺼냅니다. 어원부터 스페인어 otro(다른)와 vert(방향)입니다. 무리와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이라는 뜻이죠.

    이향인은 사람을 싫어하는 게 아닙니다. 사회성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어떤 집단에 속하더라도 ‘소속감’ 자체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회식이 어색한 건 반사회적이어서가 아니라, 애초에 ‘우리’라는 감각으로 안정감을 얻는 구조가 아니어서라는 것입니다.

    흔히 내향인은 혼자 있을 때, 외향인은 사람들 속에서 에너지를 채운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향인은 아예 축이 다릅니다. 사람 수의 문제가 아니라 ‘소속’이라는 감각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향인은 저처럼 겉으론 완벽한 인싸로 보일 수도, 반대로 조용한 아싸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정작 본인은 그 어느 쪽에도 ‘우리’로 묶이지 않은 채로요.

    라미 카민스키 이향인 책 뒤편의 자가진단 테스트를 펜으로 풀고 있는 모습
    책 맨 뒤 자가진단 테스트. 188점 이상이면 이향인이라고 합니다.

    책 맨 뒤에 자가 테스트가 있었습니다. 188점 이상이면 이향인이라는데, ‘설마 내가?’ 하며 반신반의로 풀었습니다. 문항을 넘길수록 ‘이거 완전 내 얘기잖아’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집단의 규칙보다 내 기준을 더 믿는지, 큰 모임 뒤엔 유독 진이 빠지는지. 그런 질문들이 제 14년을 대신 읽어 주는 것 같았습니다.

    결과는 194점. 14년 넘게 저를 조용히 괴롭히던 그 ‘붕 뜬 느낌’의 정체가 딱 한 단어로 정리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고장 난 외향인이 아니라 그냥 이향인이었습니다. 결함이 아니라 유형이었다는 그 한 문장에, 이상하게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소속감이 없는 게 아니라, 소속감 없이도 연결되는 사람

    이 책이 저를 가장 세게 흔든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소속감(belonging)과 유대감(connection)을 칼같이 갈라놓는 대목입니다. 소속감은 ‘우리’라는 집단에 녹아드는 느낌이고, 유대감은 사람 한 명과 진짜로 통하는 일대일의 연결입니다. 저자는 이 둘이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문장 앞에서 한참을 멈췄습니다. 그제야 워크숍의 그 장면이 이해됐습니다. 우리 팀일 땐 펄펄 날다가 다른 팀이 섞여 ‘우리’가 커지는 순간 에너지가 빠진 건, 제가 집단이 아니라 사람에 연결되는 사람이라서였습니다. 회식이라는 ‘덩어리’엔 겉돌았지만, 팀원 한 명 한 명과는 누구보다 깊게 연결돼 있었습니다.

    제 커리어의 진짜 장면들은 전부 ‘집단’이 아니라 ‘한 사람’과의 순간이었습니다. 힘들어하는 팀원과 밤늦게 나눈 대화, 퇴사를 고민하던 후배와의 티타임, 계약서 너머의 고객과 눈 맞추던 순간. 돌이켜보면 저를 성장시킨 건 소속된 조직이 아니라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 정확히는 한 명 한 명이었습니다. 저는 조직에 ‘속한’ 게 아니라, 조직 안에서 ‘나로서’ 일하며 사람과 한 명씩 연결돼 온 것이었습니다. 소속감이 없는 건 결함이 아니라, 그저 제 연결 방식이 달랐을 뿐입니다.

    약점인 줄 알고 숨겼던 게, 사실은 리더의 무기였습니다

    카민스키는 이향인의 특징을 약점이 아니라 강점으로 읽습니다. 집단 분위기에 쉽게 휩쓸리지 않으니 모두가 “예스”를 외칠 때 혼자 “잠깐요”를 말할 수 있습니다. 무리의 눈치가 아니라 개인의 이야기를 경청으로 공감합니다. 남의 인정이 아니라 자기 기준으로 판단하니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 회의실 공기에 휘둘리지 않는 힘 — 분위기가 아니라 숫자와 사실로 판단합니다.
    • 팀원을 집단이 아니라 개인으로 보는 눈 — ‘우리 팀’이 아니라 ‘이 사람’이 먼저 보입니다.
    • 내 판단을 남 눈치로 흐리지 않는 기준 — 인정받기 위해 결정을 바꾸지 않습니다.

    읽다 보니 이건 딱 리더에게 필요한 근육이었습니다. 실제로 다들 “된다”고 밀어붙일 때 저 혼자 “이건 숫자가 안 맞습니다”라며 속도를 늦춘 적이 여러 번입니다. 그때마다 분위기를 깨는 것 같아 눈치가 보였지만, 지나고 보면 그 한마디들이 팀을 지켜 냈습니다. 결함이라 믿고 숨기던 기질이, 사실은 저를 여기까지 데려온 힘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리더십을 이렇게 바꿨습니다

    1. ‘소속감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놨습니다

    팀 전체를 하나로 녹이려 억지 이벤트를 쥐어짜는 대신, 팀원 각자와의 연결에 에너지를 몰아줬습니다. 이번에 새 조직으로 옮겼을 때도 그랬습니다. 저는 ‘이 그룹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보다 조직원 한 명 한 명의 커리어가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세일즈는 지금 인센티브를 제대로 받아 내야 다음에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룹의 성과판보다 각자의 성장판을 먼저 챙깁니다. 덩어리가 아니라 사람. 신기하게도 그렇게 하니 팀이 오히려 더 단단해졌습니다.

    2. 1on1을 회식보다 위에 뒀습니다

    단체 자리에서 겉돌던 에너지를, 한 명과 마주 앉아 그 사람의 언어로 듣는 데 쏟았습니다. 이향인의 진짜 무기인 경청은 일대일에서 폭발합니다. “요즘 가장 신경 쓰이는 게 뭐예요?” 이 한 문장이 회식 열 번보다 힘이 셌습니다.

    카페에서 팀원과 마주 앉아 일대일로 깊이 대화하는 리더의 1on1 장면
    회식 열 번보다 1on1 한 번. 이향인의 경청은 일대일에서 폭발합니다.

    3. 팀 안의 ‘조용한 이향인’을 색안경 없이 보기로 했습니다

    회식에서 슬며시 빠지고 워크숍에서 겉도는 조용한 에이스를 “왜 안 어울려?”로 몰지 않습니다. 억지로 무리에 끼워 넣는 대신, 그 사람이 가장 빛나는 일대일의 판을 깔아 줍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소속감이 아니라 연결이라는 걸, 제가 저를 통해 배웠기 때문입니다. 예전의 저였다면 그 조용한 에이스가 바로 저였을 테니까요.

    오늘의 한 줄

    하나. 소속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소속감 없이도 사람과 깊이 연결되는 유형이 있습니다.

    둘. 소속감(집단)과 유대감(개인)은 다릅니다. 저는 덩어리엔 겉돌아도 사람에겐 진심이었습니다.

    셋. 결함이라 믿고 숨겼던 기질이, 알고 보면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무기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이향인(otrovert)이 정확히 무엇인가요?

    정신과 의사 라미 카민스키가 제시한 제3의 성격 유형입니다. 스페인어 otro(다른)와 vert(방향)가 어원으로, 무리와 다른 방향을 보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사람을 싫어하거나 사회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집단에 속하더라도 ‘소속감’ 자체를 필요로 하지 않는 유형을 말합니다.

    이향인과 내향인은 어떻게 다른가요?

    내향인과 외향인은 ‘에너지를 어디서 충전하느냐(혼자냐, 사람들 속이냐)’로 나뉘지만, 이향인은 축 자체가 다릅니다. 사람 수의 문제가 아니라 ‘소속’이라는 감각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향인은 겉으로는 완벽한 인싸로 보일 수도 있고 조용한 아싸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향인 테스트는 몇 점부터 이향인인가요?

    라미 카민스키의 책 『이향인』 맨 뒤에 실린 자가진단 테스트에서 188점 이상이면 이향인으로 봅니다. 저는 194점이 나왔습니다. 다만 점수는 낙인이 아니라 자기 이해의 출발점으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회식이 어색한 팀장은 리더로서 문제가 있는 걸까요?

    아닙니다. 소속감(집단에 녹아드는 감각)과 유대감(한 사람과 통하는 일대일의 연결)은 서로 다른 것입니다. 단체 자리에서 겉돌아도 팀원 한 명 한 명과 깊이 연결될 수 있습니다. 집단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기질은 오히려 모두가 ‘예스’일 때 ‘잠깐요’를 말할 수 있는 리더의 무기가 됩니다.

    팀에 조용한 이향인 팀원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억지로 무리에 끼워 넣는 대신, 그 사람이 가장 잘 드러나는 일대일의 판을 깔아 주세요. 회식 참석률로 팀워크를 평가하지 말고 1on1의 밀도로 보는 편이 낫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소속감이 아니라 연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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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요즘 팀원들은 두 달 만에 그만둘까 — 김주환 『그릿』에서 찾은 리더의 답


    핵심요약

    • 자녀가 없는 제가 육아 베스트셀러 『그릿』(김주환)을 읽은 이유는 입사 1~2개월 만에 포기하는 팀원들 때문이었습니다.
    • 성취역량은 인지능력(머리)이 아니라 비인지능력, 즉 꾸준히 노력할 수 있는 힘이 좌우합니다.
    • 그 힘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자기조절력·대인관계력·자기동기력이라는 세 가지 ‘마음근력’으로 만들어집니다.
    • 셋 중 시작은 자기조절력이고, 그 훈련법이 나를 스스로 돌아보는 자기참조과정입니다.
    • 저는 이걸 팀 언어로 번역했습니다. 계획(Plan) → 실행(Do) → 리뷰(Review)를 팀원이 직접, 매주, 꾸준히. 8월부터 저희 팀의 훈련 루틴입니다.

    — 14년차 내향형 세일즈 리더 우당탕탕 우팀장

    서점에서 이 책을 집어 든 순간, 저는 조금 민망했습니다. 표지에도 띠지에도 온통 ‘아이’, ‘부모’, ‘자녀교육’이라고 쓰여 있었거든요. 저는 자녀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계산대까지 들고 간 이유는 딱 하나였습니다. 요즘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의 답이, 이상하게도 그 책 목차에 다 있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카페 창가에서 김주환의 책 『그릿』을 펼쳐 읽고 있는 여성 리더
    육아서를 든 팀장 — 제 질문의 답은 경영서가 아니라 이 책에 있었습니다.

    왜 요즘 친구들은 1~2개월 만에 그만둘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버티는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버티는 힘을 만드는 훈련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어서입니다.

    솔직하게 고백하겠습니다. 저는 한동안 이 질문 앞에서 꽤 꼰대였습니다. 00년대생 팀원이 입사 두 달 만에 “이 일이 저랑 맞는지 모르겠어요”라고 할 때,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안 해봤는데 무슨 판단을 벌써 해. “왜 이 일을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는 답이 궁했습니다. 14년 동안 저는 그 질문을 던져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냥 했고, 하다 보니 잘하게 됐고, 잘하게 되니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커리어의 순서를 그대로 강요하는 게 리더의 일은 아니더군요. 문제는 태도가 아니라 순서였습니다. 저는 ‘하다 보니 재미’까지 갔던 사람이고, 그 친구들은 ‘하다 보니’의 구간을 견디는 근육이 아직 없는 사람이었을 뿐입니다. 근육이 없는 사람에게 “왜 못 버티냐”고 묻는 건, 팔굽혀펴기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에게 왜 100kg을 못 드냐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사무실에서 고개를 숙인 신입 팀원과 마주 앉아 조용히 바라보는 여성 팀장
    “이 일이 저랑 맞는지 모르겠어요” — 입사 두 달 차의 이 말 앞에서, 저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릿』이 말하는 성취역량은 머리가 아니라 무엇인가요?

    결론부터: 인지능력이 아니라 비인지능력입니다. 김주환 교수는 성취를 만들어내는 진짜 변수는 IQ·재능·환경 같은 인지적 조건이 아니라, 꾸준히 노력할 수 있는 힘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하나 정리하고 갈 게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릿’을 앤절라 더크워스의 책으로 알고 계시는데, 김주환 교수는 그보다 앞선 2013년에 이 개념을 국내에서 먼저 정립했습니다. 그리고 12년 만에 뇌과학 연구를 대거 반영해 전면개정판으로 다시 냈습니다. 두 책의 결정적 차이는 여기에 있습니다. 더크워스의 그릿이 ‘열정과 끈기’라는 성향에 가깝다면, 김주환의 그릿은 훈련으로 키울 수 있는 근력입니다. 그래서 책 제목 옆에 늘 ‘마음근력’이라는 말이 붙습니다.

    GRIT이라는 단어 자체도 이 책에서는 약자로 풀립니다. Growing through Relatedness + Intrinsic motivation + Tenacity — 관계성, 내재동기, 끈기를 통해 성장한다는 뜻입니다. 이 셋이 곧 세 가지 마음근력, 대인관계력 · 자기동기력 · 자기조절력입니다.

    리더 입장에서 이 문장은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사람을 뽑는 문제로만 봤거든요. 근성 있는 사람을 잘 골라내는 게 팀장의 실력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전제는 정반대입니다. 끈기는 고르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고, 길러지는 것이라면 그건 채용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입니다. 그건 제 책임 영역이더군요.

    리더가 왜 ‘부모’의 자리를 읽어야 하나요?

    결론부터: 부모가 아이에게 세상의 첫 인간관계이듯, 리더는 사회초년생에게 조직에서의 첫 인간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아이 곁에 무릎 굽혀 앉은 부모와, 신입 팀원 옆에 몸을 낮춰 화면을 함께 보는 리더를 나란히 비교한 이미지
    왼쪽의 ‘부모’를 오른쪽의 ‘리더’로 바꿔도 문장이 그대로 성립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 무릎을 치게 한 문장은 이것이었습니다. “아이의 편도체를 안정화하려면, 부모의 편도체부터 안정화되어야 한다.” 김주환 교수는 마음근력이 작동하는 뇌 상태를 ‘편안전활’, 즉 편도체 안정화 + 전전두피질 활성화로 설명합니다. 편도체는 위협을 감지하면 경보를 울리는 부위입니다. 여기에 불이 들어와 있으면 이성을 담당하는 전전두피질은 전원이 꺼집니다. 사람이 불안하면 판단력이 떨어지는 게 의지 부족이 아니라 회로의 문제라는 뜻입니다.

    이 문장에서 ‘부모’를 ‘리더’로, ‘아이’를 ‘팀원’으로 바꿔보십시오. 문장이 그대로 성립합니다. 팀원이 겁먹지 않게 하려면 리더가 먼저 겁먹지 않아야 합니다. 숫자가 밀리는 주에 제가 예민해지면, 팀원의 편도체에도 똑같이 경보가 울립니다. 그 상태의 팀원에게 아무리 좋은 피드백을 줘도 전전두피질에 도달하지 않습니다. 들리는 건 내용이 아니라 온도뿐이거든요.

    제가 지난 10년간 팀을 만들며 배운 것도 결국 이거였습니다. 팀은 리더의 전략을 닮는 게 아니라 리더의 평정심을 닮습니다. 저는 그걸 경험으로 알았는데, 이 책은 뇌과학 언어로 다시 설명해줬습니다. 아는 걸 확인받는 독서만큼 실행을 앞당기는 것도 없더군요.

    세 가지 마음근력 중 무엇부터 키워야 하나요?

    결론부터: 자기조절력입니다. 나를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은 관계도 동기도 오래 유지하지 못합니다.

    세 가지 마음근력을 리더의 언어로 옮기면 이렇게 됩니다.

    • 자기조절력(Tenacity) — 스스로 세운 목표를 향해 자기를 밀고 가는 힘. 감정조절력, 과제지속력, 집중력이 여기 들어갑니다. 팀에서는: 안 될 것 같은 주에도 오늘 할 콜을 끝까지 하는 사람.
    • 대인관계력(Relatedness) — 상대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공감하며 존중하는 힘. 팀에서는: 고객의 진짜 문제를 듣고,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할 줄 아는 사람.
    • 자기동기력(Intrinsic motivation) — 일 자체에서 재미와 에너지를 얻는 힘, 즉 내재동기와 자율성. 팀에서는: 인센티브가 아니라 ‘해결되는 맛’에 움직이는 사람.

    저는 이 중에서 자기조절력이 첫 단추라고 봤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대인관계력과 자기동기력은 상대와 환경이라는 변수가 끼어들지만, 자기조절력은 오직 나와 나 사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리더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부터 손대면 반드시 실패합니다. 저는 늘 내가 통제 가능한 것부터 시스템으로 만드는 쪽을 택해왔고, 이번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했습니다.

    자기조절력은 어떻게 키우나요 — 자기참조과정이란?

    결론부터: 나를 스스로 돌아보는 과정, 즉 자기참조과정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이게 전전두피질을 활성화시키는 가장 확실한 훈련입니다.

    자기참조과정은 말 그대로 ‘나에 대해 생각하는 나’를 작동시키는 일입니다. 지금 내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왜 그렇게 반응했는지, 무엇을 하려다 무엇을 했는지를 한 발 떨어져 관찰하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호흡을 조절하지 않고 그저 알아차리기, 자신을 긍정적인 단어로 묘사해보기, 걷기나 움직임을 관찰하기 같은 훈련법을 제시합니다.

    여기서 제가 밑줄을 그은 지점은 ‘훈련법’이라는 단어 자체였습니다. 성찰이 성격이 아니라 훈련이라면,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이 갈리는 게 아니라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이 갈리는 겁니다. 그리고 훈련이라면, 리더가 설계할 수 있습니다.

    밝은 사무실에서 팀원의 이야기를 노트를 펼쳐두고 경청하는 여성 리더
    성찰은 성격이 아니라 훈련입니다 — 훈련이라면, 리더가 설계할 수 있습니다.

    8월부터 팀에 심을 훈련 — 계획·실행·리뷰 루틴

    결론부터: 팀원이 직접 계획(Plan)하고, 실행(Do)하고, 스스로 리뷰(Review)하는 사이클을 매주 돌리는 것. 이게 제가 번역한 자기참조과정입니다. 세 가지 원칙만 지킵니다.

    1. 계획은 반드시 본인이 씁니다. 제가 짜준 목표는 제 목표지 그 사람의 목표가 아닙니다. 자기조절력은 ‘스스로 세운 목표’가 있을 때만 작동합니다. 숫자는 제가 주더라도, 가는 방법은 본인이 설계하게 합니다.
    2. 리뷰는 평가가 아니라 관찰입니다. 질문을 바꿨습니다. “왜 못 했어요?”는 편도체를 깨우는 질문입니다. 대신 “이번 주에 계획대로 된 건 뭐고, 안 된 건 뭐였어요? 그때 어떤 기분이었어요?”라고 묻습니다. 잘잘못이 아니라 사실과 감정을 관찰하게 하는 질문이어야 합니다.
    3. 주기를 절대 건너뛰지 않습니다. 근력 운동과 같아서, 한 주 빠지면 그냥 한 주 안 한 게 아니라 습관이 끊깁니다. 30분이어도 매주 같은 요일, 같은 자리에서. 강도보다 빈도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루틴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성과가 다음 주에 튀어 오르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 팀에서 이미 한 번 확인했습니다. 사람을 바꾼 건 언제나 대단한 동기부여 스피치가 아니라, 지겹도록 반복한 작은 사이클이었습니다. 저는 이걸 우당탕탕 방식으로 ‘조용한 빌드업’이라고 부릅니다. 겉으로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안에서는 근육이 붙고 있는 시간입니다.

    WEEKLY REVIEW라고 적힌 화이트보드 앞에서 팀원들과 주간 리뷰를 진행하는 여성 리더
    강도보다 빈도 — 매주 같은 요일, 같은 자리에서 30분.

    이 책을 오해하지 않고 읽는 법

    결론부터: 『그릿』은 “더 참아라”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참을 수 있는 상태를 어떻게 만들어줄 것인가에 대한 책입니다.

    제목만 보면 정신력을 강조하는 책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책의 절반 이상은 안정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무조건적 지지가 있어야 편도체가 안정되고, 편도체가 안정돼야 전전두피질이 켜지고, 그래야 끈기가 나옵니다. 순서가 안정감 → 끈기이지, 끈기 → 안정감이 아닙니다.

    이 순서를 알고 나니, 그동안 제가 던졌던 말들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요즘 애들은 왜 못 버티지”라는 문장은 결과만 보고 원인을 건너뛴 말이었습니다. 버틸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준 적 없이 버티기만 요구했으니, 못 버티는 게 당연했습니다. 리더가 먼저 안정돼야 하고, 리더가 먼저 훈련 구조를 깔아야 합니다. 제 책임이 늘어난 건 반갑지 않았지만, 제가 손댈 수 있는 영역이 생긴 건 반가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김주환의 『그릿』과 앤절라 더크워스의 『그릿』은 다른 책인가요?
    A. 완전히 다른 책입니다. 김주환 교수는 2013년에 이 개념을 국내에서 먼저 정립했고, 최근 뇌과학 연구를 반영한 전면개정판을 냈습니다. 더크워스가 ‘열정과 끈기’라는 성향에 초점을 둔다면, 김주환은 그릿을 훈련 가능한 마음근력으로 봅니다.

    Q. 자녀가 없어도 읽을 만한가요?
    A. 저는 오히려 리더에게 더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초년생에게 리더는 조직에서 처음 만나는 인간관계이고, 책이 말하는 부모의 역할이 리더의 역할과 거의 그대로 겹칩니다. ‘부모’를 ‘팀장’으로 바꿔 읽으면 그대로 조직론이 됩니다.

    Q. 자기참조과정, 결국 회고랑 같은 것 아닌가요?
    A. 형식은 비슷하지만 목적이 다릅니다. 회고가 일을 돌아본다면, 자기참조과정은 그 일을 하던 나를 돌아봅니다. “무엇이 잘못됐나”가 아니라 “그때 나는 어떤 상태였나”를 봅니다. 그래서 리뷰에 감정을 묻는 질문이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Q. 팀원이 이 훈련을 부담스러워하면 어떻게 하나요?
    A. 평가로 느껴지면 무조건 부담이 됩니다. 인사평가와 완전히 분리하고, 기록을 리더가 걷지 않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처음 한두 달은 분량보다 빠지지 않는 것만 목표로 잡는 게 좋습니다.

    Q. 정말 두 달 만에 그만두겠다는 팀원에게는 뭐라고 해야 하나요?
    A. 설득하기 전에 상태부터 봐야 합니다. 판단이 아니라 불안이 말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만 더 버텨봐” 대신 “지금 제일 힘든 게 뭐예요?”로 시작하세요. 편도체가 가라앉기 전의 대화는 대부분 설득이 아니라 압박으로 들립니다.


    저는 사람을 잘 뽑는 리더가 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을 덮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사람이 자라는 구조를 만드는 리더가 되고 싶어졌습니다. 그게 훨씬 느리고, 훨씬 안 멋있고, 훨씬 오래 걸리는 길이라는 것도 압니다. 그런데 지난 14년 동안 제가 부순 벽들은 전부 그 느린 방식으로 부서졌더군요.

    8월부터 저희 팀은 매주 계획하고, 실행하고,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6개월 뒤에 이 글에 후기를 붙이겠습니다. 잘 안 됐다면 잘 안 됐다고 쓰겠습니다. 그것도 자기참조과정이니까요.

    리더가 되고 싶다면 Reader하라. 우당탕탕 우팀장은 리더의 현실적인 고민을 책에서 찾은 답으로 풀어내는 기록을 남깁니다.

  • 세상이 말린 회사를 산 남자 — 최태원과 시나리오, 오건영 『부의 갈림길』을 읽고

    세상이 말린 회사를 산 남자 — 최태원과 시나리오, 오건영 『부의 갈림길』을 읽고

    2011년, 한 대기업이 망해가던 반도체 회사를 인수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 회사는 두 분기 연속 적자였고, 주력인 D램 가격은 바닥을 뚫고 있었으며, 부채비율은 높았습니다. 한때 ‘미국에 팔릴 뻔’했던, 전기료를 아끼려 형광등까지 뽑던 회사였죠. 그룹 경영진조차 반대했습니다. “반도체는 사이클이 너무 심하고, 투자는 밑 빠진 독”이라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3조 원이 넘는 돈을 들여 기어이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15년이 지난 지금, 그 회사는 세계 최초로 HBM을 양산하며 AI 시대의 주인공, 코스피 시가총액 1위가 되었습니다. 망해가던 회사가 138배로 큰 것입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SK하이닉스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그를 ‘무모한 승부사’라 불렀지만, 저는 다르게 봅니다. 그는 겉으로 드러난 ‘실패한 회사’가 아니라, 남들이 보지 못한 ‘시나리오’에 베팅한 것입니다.

    최태원 회장은 ‘실패담’을 묻자 ‘시나리오’를 답했습니다

    얼마 전, 한 방송에 출연한 최태원 회장이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회장님은 반도체를 비롯해 수많은 결정으로 성공하셨는데요. 예상과 다르게 실패했던 경험은 없으셨나요?”

    저는 실패담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의 답은 뜻밖이었습니다. 요지는 이랬습니다. “이렇게 변동성이 심한 시대에는, 여러 시나리오를 미리 세워두고 그 상황이 오면 시나리오에 맞게 움직입니다.”

    무릎을 쳤습니다. 하이닉스 인수도 결국 그랬을 겁니다. ‘지금 적자’라는 단면이 아니라, 반도체 사이클은 돌아온다 → 장기 R&D로 기술 우위를 쌓는다 → 언젠가 메모리 수요가 폭발한다는 여러 갈래의 시나리오 위에 베팅한 것이죠. 그리고 그는 20년 전 이렇게 적어두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새로운 비법을 계속 찾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원칙을 오래 지키는 것이다.” 시나리오를 세우고, 그 원칙을 15년간 지켜낸 결과가 오늘의 SK하이닉스입니다.

    리더가 유리 보드에 여러 갈래의 시나리오 의사결정 트리를 그리는 모습

    저 역시 그렇게 일하려 합니다. 예전에는 그동안의 경험을 총동원해 ‘한 번의 결정’을 내렸다면, 지금은 여러 경우의 시나리오를 미리 써두고 상황에 맞게 실행합니다. 그리고 이 ‘시나리오 근력’을 키우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이, 바로 오건영 작가입니다.

    이 글은 그의 신간 『부의 갈림길』을 읽고, 불확실성의 시대에 리더와 세일즈가 어떻게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지를 함께 나누고 싶어 씁니다.

    왜 오건영인가 — ‘겉’이 아니라 ‘나비효과’를 읽는 사람

    리더가 경제서를 읽으며 노트에 시나리오와 그래프를 정리하는 모습

    제가 오건영 작가를 좋아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부의 대이동』, 『환율의 대전환』 등으로 60만 독자의 선택을 받은 그는, 단기적인 예측이나 유행하는 투자 기법 대신 거시경제의 연결고리를 짚어 미래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복잡한 경제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면서요.

    그는 겉으로 드러난 단면이 아니라, 하나의 사건이 나비효과로 만들어낼 여러 갈래를 봅니다. 두 가지 예를 들어볼게요.

    ① 현대차가 희토류 재고를 쌓았다 → 그래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로 현대자동차가 재고를 비축했다는 뉴스. 대부분은 “위기관리 잘했네”에서 멈춥니다. 하지만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재고 비축은 곧 ‘적시생산(JIT)’에서 ‘만일 대비(JIC·Just In Case)’로의 전환을 뜻합니다. 재고를 쌓는 만큼 보유 비용이 오르고, 그 비용은 결국 가격에 전가되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기업 하나의 재고 결정이 물가로 이어지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죠.

    ② 미국의 최대 채권자인 일본·중국이, 왜 미국 눈치를 볼까?
    흔히 “돈 빌려준 쪽이 갑”이라 생각합니다. 일본(약 1.2조 달러)과 중국(약 0.7조 달러)은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가진 채권자니까요. 그런데 현실은 반대에 가깝습니다. 미국이 불안정해지면 국채 가격이 떨어져 채권자 본인이 큰 손실을 봅니다. 내다 팔아도 그 물량은 다른 나라가 사들이면 그만이고요. 즉, 너무 많이 빌려준 쪽이 오히려 눈치를 보는 역설입니다. 겉만 보면 안 보이지만, 연결고리를 따라가면 보이는 진실이죠.

    이렇게 ‘한 수 앞’이 아니라 ‘여러 수 앞의 갈래’를 그리는 훈련. 『부의 갈림길』(2026년 6월 출간)은 그 훈련의 좋은 교본입니다. 이 책은 세계 경제를 가를 다섯 가지 이정표 — ①지정학 분쟁 이후의 공급망 재편 ②K자 경제 ③연준 의장 교체 ④AI 혁명 ⑤달러 패권 — 을 중심으로 앞으로의 자산 지도를 그립니다. 저자의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오늘 당신의 선택이 10년 뒤 당신의 자산을 결정한다.”

    리더의 시나리오 — 변수 앞에서도 성과를 내는 법

    이 ‘시나리오 사고’는 투자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에게 그대로 적용됩니다.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변수가 늘 생깁니다. 영향력이 큰 핵심 인재가 갑자기 퇴사할 수도 있고, 시장이 하루아침에 뒤바뀌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변수 때문에 성과를 못 냈다”고 말하는 것은, 저는 리더로서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핵심 인재의 이탈도, 시장의 출렁임도 미리 시나리오에 넣어두어야 할 변수입니다. “A가 나가면 B와 C로 이렇게 대응한다”, “시장이 이렇게 움직이면 우선순위를 저렇게 바꾼다” — 이 시나리오가 두꺼울수록, 리더는 어떤 상황에서도 성과를 만들어냅니다. 최태원 회장이 그랬듯, 그리고 위기 앞에서 본질을 지킨 리더들이 그랬듯, 남들이 보지 못한 시나리오에 베팅하고 그 원칙을 오래 지키는 것. 저는 그것이 리더의 진짜 실력이라고 믿습니다.

    세일즈의 시나리오 — AI가 알려준 ‘성과 내는 사람’의 공통점

    리더가 세일즈 팀원과 노트북 대시보드를 보며 데이터 기반으로 코칭하는 모습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공유합니다. 최근 AI를 활용해, 세일즈 매니저님들이 그동안 쌓아온 수천, 수만 개의 투어 노트를 분석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여기서도 시나리오를 잘 쓰는 사람이 성과를 내는 사람이었습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예산을 알려주지 않는 고객을 만났을 때—

    • 성과가 저조한 분들은 이렇게 기록하고 끝냅니다. “예산 미공개 → 종료.”
    • 성과가 좋은 분들은 여기서 시나리오를 씁니다. “현재 사무실 규모, 입지·상권 조건, 확보 가능한 상한을 종합하면 예산은 이 정도일 것이다” — 즉 대체 정보로 지불 능력을 추정해, 맞춤형 제안을 만들어냅니다.

    같은 정보 앞에서, 한쪽은 문을 닫고 한쪽은 시나리오를 엽니다. 그리고 그 차이가 성과를 가릅니다.

    특히 AI 시대에 대체되지 않을 세일즈 역량의 핵심이 바로 이 시나리오 능력입니다. 제가 “AI를 활용하라”고 자꾸 잔소리하는 탓에 힘들어하는 조직원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확신합니다. 세일즈를 하는 분일수록 AI로 더 나은 제안을 만들고 AI와 함께 역량을 키워간다면, 결코 대체되지 않는 인재가 될 수 있다고요. AI는 시나리오의 ‘재료’를 순식간에 모아주지만, 어떤 시나리오를 그릴지 결정하는 건 결국 사람이니까요.

    좋은 시나리오는 ‘뇌의 근력’에서 나옵니다

    결국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성공 확률은 얼마나 좋은 시나리오를 세우느냐에서 갈립니다. 그리고 좋은 시나리오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근력처럼 길러지는 것입니다.

    몸의 근육을 키우듯, 저는 ‘뇌의 근력’을 키우기 위해 매주 읽고, 쓰고, 사고하기를 반복합니다. 오건영 작가의 책을 곁에 두는 것도 그 훈련의 일부입니다. 이렇게 꾸준히 쌓다 보면, 시나리오는 점점 정교해지고 성공 확률도 조금씩 높아질 테니까요.

    변동성은 앞으로 더 커질 겁니다. 그 안에서 흔들리지 않으려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한 번의 정답’이 아니라 ‘여러 갈래의 시나리오’, 그리고 그것을 매일 다듬는 성장의 습관입니다. 최태원 회장이 15년을 그랬듯 말이죠. 저 역시 아직 배우는 중이지만, 그래서 더 읽고 쓰며 나아가려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부의 갈림길』은 어떤 책인가요?

    경제 전문가 오건영 작가가 2026년 6월 펴낸 책으로, 세계 경제를 좌우할 다섯 가지 변화(지정학 분쟁, K자 경제, 연준 의장 교체, AI 혁명, 달러 패권)를 중심으로 앞으로의 투자 환경과 자산 배분 방향을 제시합니다. 핵심 메시지는 오늘의 선택이 10년 뒤 자산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오건영 작가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복잡한 거시 경제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시나리오로 풀어내는 점입니다. 단기 예측이나 유행 기법 대신 경제의 연결고리를 따라가며, 하나의 사건이 나비효과처럼 만들어낼 여러 갈래의 확률을 짚어 확률 높은 선택지를 제안합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리더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시나리오 사고입니다. 최태원 회장이 하이닉스 인수처럼 남들이 못 본 시나리오에 베팅하고 원칙을 오래 지킨 것처럼, 핵심 인재 이탈이나 시장 변동 같은 변수를 미리 시나리오에 넣어두고 상황에 맞게 실행하는 능력입니다.

    AI 시대에 대체되지 않는 세일즈 역량은 무엇인가요?

    고객이 정보를 주지 않아도 대체 정보(입지, 상권, 규모 등)로 상황을 추정해 맞춤 시나리오를 짜는 능력입니다. AI가 재료를 모아준다면 어떤 시나리오를 그릴지 결정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며, 이 능력을 키운 세일즈 담당자는 대체 불가능한 인재로 성장합니다.

  • 직원을 ‘동업자’라 부른 순간, 스타벅스는 성장했다 — 커피 한 잔에 담긴 성공 신화

    직원을 ‘동업자’라 부른 순간, 스타벅스는 성장했다 — 커피 한 잔에 담긴 성공 신화

    한 조직이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갈 때, 성과는 비로소 따라옵니다. 『스타벅스: 커피 한 잔에 담긴 성공 신화』를 덮으며, 저는 이 명제를 머리로 아는 것을 넘어 가슴으로 다시 새겼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더의 진짜 일은, 사람들의 성장과 회사의 목표를 하나로 잇는 것이구나.

    그래서 이 글은, 요즘 “어떻게 하면 우리 팀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성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리더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저 역시 매일 그 질문 앞에서 배우고 있으니까요.

    리더가 팀원과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1:1 대화를 나누는 모습

    하워드 슐츠는 왜 ‘사람’을 믿었을까

    스타벅스를 이해하려면 창업자 하워드 슐츠의 일곱 살로 가야 합니다.

    1961년 겨울, 브루클린의 공공주택 단지. 기저귀 배달 일을 하던 그의 아버지는 빙판에 미끄러져 발목이 부러졌습니다. 그 사고로 아버지는 일자리와 의료보험을 동시에 잃었습니다. 어머니는 만삭이라 일할 수 없었고, 산재도 보험도 없는 가정엔 안전망이 없었습니다. 어린 슐츠는 저녁마다 부모님이 빚 걱정으로 다투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살아생전 그 일을 부끄러워했던 아버지는, 정작 사고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자 그 일이라도 다시 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 모습이 어린 아들에게 깊이 박혔습니다.

    슐츠가 훗날 ‘사람의 잠재력’을 그토록 믿게 된 뿌리가 여기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썼습니다.

    “직원들이 회사와 정서적으로 연결되고 그 꿈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면, 그들은 회사를 더 낫게 만드는 데 자신의 심장을 쏟아붓습니다.”

    책의 원제 ‘Pour Your Heart Into It(마음을 다해 쏟아부어라)’가 바로 여기서 나옵니다. 성장은 강요가 아니라, 마음이 연결될 때 일어난다는 믿음입니다.

    하나의 목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밀라노에서 시작된 비전

    창가에서 책을 읽으며 사색하는 리더의 모습

    1983년, 슐츠는 밀라노의 한 에스프레소 바에서 인생을 바꾼 장면을 마주합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니라 그곳에서 연결되고 있었습니다. 집도 직장도 아닌 제3의 공간에서요.

    그는 여기서 스타벅스의 비전, 이른바 ‘제3의 공간(Third Place)’을 길어 올립니다. 하지만 당시 스타벅스의 원래 창업자들은 ‘우리는 원두를 파는 회사’라며 반대했습니다. 슐츠는 포기하지 않고 직접 ‘일 지오날레’라는 커피바를 차렸고(1986), 이듬해 스타벅스가 매물로 나오자 380만 달러에 인수해 합병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슐츠가 먼저 선명한 하나의 목표(비전)를 손에 쥐었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을 한 방향으로 모으려면, 리더에게 먼저 ‘함께 갈 곳’이 있어야 하니까요.

    스타벅스가 남들과 다르게 한 것: 순서

    대부분의 기업은 주주의 이익, 혹은 고객 만족을 먼저 말합니다. 그런데 슐츠는 그 앞에 ‘구성원’을 두었습니다. 순서가 달랐습니다. 그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우리는 사람을 섬기며 커피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커피를 파는 ‘사람 사업(people business)’을 하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이 믿음을 말이 아니라 제도로 증명했습니다.

    • 1988년, 파트타임 직원에게까지 의료보험을 확대했습니다. 미국 대형 소매업체 중 최초였습니다. 아버지가 끝내 받지 못한 그 혜택을, 슐츠는 시간제 직원에게까지 내밀었습니다.
    • 1991년, 100번째 매장을 여는 날, 그는 시애틀 로스팅 공장에서 ‘빈 스톡(Bean Stock)’을 발표합니다. 주 20시간 이상 일하는 모두에게 스톡옵션을 나눈, 소매업 최초의 시도였습니다.
    • 그리고 이들을 더 이상 ‘직원’이라 부르지 않았습니다. ‘파트너(동업자)’라 불렀습니다.

    이것이 빈말이 아니라는 증거가 하나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연 약 3억 달러를 직원 의료비에 쓰는데, 이는 놀랍게도 원두 구입비보다 많습니다. 회사가 무엇을 가장 귀하게 여기는지는, 결국 ‘돈을 어디에 쓰는가’에서 드러납니다.

    주인의식이 만든 성장, 프라푸치노

    이 주인의식이 실제로 회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지 보여주는 사건이 프라푸치노입니다.

    1993년, 남캘리포니아 지역 매니저 디나 캠피언은 근처 카페들이 얼음을 간 블렌디드 음료를 파는 걸 눈여겨봤습니다. 기회를 확신한 그와 현장 매니저들은 직접 레시피를 실험하며 음료를 완성해갔습니다.

    흥미로운 건 그다음입니다. 이 아이디어가 본사에 올라갔을 때 정작 CEO 슐츠는 반대했습니다. “얼음 음료는 뜨거운 커피라는 우리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고요. 하지만 그는 결국 현장의 목소리를 신뢰해 밀어붙이도록 허락했습니다.

    결과는 아시는 대로입니다. 출시 1년 만에 프라푸치노는 전체 매출의 약 7%를 차지하는 대히트작이 되었고, 훗날 슐츠는 이를 “내가 저지르지 않은 최고의 실수”라 불렀습니다. 현장의 파트너가 ‘내 회사’라 여겼기에 흘려보내지 않고 끝까지 키운 아이디어였습니다. 성장은 위에서 내려오는 게 아니라,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에게서 올라온다는 걸 보여준 장면입니다.

    위기 앞에서 지킨 것 — 2008년의 선택

    성장은 늘 순탄하지 않습니다. 2008년, 무리한 확장과 금융위기로 스타벅스는 흔들렸습니다. 경영에 복귀한 슐츠는 놀라운 결정을 내립니다. 미국 전역 7,100개 매장을 3시간 반 동안 닫고, 13만 5천 명의 바리스타에게 ‘완벽한 에스프레소’를 다시 가르친 것입니다. 하루 약 600만 달러의 매출을 포기한 결정이었습니다.

    그는 이 선택을 “스타벅스가 다시 사명 중심의 회사가 되었다는 메시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위기일수록 숫자가 아니라 본질(사람과 품질)로 돌아간 것이죠. 이 여정은 그의 책 『온워드(Onward)』에 담겨 있습니다.

    배울 점은 분명합니다. 리더의 진짜 실력은 순풍이 아니라 역풍에서 무엇을 지키느냐로 드러난다는 것.

    그래서, 대표도 아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여기서 저는 솔직한 질문에 부딪혔습니다. 나는 창업자도 대표도 아닌 그저 한 조직의 장(長)일 뿐인데, 어떻게 팀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성장하게 할 수 있을까?

    책이 준 답은 분명했습니다. 주인의식은 “당연히 가져야지”라고 강요해서 생기지 않습니다. 회사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를 연결해줄 때 비로소 싹틉니다. 그리고 그 연결이 바로 리더의 일입니다.

    리더가 신입 팀원 옆에서 노트북을 보며 코칭하는 모습

    그래서 저는 요즘 1:1 면담에 진심을 쏟고 있습니다. 팀원 각자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듣고, 그것을 패스트파이브 안에서, 나아가 이후 커리어에서 어떻게 키워갈지 함께 그립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공학과를 갓 졸업한 한 신입은 AI·프로덕트·개발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세일즈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저는 관련 미팅에 함께 참여시켜 그 분야 선배들에게 직접 배울 기회를 만들어줬습니다. 세일즈는 제가 가장 잘하는 영역이니,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상세히 코칭하고요. 이렇게 개인이 최대한 성장할 길과 우리 조직이 반드시 달성해야 할 숫자를 같은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대화합니다.

    이 둘이 따로 놀지 않고 하나로 겹쳐질 때, 팀원은 비로소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성장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리더의 역할을 다시 배우며

    주인의식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당연히 주인의식 갖고 일해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툭 던지는 건 리더의 일이 아니니까요.

    어떻게 하면 회사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를 잇고, 사람의 성장을 도울 수 있을까 — 그 질문을 붙들고 실제로 실행하는 것. 저는 그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커피 한 잔의 이야기를 덮으며 다시 배웁니다.

    다양한 팀원들이 유리보드의 계획을 함께 바라보는 모습

    슐츠가 파트너들의 마음을 얻어 스타벅스를 키웠듯, 저 역시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과 목표를 연결하며 함께 성장하는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그래서 더 배우고 나아가려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하워드 슐츠는 왜 직원 복지에 집착했나요?

    7살 때 아버지가 배달 일 중 다쳐 일자리와 의료보험을 동시에 잃고 가정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본 경험 때문입니다. 그는 훗날 파트타임 직원에게까지 의료보험과 스톡옵션을 제공하며, 아버지가 받지 못한 안전망을 자기 회사 구성원에게 제공했습니다.

    스타벅스는 왜 직원을 ‘파트너’라고 부르나요?

    1991년 도입한 스톡옵션 제도 빈 스톡(Bean Stock) 때문입니다. 주 20시간 이상 일하는 모든 구성원에게 회사 주식을 나눠주며, 단순 고용인이 아니라 회사의 성장을 함께 나누는 동업자(partner)로 대했습니다.

    프라푸치노는 누가 만들었나요?

    본사가 아니라 현장에서 나왔습니다. 남캘리포니아 지역 매니저 디나 캠피언과 현장 매니저들이 1993년 개발했고, 처음엔 CEO 슐츠가 반대했지만 결국 채택되어 출시 1년 만에 전체 매출의 약 7%를 차지했습니다.

    리더가 팀원에게 주인의식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강요가 아니라 연결이 핵심입니다. 1:1 면담으로 개인이 진짜 원하는 성장 방향을 파악하고, 그것을 조직이 달성해야 할 목표와 겹쳐 놓아야 합니다. 회사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가 하나로 이어질 때 주인의식이 생깁니다.

  • AI가 사람을 자른다고요? 우리 팀에 『플러스 휴먼』을 권하는 진짜 이유

    AI가 사람을 자른다고요? 우리 팀에 『플러스 휴먼』을 권하는 진짜 이유

    “새로 온 팀장이 사람 대신 AI로 다 바꿔버리려는 거 아니야?”

    이직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팀 안에 이런 공기가 흐른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제가 하도 “AI를 여러분 일에 적용해보라”고 강조하니까 생긴 오해였어요. 아직 그 오해가 완전히 풀린 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팀원 한 명 한 명과 1:1을 할 때마다, AI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저에 대한 이야기를 진정성을 담아 꺼내며 그 오해를 하나씩 격파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팀의 AI 사용 수준은 솔직히 이렇습니다. 대부분은 아직 검색하듯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는 수준이고, 정말 자기 일에 붙여 쓰는 친구는 한두 명 남짓이에요. 나머지는 AI를 써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내 일에 대체 어떻게 적용하라는 거지?”에서 멈춰 있습니다. 저는 이 간극을 좁히고 싶었어요.

    그러다 서점에서 김미경 강사님의 신간 『플러스 휴먼』을 집어 들었습니다. 강사님은 늘 어려운 걸 쉽게 풀어주시는 분이에요. AI가 왜 중요한지, 특히 저보다 젊은 팀 친구들일수록 왜 이걸 더 잘 써야 하는지를 저 혼자 설명하기엔 벅찼는데, 이 책이 그 대신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 글은 그 책을 팀에게 건네기 전에, 제가 먼저 정리한 리뷰입니다.

    문제 1. “AI가 내 자리를 뺏는 거 아니에요?”

    책을 펴자마자 서늘한 문장이 나옵니다.

    “아마존, AI 도입 후 3만 명 해고.”

    솔직해지겠습니다. 우리나라에 아무리 노조가 있고 고용 보호 장치가 있어도,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익을 내야 생존합니다. 이건 냉정한 게 아니라 그냥 사실이에요. 그래서 저는 팀원들의 불안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불안은 정당한 감정이니까요. 다만 김미경 강사님은 여기서 방향을 틉니다. “닫히는 문만 보지 말고, 열리는 문을 보라”고요.

    책은 세상을 두 종류의 인간으로 나눕니다.

    • 노멀 휴먼 — 하나의 머리와 두 개의 손으로, 혼자 생각하고 혼자 실행하는 사람
    • 플러스 휴먼 — AI를 더해 두 개의 뇌(듀얼 브레인)와 열 개의 손(멀티 핸즈)으로 살아가는 사람

    여기에 하나 더, 책은 플러스 휴먼을 로켓 부스터를 단 사람이라고 표현합니다. 어떤 일에 숙련되기까지 필요한 시간을 압축해, 남들보다 훨씬 빠르게 시도하고 빠르게 배우는 사람. 결국 같은 하루를 살아도, 노멀 휴먼과 플러스 휴먼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의 총량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AI는 기술이 아니라 문명입니다. 100년 전 전기가 농경 사회를 산업 사회로 통째로 바꿨듯, AI는 ‘어디서 일하는가’가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자체를 다시 쓰고 있습니다.

    “지식의 가격은 낮아지고,
    이해의 가격은 올라간다.”

    — 『플러스 휴먼』

    정보를 아는 것, 자료를 찾는 것, 문서를 요약하는 것 — 이건 이제 값이 싸졌습니다. AI가 순식간에 해주니까요. 대신 그 결과를 목적에 맞게 해석하고, 맥락을 판단하고, 무엇을 취하고 버릴지 결정하는 능력의 값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이건, 14년간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혀 온 사람이 가장 잘하는 일이죠.

    문제 2. “그래서, 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건데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이 책이 말하는 플러스 휴먼의 5가지 역량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걸 읽으면서, 제가 요즘 겪고 있는 일과 정확히 겹친다는 걸 느꼈어요.

    역량책의 정의내 현장의 언어로
    ① 암묵지시간의 압축 파일14년간 세일즈 현장에서 몸으로 쌓은 것
    ② 문제 발견풀어야 할 것을 찾는 눈“이게 결핍이다”를 알아채는 감각
    ③ 학습 민첩성배우고 빠르게 적용하는 힘일단 해보면서 배우는 것
    ④ 협업 지능AI를 파트너로 만드는 기술AI를 ‘검색기’가 아니라 ‘동료’로
    ⑤ 회복력다시 일어나는 힘우당탕탕 깨지면서도 계속 가는 것
    플러스 휴먼의 5가지 역량 × 내 현장

    이 다섯 가지를 관통하는 이 책의 가장 강력한 한 줄은 이거였습니다.

    “스스로 결핍을 느끼고,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자발적으로 찾아 해결하는 일.” 그게 이제 AI를 통해 가능해졌다.

    이 문장 앞에서 저는 지난 세일즈 경력이 통째로 떠올랐습니다. 프로덕트에 꼭 반영됐으면 했던 고객의 목소리. 타겟을 더 정교하게 잡아야 하는데 “마케팅 리소스가 부족하다”며 거절당했던 캠페인. 계약 전 최종 법무 검토에 앞서 제가 미리 확인해야 했던 수많은 법률 지식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결국 포기했던 그 모든 것. 그게 지금은 가능해졌어요.

    당장 이번 주말에도 그렇습니다. 리드(Lead) 관련해서 마케팅팀에 요청하면 진행에 시간이 걸릴 걸 알기에, 저는 직접 에이전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비용이 들고, 전문 지식이 필요해서 엄두도 못 냈을 일이에요. 지금은 결핍을 느낀 제가, 그 결핍을 스스로 메우는 생산자가 될 수 있습니다.

    주말 밤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드는 우팀장
    완벽하게 알고 시작하지 않습니다. 우당탕탕 먼저 만들어봅니다.

    저는 원래 일단 시도하면서 배우는 스타일입니다. 예전엔 이걸 두고 “무식하다”는 소리도 들었어요. 계획서부터 완벽하게 쓰고 시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저는 늘 먼저 부딪히는 쪽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다릅니다. 우당탕탕 부딪히며 결국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어봐야만, 이게 진짜 제 업무에, 제 인생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김미경 강사님의 경험이 큰 위로가 됐습니다. 강사님은 예순둘의 나이에, 코딩 경험이 단 하나도 없이 직접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말로 서비스를 만드는 ‘바이브 코딩’으로 웹 서비스를 론칭하고, 심지어 자신의 경험과 철학을 담은 AI 분신 ‘메타 김미경’까지 구현해냈습니다. 62세도 우당탕탕 해내는데, 저라고 못 할 이유가 없죠. 그래서 저는 요즘 우당탕탕우팀장으로 사는 이 시대가, 오히려 더 살기 좋습니다.

    “내가 AI보다 무엇을 더 잘하느냐가 아니다.
    내 안에 쌓여 있는 것을
    어떻게 AI와 만나게 하느냐다.”

    — 『플러스 휴먼』

    이 문장이 5가지 역량 중 ①암묵지의 정체입니다. 14년의 세일즈 경험은 그냥 흘러간 시간이 아니라, 저만이 가진 ‘시간의 압축 파일’이에요. 그리고 이 압축 파일을 AI와 만나게 하는 순간, 저는 열 개의 손을 가진 사람이 됩니다.

    문제 3. “그럼 세일즈 같은 직무는 어떻게 되는데요?”

    여기서 저는 팀원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합니다. AI 시대에 오히려 더 강력해지는 역량이 바로 세일즈라고요.

    실제로 지금 기업들은 대부분의 채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딱 하나, 세일즈만큼은 여전히, 오히려 더 많이 사람을 뽑습니다. 왜일까요. 책의 표현을 빌리면, 싱킹(Thinking)은 AI가 잘하지만, 언더스탠딩(Understanding)은 사람이 남아야 할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고객이 말로 하지 않은 진짜 니즈를 읽는 것, 조직 안의 여러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신뢰를 쌓는 것, 복잡한 딜의 맥락을 판단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 이건 AI가 자료를 아무리 빨리 정리해줘도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에요.

    다만 제가 말하는 세일즈는 예전의 ‘판매’나 단순 반복형 영업이 아닙니다. 엔터프라이즈처럼 규모 있는 상대, 복잡성과 맥락 판단을 요구하는 고차원 세일즈를 말해요. 이건 AI가 대체하는 자리가 아니라, AI를 열 개의 손처럼 붙여서 한 사람이 훨씬 더 크게 해내는 자리입니다. 자료 조사·시장 분석·제안서 초안·고객사 리서치를 AI에게 맡기고, 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그 마지막 1미터에 온 에너지를 쏟습니다. 제가 세일즈 프로세스를 시스템으로 만들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고요.

    엔터프라이즈 B2B 세일즈 미팅에서 성장 차트를 발표하는 우팀장
    세일즈의 마지막 1미터는, AI가 아니라 사람이 걷습니다.

    그래서 저는 AI를 만난 뒤로 일에 있어서만큼은 두려움이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제 업(業)의 본질이 이 시대에 얼마나 더 빛나는지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어요. 세일즈의 본질 — 사람을 이해하고, 신뢰를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 — 은 AI 시대에 사라지기는커녕 더 귀해졌습니다. 이걸 우리 팀 친구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었어요.

    문제 4. “그럼 저는 지금 뭐부터 하면 돼요?”

    책은 소비자로 남지 말고 생산자가 되라고 합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남이 만든 것만 쓰지 말고, 내게 필요한 것을 내 손으로 만들어볼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저는 이 문장을 우리 팀의 첫 번째 미션으로 삼고 싶습니다.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 없어요. 책이 말하는 순서 그대로입니다.

    1. 결핍을 적어라 (문제 발견). 내 일에서 가장 시간을 잡아먹거나, 도움을 못 받아 포기했던 일 하나를 고릅니다.
    2. AI에게 동료처럼 말을 걸어라 (협업 지능). 검색하듯 던지지 말고, 배경과 목적을 설명하고 함께 고민하듯 대화합니다.
    3.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만들어라 (학습 민첩성). 초안이 엉성해도 괜찮습니다. 만들어봐야 배웁니다.
    4. 깨지면 다시 하라 (회복력). 우당탕탕은 실패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이 4단계에, 각자 자기만의 암묵지를 얹으면 그게 바로 그 사람만의 플러스 휴먼이 되는 길입니다.

    팀에게, 그리고 저에게

    저는 팀원 누구도 AI에게 자리를 뺏길까 두려워하는 채로 두고 싶지 않습니다. 특히 젊은 친구들일수록, 저보다 훨씬 더 오래 이 문명을 살아갈 사람들이기에 더 그래요. AI는 사람을 지우려고 온 게 아니라, 한 명 한 명을 자기 결핍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생산자로 만들어주려고 왔습니다.

    밝은 사무실에서 젊은 팀원들과 함께 웃고 있는 우팀장
    혼자 살아남는 게 아니라, 함께 더 큰 사람이 되는 것.

    새로 온 팀장이 사람을 AI로 바꾸려 한다는 그 오해에, 저는 이제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저는 사람을 AI로 바꾸려는 게 아니라, 우리 각자를 AI를 더한 더 큰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거라고요. 그게 제가 매번 1:1에서 진심을 다해 전하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왜 이렇게까지 사람과 진심에 매달리는지는 이 글에 적어두었어요.)

    그러니 우리, 완벽하게 알고 시작하려 하지 맙시다. 저처럼 우당탕탕 먼저 만들어봅시다. 그 과정에서 깨지고 다시 일어나는 회복력까지가, 결국 플러스 휴먼의 마지막 역량이니까요.

    이 책을 우리 팀 모두에게 권합니다. AI를 왜 써야 하는지, 이제 저 대신 김미경 강사님이 이야기해 줄 차례입니다.

    이번에 읽은 책
    김미경의 플러스 휴먼
    보통 인간의 한계를 깨부수는 AI 시대 진화 전략

    자주 묻는 질문

    『김미경의 플러스 휴먼』은 어떤 책인가요?

    AI는 기술이 아니라 ‘문명’이라는 관점에서, 혼자 일하는 ‘노멀 휴먼’을 넘어 AI를 더해 두 개의 뇌와 열 개의 손으로 일하는 ‘플러스 휴먼’으로 진화하는 전략을 담은 책입니다. 특히 4060세대도 쉽게 따라올 수 있도록, 저자가 직접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바이브 코딩으로 서비스를 론칭한 경험을 바탕으로 실전 로드맵을 제시합니다.

    플러스 휴먼의 5가지 역량은 무엇인가요?

    ① 암묵지(시간의 압축 파일) ② 문제 발견(풀어야 할 것을 찾는 눈) ③ 학습 민첩성(배우고 빠르게 적용하는 힘) ④ 협업 지능(AI를 파트너로 만드는 기술) ⑤ 회복력(다시 일어나는 힘). 이 다섯 가지에 자신만의 경험을 얹는 것이 플러스 휴먼이 되는 길입니다.

    AI 시대에 세일즈 직무는 사라지나요?

    오히려 더 강력해집니다. ‘싱킹(Thinking)’은 AI가 잘하지만 ‘언더스탠딩(Understanding)’, 즉 고객의 진짜 니즈를 읽고 신뢰를 쌓고 결정적 순간에 마음을 움직이는 일은 사람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채용을 줄이는 와중에도 복잡성과 맥락 판단을 요구하는 엔터프라이즈 세일즈 인력은 더 많이 뽑고 있습니다.

    AI를 내 일에 어떻게 적용하기 시작하면 되나요?

    ① 내 일에서 가장 시간을 잡아먹거나 포기했던 ‘결핍’을 하나 적고 ② AI에게 검색하듯 묻지 말고 배경과 목적을 설명하며 동료처럼 대화하고 ③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만들어보고 ④ 깨지면 다시 하면 됩니다. 완벽하게 알고 시작하기보다 ‘우당탕탕’ 먼저 만들어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참고 자료
    · 김미경의 플러스 휴먼 — 교보문고
    · AI 문명 시대, 일과 직업은 어떻게 바뀌나 — 씽크노트
    · 보통 인간의 한계를 깨부수는 AI시대 진화 전략 — 브런치 리뷰
    · 김미경의 플러스 휴먼, AI 시대 4060 생존법 — 다음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