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요약
- 저는 매일 일기를 씁니다. 단, 주말에는 못 씁니다. 이유가 부끄럽습니다 — 출근을 안 하기 때문입니다.
- 제 일기와 독서는 의지가 만든 게 아니라 출근길 지하철 편도 40분이 만들었습니다. 앞의 20분은 일기, 뒤의 20분은 책.
- 고명환 작가의 『독서의 기술』은 이걸 정확히 짚습니다. 하루 10쪽. 매일이 아니어도 된다. 분량에 집착하면 책이 질린다.
- 3년 전 책을 읽기 시작한 뒤 제게 생긴 건 지식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질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들이 쌓여, 저는 저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 지금 제가 책을 읽는 진짜 이유는 두려움입니다. 저는 40년밖에 살지 못했고, 제 경험은 딱 거기까지입니다.
— 14년차 내향형 세일즈 리더 우당탕탕 우팀장
제 일기장에는 규칙적인 구멍이 있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빼곡합니다. 그런데 토요일과 일요일 칸은 늘 비어 있습니다. 몇 달째가 아니라 몇 년째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부끄러웠습니다. 명색이 매일 쓴다고 말해놓고 주 5일만 쓰는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그 구멍의 이유를 알고 나서, 저는 제 의지를 의심하는 걸 그만뒀습니다.
주말에는 출근을 안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왜 주말에는 일기를 못 쓸까요?
결론부터: 습관을 만든 게 제 의지가 아니라 지하철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하철로 출근합니다. 편도 40분. 그 40분을 이렇게 씁니다.
- 앞의 20분 — 일기. 어제 무슨 결정을 했고, 그 결정이 왜 그랬는지를 씁니다.
- 뒤의 20분 — 책. 그날 가방에 들어 있는 한 권을 펼칩니다.
이 40분은 제가 만든 시간이 아닙니다. 회사가 만들어준 시간입니다. 내리기 전까지 저는 그 자리에서 나갈 수 없고, 할 수 있는 일도 몇 개 없습니다. 스마트폰을 보거나, 졸거나, 쓰거나, 읽거나.
그래서 주말이 오면 그 습관이 통째로 사라집니다. 집에는 소파도 있고 시간은 평일의 다섯 배쯤 있는데, 안 씁니다. 심지어 읽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이 사실을 인정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그리고 인정하고 나니 결론이 하나로 정리됐습니다.
독서 습관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좌표의 문제입니다. 읽을 마음을 먹는 게 아니라, 읽을 수밖에 없는 자리에 나를 가져다 놓는 겁니다.
의지로 읽는 사람은 바쁜 주가 오면 무너집니다. 저는 실제로 무너져봤습니다. 그런데 지하철은 제 컨디션을 묻지 않습니다. 야근을 했든 숫자가 깨졌든, 저는 내일 아침에도 그 자리에 40분 앉아 있게 됩니다.
「20-20 통근 설계」 — 우팀장의 독서 환경
-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을 하나 정합니다. 이미 있으면 그걸 쓰고(출퇴근, 대기 시간), 없으면 만듭니다. 중요한 건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내가 도망칠 수 없는 상태입니다.
- 그 시간을 반으로 자릅니다. 앞은 쓰기(정리), 뒤는 읽기(입력). 순서가 중요합니다. 먼저 어제를 비워내야 오늘 읽은 게 들어갈 자리가 생깁니다.
- 책을 그 상황에 미리 갖다 둡니다. 가방에 넣는 게 아니라 전날 밤에 넣어둡니다. 아침의 저는 결정할 힘이 없습니다.
핵심은 하나입니다. 결심하지 말고 배치하십시오.
고명환은 그 상황을 직접 만드는 사람이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3년 동안 몸으로 알아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독서의 기술』을 읽고 한 번 더 수정해야 했습니다.
저는 이미 있는 상황을 발견한 사람이었습니다. 지하철 40분은 제가 만든 게 아니라 원래 거기 있었고, 저는 그걸 주워 쓴 것뿐입니다. 그래서 그 상황이 없는 주말에는 그냥 무너집니다.
고명환은 다릅니다. 그 상황을 직접 만듭니다. 차에서 내리면 곧바로 운동을 합니다.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내리는 행동 자체를 운동의 시작으로 붙여놨기 때문에 그냥 하게 되는 겁니다. 그는 이런 식으로 일상 곳곳에 독서와 운동을 끼워 넣습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한 장, 자기 전 5분, 이동하는 동안.
차이가 큽니다. 저는 환경에 얹혀 있었고, 그는 환경을 짓고 있었습니다.
이 차이가 왜 중요하냐면, 발견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를 옮기면, 재택이 늘면, 차로 출근하게 되면 제 40분은 사라집니다. 남의 스케줄에 얹힌 습관은 남의 사정에 따라 없어집니다. 반면 만들어둔 상황은 제가 옮겨 다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 결론을 이렇게 고쳤습니다.
의지를 쓰지 말고 상황을 만드십시오. 이미 있으면 주워 쓰고, 없으면 지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원리는 하나입니다 — 결심하지 말고, 도망칠 수 없는 자리에 나를 배치하는 것.
고명환 『독서의 기술』은 어떤 책인가요?
결론부터: 독서를 취미에서 삶의 시스템으로 옮기는 법을 다룬 책입니다.
정식 제목은 『독서의 기술 — 책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라곰, 2026년 7월 출간, 328쪽)입니다. 저자 고명환은 개그맨에서 작가·강연가·요식업 CEO로 완전히 갈아탄 사람이고, 그 변신의 원인을 전부 20년간의 독서로 지목합니다. 교보문고 올해의 작가상을 받았고, 3,000권 이상을 읽었다고 합니다.
책은 크게 두 덩어리입니다. 왜 읽어야 하는가(24가지 이유), 그리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직접 해본 독서법). 저자가 꼽는 독서의 효용은 이런 것들입니다 — 기회를 알아보는 눈, 돈의 흐름에 대한 감각, 두려움의 감소, 시간 활용,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
독서법은 니체의 ‘정신의 세 가지 변화’를 빌려 세 단계로 나눠 놨습니다.
- 초보 — 뇌 속임 독서법. 시작이 괴로운 구간을 뇌를 속여서 통과합니다. 의지로 버티는 게 아니라, 뇌가 눈치채기 전에 이미 읽고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 중급 — 10쪽 독서법. 조급함을 조절하는 단계입니다.
- 고급 — 나만의 독서 컬렉션 만들기.
1단계 이름이 ‘뇌 속임’이라는 게 저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처음부터 의지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자기 뇌를 설득하려 하지 않고 속여서 데려갑니다. 차에서 내리면 바로 운동하는 것도 정확히 같은 원리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책을 제 방식이 틀린 게 아닌지 확인하려고 집어 들었습니다. 하루 20분, 그것도 주 5일. 이게 독서라고 할 수 있는 양인가 싶었거든요.
10쪽 독서법이란 무엇인가요?
결론부터: 분야가 다른 책 세 권을 놓고 각각 10쪽씩만 읽는 방법입니다. 저자가 가장 강하게 미는 방법입니다.
고명환은 문학·철학·과학처럼 서로 먼 분야의 책 세 권을 준비해 10쪽씩 번갈아 읽고, 그다음 산책을 하라고 말합니다. 이유가 흥미롭습니다.
책의 내용을 기억하기 위한 독서가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한 독서가 되기 때문입니다.
완독을 목표로 하면 책은 시험 범위가 됩니다. 그런데 서로 다른 세 분야를 10쪽씩 섞어 넣으면 머릿속에서 연결이 일어납니다. 어제 읽은 과학책의 개념이 오늘 회의의 조직 문제와 겹쳐 보이는 순간이요.
그리고 저를 진짜로 안심시킨 건 저자의 인터뷰 발언이었습니다.
“하루에 딱 10쪽씩만 읽으라고 조언한다. 꼭 매일이 아니어도 된다.”
분량에 집착하면 책이 질려버린다는 겁니다. 제 주말의 빈칸이 실패가 아니라는 뜻이었습니다. 20분에 10쪽, 주 5일. 저자 기준으로는 충분한 독서였습니다.
팀장이라면 이 세 권으로 바꿔도 됩니다
저는 문학·철학·과학 대신 제 일에 맞는 세 축으로 바꿔서 씁니다. 조합만 다를 뿐 원리는 같습니다.
- 현장 (세일즈·경영서) — 내일 회의에서 당장 쓸 수 있는 것
- 사람 (문학·심리) — 팀원이 왜 저러는지 알게 되는 것
- 구조 (철학·과학·역사) — 3년 뒤가 보이는 것
현장 책만 읽으면 시야가 이번 분기에 갇힙니다. 구조 책만 읽으면 말은 그럴듯한데 월요일에 할 일이 없습니다. 세 권을 같이 열어둬야 오늘의 문제와 3년 뒤가 한 화면에 들어옵니다.
책을 읽으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게 달라진 건 지식이 아니었습니다. 의사결정이었습니다.
저는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전의 저를 돌아보면, 성과가 나쁘지는 않았는데 결정에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조금 더 기다렸어야 했는데 밀어붙였고, 밀어붙였어야 했는데 눈치를 봤고, 사람을 봐야 할 때 숫자를 봤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이 사실이 무서워졌습니다.
그 아쉬운 결정들이 모여서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는 것.
커리어는 큰 사건 하나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매일의 작은 결정 수천 개가 쌓인 총합이 그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결정의 질을 1%만 올려도, 몇 년 뒤의 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됩니다.
고명환이 독서의 효용으로 꼽는 것도 정확히 이 지점입니다.
“책, 특히 고전을 읽으면 세상의 원리를 알게 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세상이 명징하게 보이기 때문에 두렵지도 않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게 점을 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상황이 어디로 흘러갈지 몇 수 앞을 볼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 사람이 지금 이렇게 반응하면 두 달 뒤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 이 숫자가 이 속도로 빠지면 다음 분기에 뭐가 터지는지. 그게 보이면 결정이 빨라지는 게 아니라 덜 아쉬워집니다.
그런데 제가 진짜 얻은 건 그다음이었습니다. 순서대로 왔습니다.
- 더 나은 결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 그런 결정을 하는 제 자신을 신뢰하게 됐습니다. (자기효능감)
- 신뢰가 쌓이니까 저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 그리고 행복해졌습니다.
독서의 결과가 연봉이나 승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온 건 제 자신과의 관계 회복이었습니다. 이건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책을 읽는 진짜 이유는 두려움입니다
여기까지 쓰고 나니 좀 더 솔직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책을 읽지 않으면 두렵습니다.
인류는 수천 년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고작 40년을 살았습니다. 그중 사회생활은 14년입니다. 제가 직접 겪을 수 있는 일의 총량은 정해져 있고, 그마저도 제 업계·제 직무·제 나이대 안에서만 일어납니다. 제 경험은 넓은 게 아니라 깊기만 한 것입니다.
그 좁은 표본으로 팀의 방향을 정하고, 사람의 자리를 정하고, 제 커리어를 겁니다. 이게 안 무서우면 이상한 겁니다.
책은 그 한계를 뚫는 거의 유일한 방법입니다. 다른 사람이 평생을 걸어 얻은 세상 보는 눈을, 저는 몇 시간이면 빌릴 수 있습니다. 제가 겪지 않은 실패, 제가 만나지 못한 사람, 제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를요.
고명환이 인용한 명나라 사상가 이지의 문장이 이 감각을 정확히 표현합니다.
“세계는 얼마나 좁으며 네모난 책은 얼마나 넓은가”
비트겐슈타인의 문장도 같은 말을 다르게 합니다.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다.” 제가 가진 단어만큼만 세상이 보인다면, 단어를 늘리는 것 말고는 세상을 넓힐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지하철에서 책을 펴는 건 부지런해서가 아닙니다. 제 40년이 부족하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일 아침부터 무엇을 하면 되나요?
결론부터: 독서 계획을 세우지 마시고, 상황을 하나 정하십시오.
-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을 하나 정합니다. 출퇴근·대기 시간처럼 이미 있는 것이면 그대로 쓰고, 없으면 만듭니다. 만드는 방법은 고명환식이 정확합니다 — 이미 매일 하는 행동 뒤에 붙이는 것입니다. 차에서 내리면 운동, 앉으면 책, 커피를 내리는 동안 한 장.
- 그 상황에 책을 미리 배치합니다. 오늘 밤 가방에 넣으세요. 아침의 나에게 선택권을 주면 안 됩니다.
- 10쪽만 읽습니다. 완독은 목표가 아닙니다. 고명환의 말대로 매일이 아니어도 됩니다. 제 일기장에도 주말마다 구멍이 있습니다.
1번이 전부입니다. “내일부터 30분 읽어야지”는 계획이 아니라 소원입니다. “지하철에 앉으면 편다”, “차에서 내리면 걷는다”가 계획입니다. 차이는 하나뿐입니다 — 앞에 조건이 붙어 있는가.
그리고 하나 더 권해드립니다. 읽기 전에 5분만 쓰세요. 어제 내린 결정 하나와 그 이유를 적는 겁니다. 이걸 몇 년 하면 자기 판단의 패턴이 보입니다. 저는 이 기록 덕분에 제가 사람 문제를 늘 한 박자 늦게 다룬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책이 알려준 게 아니라 제 일기가 알려줬습니다.
3줄 요약
- 독서 습관은 의지가 아니라 상황입니다. 저는 지하철 40분이 사라지는 주말이면 아무것도 못 씁니다. 그런데 고명환은 그 상황을 직접 만듭니다 — 차에서 내리면 곧바로 운동하는 식으로요. 이미 있으면 주워 쓰고, 없으면 지으십시오.
- 고명환의 10쪽 독서법 — 분야가 다른 세 권을 10쪽씩. 완독은 목표가 아니고, 매일이 아니어도 됩니다. 기억하려고 읽는 게 아니라 연결하려고 읽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독서의 결과는 지식이 아니라 의사결정입니다. 그리고 그 결정들이 모여 사람을 만듭니다. 저는 결정이 나아지면서 저를 신뢰하게 됐고, 그다음에 좋아하게 됐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고명환의 10쪽 독서법이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A. 문학·철학·과학처럼 분야가 서로 먼 책 세 권을 준비해 각각 10쪽씩만 번갈아 읽는 방법입니다. 완독이 목적이 아니라, 서로 다른 분야가 머릿속에서 연결되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저자는 읽은 뒤 산책하기를 함께 권합니다.
Q. 하루 10쪽으로 정말 효과가 있나요?
A. 저자는 인터뷰에서 “하루에 딱 10쪽씩만 읽으라고 조언한다, 꼭 매일이 아니어도 된다”고 말합니다. 분량에 집착하면 책 자체가 질려버려 습관이 끊기기 때문입니다. 하루 10쪽이면 300쪽짜리 책을 한 달에 한 권 정도 읽게 되고, 무엇보다 중단되지 않습니다.
Q.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하나요?
A. 시간을 확보하려 하지 말고 상황을 정하세요. 출퇴근길이나 대기 시간처럼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없는 시간이 이미 있으면 그대로 쓰고, 없으면 만들면 됩니다. 만드는 방법은 이미 매일 하는 행동 뒤에 붙이는 것입니다. 고명환은 차에서 내리면 곧바로 운동을 하는 식으로 일상 곳곳에 끼워 넣습니다. “내일부터 30분 읽어야지”는 소원이고, “앉으면 편다”가 계획입니다.
Q. 독서를 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라지나요?
A. 저자는 세상의 원리를 알게 되어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생기고, 그래서 두렵지 않게 된다고 말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지식보다 의사결정의 질이 먼저 달라졌습니다. 결정이 나아지면 그 결정을 내리는 자신을 신뢰하게 되고, 자기효능감이 쌓이면서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회복됩니다.
Q. 『독서의 기술』은 어떤 사람이 읽으면 좋나요?
A. 책을 읽어야 한다는 건 아는데 매번 3일 만에 그만두는 사람, 완독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시작을 못 하는 사람에게 맞습니다. 독서법 자체보다 왜 읽어야 하는가를 24가지로 정리한 부분이 두꺼워서, 동기가 약해진 시점에 읽으면 특히 효과가 있습니다.
저는 이번 주에도 주말 일기는 못 썼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더 이상 이걸 어쩔 수 없는 일로 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있는 상황에 얹혀만 있었지, 한 번도 만들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주말부터 하나 붙여보려고 합니다. 토요일 아침에 눈을 뜨면, 세수만 하고 그대로 집 앞 카페까지 걸어가는 것. 읽겠다고 결심하는 게 아니라, 걷는 행동 뒤에 읽는 행동을 붙여두는 것입니다. 고명환이 차에서 내리면 운동을 하듯이요.
혹시 지금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할까” 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 말씀만 드리고 싶습니다. 의지가 약한 게 아니라, 아직 상황을 안 만드신 겁니다.
저는 화려하게 수습하는 리더보다, 무너지지 않게 미리 설계해두는 쪽이 결국 멀리 간다고 믿습니다. 리더가 되고 싶다면, 먼저 Reader가 되십시오.
고명환의 10쪽 독서법이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문학·철학·과학처럼 분야가 서로 먼 책 세 권을 준비해 각각 10쪽씩만 번갈아 읽는 방법입니다. 완독이 목적이 아니라, 서로 다른 분야가 머릿속에서 연결되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저자는 읽은 뒤 산책하기를 함께 권합니다.
하루 10쪽으로 정말 효과가 있나요?
저자는 인터뷰에서 하루에 딱 10쪽씩만 읽으라고, 꼭 매일이 아니어도 된다고 조언합니다. 분량에 집착하면 책 자체가 질려버려 습관이 끊기기 때문입니다. 하루 10쪽이면 300쪽짜리 책을 한 달에 한 권 정도 읽게 되고, 무엇보다 중단되지 않습니다.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하나요?
시간을 확보하려 하지 말고 상황을 정하세요. 출퇴근길이나 대기 시간처럼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없는 시간이 이미 있으면 그대로 쓰고, 없으면 만들면 됩니다. 만드는 방법은 이미 매일 하는 행동 뒤에 붙이는 것입니다. 고명환은 차에서 내리면 곧바로 운동을 하는 식으로 일상 곳곳에 끼워 넣습니다. ‘내일부터 30분 읽어야지’는 소원이고, ‘앉으면 편다’가 계획입니다.
독서를 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라지나요?
저자는 고전을 읽으면 세상의 원리를 알게 되어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생기고, 그래서 두렵지 않게 된다고 말합니다. 실제 경험으로는 지식보다 의사결정의 질이 먼저 달라집니다. 결정이 나아지면 그 결정을 내리는 자신을 신뢰하게 되고, 자기효능감이 쌓이면서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회복됩니다.
『독서의 기술』은 어떤 사람이 읽으면 좋나요?
책을 읽어야 한다는 건 아는데 매번 3일 만에 그만두는 사람, 완독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시작을 못 하는 사람에게 맞습니다. 독서법 자체보다 왜 읽어야 하는가를 24가지로 정리한 부분이 두꺼워서, 동기가 약해진 시점에 읽으면 특히 효과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