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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딩 투자 시크릿 후기 | 알고 파는 세일즈와 모르고 파는 세일즈의 차이

    빌딩 투자 시크릿 후기 | 알고 파는 세일즈와 모르고 파는 세일즈의 차이

    이 글에서 말씀드릴 것

    • 세일즈는 공간을 파는 일이 아니라 첫 단추를 끼우는 일입니다. 첫 칸이 어긋나면 아래는 아무리 잘 맞춰도 어긋납니다.
    • 민성식 『빌딩 투자 시크릿』을 읽고 고리 하나를 봤습니다. 성장할 고객이 들어오고 → 맞는 공간과 서비스가 붙고 → 고객이 더 크고 → 우량 임차인이 되고 → 건물의 가치도 패스트파이브도 같이 커지는 고리요.
    • 이 고리의 첫 칸에 서 있는 게 세일즈입니다. 고리가 커지는 쪽으로 돌지 작아지는 쪽으로 돌지는 첫 칸에서 정해집니다.
    • 같은 계약을 해도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다릅니다. 무서운 건 그 차이가 이번 달 숫자로는 똑같아 보인다는 겁니다.
    • 그리고 그건 팀원의 능력 차이가 아니라 누가 말해줬느냐의 차이입니다. 그 말을 해주는 게 제 일인데, 저는 안 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씁니다.

    — 14년차 내향형 세일즈 리더 우당탕탕 우팀장

    셔츠 첫 단추를 잘못 끼워보신 적 있으시죠.

    다 끼우고 나서야 압니다. 아래가 한 칸씩 밀려 있고, 옷깃은 삐뚤고, 고치려면 처음부터 다시 풀어야 합니다.

    아래쪽에서 아무리 정성껏 맞춰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첫 칸이 틀렸으니까요.

    무언가를 깨달은 표정으로 정면을 보는 여성의 얼굴 클로즈업
    첫 칸이 어긋나면, 아래는 아무리 잘 맞춰도 어긋납니다.

    요즘 저는 세일즈가 그 첫 단추라고 생각합니다.

    거창한 말처럼 들리실 수도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1. 저는 오래 ‘단추 개수’를 세고 있었습니다

    제가 맡은 조직의 일은 신규 계약입니다. 비어 있는 공간에 새 고객을 모셔 오는 것.

    계약이 닫히면 그 고객은 운영을 맡는 다른 조직으로 넘어갑니다. 그 회사가 그 뒤로 어떻게 일하는지, 몇 년을 머무는지는 다른 팀의 숫자고요.

    그러다 보니 제가 세는 게 자연스럽게 이렇게 됐습니다.

    이번 달에 몇 개 끼웠나. 남은 구멍은 몇 개인가.

    틀린 일은 아닙니다. 그게 우리 성적표니까요. 그런데 이렇게만 보면 세일즈는 문을 여는 일이 됩니다. 열면 끝나는 일이요.

    문을 여는 일과, 누가 들어올지 고르는 일은 완전히 다른 일인데 말이죠.

    2. 건물주를 위해 쓴 책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 이야기였습니다

    지난번에 같은 저자의 『상업용 부동산 자산관리의 모든 것』을 읽고 글을 한 편 썼습니다. 임차인은 공간을 빌리는 사람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이라는 정의를 배운 책이었습니다.

    그 문장이 오래 남아서 같은 저자의 다른 책을 폈습니다. 『빌딩 투자 시크릿』(법률출판사)입니다.

    저자는 2004년에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 들어와 IFC 서울 자산관리팀과 여의도 파크원 개발 프로젝트를 거친 분입니다. 건물을 사고, 굴리고, 파는 쪽에 20년 가까이 서 있던 사람이죠.

    책을 펼쳐놓고 여백에 메모를 적는 손 클로즈업
    건물 사는 법을 알려주는 책인 줄 알았는데, 한가운데가 전부 사람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저를 위해 쓰이지 않았습니다. 건물을 사려는 사람, 산 건물을 굴려야 하는 사람을 위한 책입니다.

    그런데 목차 한가운데가 이렇습니다.

    PART 4. 우량 임차인이 핵심이다
    PART 5. 임대차계약이 빌딩의 가치를 좌우한다
    PART 6. 성장 주기별 임차인 관리

    빌딩에 투자하는 법을 알려주겠다는 책인데, 한복판 세 파트가 연달아 “누가 들어와 있느냐”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걸 전부 운영의 이야기로 읽었습니다. 임차인을 관리하고, 만족시키고, 재계약을 받아내는 일. 저희 조직 일이 아니라고요.

    그러다 PART 4를 다시 봤습니다. ‘우량 임차인이 핵심이다.’

    이건 관리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확보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들어와 있는 사람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가 아니라, 애초에 누구를 들일 것인가.

    PART 6은 운영의 몫이 맞습니다. 그런데 PART 4는 저희 몫이더군요.

    3. 이 책이 그려준 고리

    여기가 제가 제일 오래 붙들고 있던 부분입니다.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는 벽돌로 매겨지지 않습니다. 그 건물이 벌어들이는 운영 수익으로 매겨집니다. 운영 수익은 임대료가 쌓여 만들어지고, 임대료는 임차인이 냅니다.

    이 세 문장을 이어 붙이면 고리가 하나 나옵니다. 저는 이걸 종이에 그려놓고 한참 봤습니다.

    🔁 고객이 커지면 우리도 커지는 고리

    단계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①
    ← 세일즈
    앞으로 성장할 회사가 들어옵니다
    ② 그 회사에 맞는 공간과 서비스가 붙습니다
    ③ 회사가 더 빨리 큽니다 — 패스트파이브가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드리니까요
    ④ 그 회사가 우량 임차인이 됩니다
    ⑤ 건물의 가치가 오르고, 패스트파이브도 같이 커집니다
    ⑥ 그 힘으로 더 좋은 공간을 만듭니다
    ⑦ 더 좋은 고객이 옵니다 → 다시 ①번으로

    고리라서 한 바퀴 돌 때마다 커지거나 작아집니다. 가만히 있는 법이 없어요.

    그리고 이 고리에서 ①번 칸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세일즈입니다.

    고리가 커지는 쪽으로 돌지 작아지는 쪽으로 돌지는, 첫 칸에서 정해집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책이 이 고리를 이렇게 그려놓지는 않았습니다. 여기부터는 제 해석입니다. 다만 ‘우량 임차인 확보’를 한 파트로 따로 떼어 앞에 둔 책이라면, 들이는 단계의 선택을 나중 결과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저는 읽었습니다.

    그리고 ‘우량 임차인’이라는 말도 다시 보게 됐습니다. 저는 그게 지금 크고 안전한 회사를 뜻하는 줄 알았거든요. 신용도 높고, 월세 밀릴 일 없고, 이름 대면 아는 회사요.

    그것도 맞습니다. 다만 고리를 키우는 쪽은 조금 다릅니다.

    이미 큰 회사는 고리를 지켜주고, 커질 회사는 고리를 키웁니다.

    그리고 우량 임차인은 처음부터 우량으로 오는 게 아니라, 좋은 공간에서 잘 자라서 우량이 되는 것이더군요. 저는 이게 이 책에서 제일 좋았습니다.

    4. 무서운 건, 이번 달 숫자로는 똑같아 보인다는 겁니다

    여기서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같은 계약을 해도,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다릅니다.

    밝은 공유오피스에서 여러 팀원이 활기차게 일하는 사무실 풍경
    오늘 들인 한 팀이 2년 뒤 이 층을 어떤 곳으로 만들지는, 오늘의 표에 안 적힙니다.

    모르고 일하면 이렇게 됩니다. 빈 자리가 있고, 채웁니다. 누가 들어오든 이번 달 숫자는 똑같습니다.

    알고 일하면 이렇게 됩니다. 이 고객이 2년 뒤 이 지점을 어떤 곳으로 만들지를 같이 봅니다. 어디까지 커질 회사인지 묻고, 커질 때 무엇이 필요할지 미리 봐둡니다.

    그런데 여기가 무섭습니다.

    이 두 사람의 이번 달 성적은 똑같습니다.

    계약 한 건은 한 건이고, 좌석 수는 좌석 수니까요. 그래서 이 차이는 그달에는 절대 안 보입니다. 2년, 3년이 지나야 보입니다.

    한쪽은 지점이 점점 단단해지고, 한쪽은 채웠다 비었다를 반복합니다. 그런데 그때가 되면 원인이 뭐였는지 아무도 기억을 못 합니다. 너무 멀어서요.

    그리고 이건 능력 차이가 아닙니다.

    이걸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일 뿐이고, 안다는 건 누가 말해줬다는 뜻입니다.

    저는 팀에게 그 말을 해준 적이 없습니다. 목표는 매주 줬는데, 그 계약이 몇 년 뒤에 무엇이 되는지는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씁니다. 사실 이 글의 수신인은 제 팀입니다.

    5. 하나의 계약은 두 곳에 적힙니다

    제가 팀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한 줄로 줄이면 이겁니다.

    당신이 오늘 한 계약은 두 곳에 적힙니다. 이번 달 표에 한 번, 그리고 몇 년 뒤 이 공간의 모습에 한 번.

    단기 — 이번 달 표장기 — 몇 년 뒤 이 공간
    계약 건수, 좌석 수, 목표 달성률 이 지점에 어떤 회사들이 모여 있는가 — 그게 그 지점의 성격이 됩니다
    이번 달이 지나면 0에서 다시 시작 옆자리에 누가 있느냐가 다른 고객의 만족을 만듭니다
    다음 달 표에는 내 이름이 없음 커진 고객이 레퍼런스가 되어 다음 고객을 데려옵니다

    왼쪽은 매달 지워집니다. 오른쪽은 안 지워집니다.

    저는 팀이 왼쪽만 보고 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왼쪽을 안 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왼쪽을 하면서 오른쪽도 만들고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는 뜻입니다.

    같은 하루를 보내고도 그걸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은 완전히 다른 곳에 도착합니다.

    6. 첫 단추를 잘 끼우면, 다음 팀들이 편합니다

    다시 단추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셔츠의 맨 위 첫 단추를 끼우는 손 클로즈업
    첫 칸만 제자리에 들어가면, 아래는 신기할 만큼 쉽게 맞습니다.

    세일즈는 고객을 제일 먼저 만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끼운 칸이 맞으면, 그다음 팀들의 일이 자연스럽게 풀립니다.

    반대로 급해서 아무나 채우면 어떻게 되느냐. 그 뒷일은 전부 다른 팀이 감당합니다. 우리는 그달 목표를 채웠는데, 그 대가는 몇 달 뒤 운영에서 터집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걸 모릅니다. 우리 표엔 안 뜨니까요.

    그래서 저는 세일즈의 책임이 계약서에서 끝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희가 리텐션을 하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입주 뒤의 시간은 운영하시는 분들 영역이고, 그건 그분들이 훨씬 잘합니다. 제가 거기에 숟가락을 얹을 생각은 없어요.

    신규를 맡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딱 하나입니다.

    계약하면서 알게 된 것을, 계약서와 함께 넘기는 것.

    세일즈는 계약을 따기까지 그 고객에 대해 회사에서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됩니다. 왜 옮기는지, 지금 몇 명인지, 대표가 뭘 걱정하는지, 어디까지 커질 생각인지.

    그런데 그 앎이 계약서에는 안 적힙니다. 계약서엔 면적과 금액과 기간뿐이죠.

    그래서 계약서 뒤에 한 장을 더 붙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 줄이면 충분합니다.

    📄 「계약서 다음 장」 — 세 줄

    줄적는 것
    ① 이 회사는 왜 커질 것 같은가
    최근 채용, 신규 사업, 투자
    ② 커질 때 제일 먼저 무엇이 아쉬워질까
    회의실, 자리 배치, 보안 요건, 총무 담당자의 업무량
    ③ 그때 누가 알고 있어야 하는가
    운영 · 공간 · IT · 커뮤니티 중 어디

    우리가 안 넘기면 다음 팀은 계약서만큼만 압니다. 그 차이를 메울 수 있는 건 우리밖에 없습니다.

    7. 그래서 이번 세일즈 페스티벌이 좋습니다

    마침 지금 패스트파이브는 전 직원이 직접 고객을 만나보는 ‘세일즈 페스티벌’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직군의 동료들이 밝은 공유오피스 라운지에서 편하게 이야기하는 모습
    팀마다 ‘좋은 고객’의 그림이 다릅니다. 그 그림을 서로 맞춰보는 게 이 캠페인의 진짜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지는 단순합니다. 영업팀만 잘하자가 아니라 모두가 고객을 직접 만나보자는 것.

    그런데 이걸 하면서 제가 재미있다고 느낀 게 하나 있습니다.

    팀마다 ‘좋은 고객’의 그림이 다릅니다.

    운영이 보는 좋은 고객, 공간을 만드는 사람이 보는 좋은 고객, 커뮤니티가 보는 좋은 고객, 세일즈가 보는 좋은 고객. 다 조금씩 다릅니다. 그런데 들어보면 다 맞는 말이에요.

    저는 그 그림들을 전부 이해하는 게 세일즈팀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첫 단추니까요. 첫 칸을 끼우는 사람은 아래 칸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팀들은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을 한 번이라도 직접 만나본 사람은, 그다음부터 회의에서 하는 말이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번 페스티벌이 그냥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이번 페스티벌로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배우고, 그래서 조금 더 좋은 패스트파이브가 될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8. 팀에게 하고 싶은 말

    마지막은 제 팀에게 쓰겠습니다. 읽으실 다른 분들도 각자의 팀을 떠올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오늘 만나는 고객은 계약 한 건이 아닙니다.

    지금은 작은 회사일 수 있습니다. 몇 자리 안 될 수도 있고요. 그런데 그 회사가 우리 공간에서 편하게 일하다가 커지면, 그 회사는 우량 임차인이 됩니다. 그러면 우리 공간의 값이 오르고, 건물의 값이 오르고, 회사가 더 좋은 공간을 만들 여력이 생깁니다.

    그 고리의 첫 칸에 여러분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자리를 채우는 사람이 아니라, 누가 이 공간에서 자랄지를 고르는 사람입니다.

    이걸 알고 일하는 것과 모르고 일하는 것. 이번 달 숫자는 같아 보여도 3년 뒤엔 전혀 다릅니다.

    제가 이 말을 더 일찍 했어야 했는데, 늦었습니다. 미안하고,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자주 하려고 합니다.


    3줄 요약

    1. 세일즈는 공간을 파는 일이 아니라 첫 단추를 끼우는 일입니다. 첫 칸이 어긋나면 아래 팀들이 아무리 잘해도 어긋납니다. 『빌딩 투자 시크릿』 PART 4 ‘우량 임차인이 핵심이다’는 관리가 아니라 확보의 이야기였습니다.
    2. 고리가 있습니다. 성장할 고객이 들어오고 → 맞는 공간과 서비스가 붙고 → 고객이 더 크고 → 우량 임차인이 되고 → 건물의 가치도 패스트파이브도 커지고 → 더 좋은 공간을 만들고 → 더 좋은 고객이 옵니다. 이 고리의 첫 칸이 세일즈입니다.
    3. 같은 계약도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다릅니다. 무서운 건 이번 달 숫자로는 똑같아 보인다는 것이고, 다행인 건 그게 능력 차이가 아니라 누가 말해줬느냐의 차이라는 겁니다. 그건 리더가 할 일입니다.

    단추 개수를 세는 사람과, 첫 단추를 끼우는 사람.

    같은 손으로 같은 일을 하는데, 5년 뒤에 완전히 다른 곳에 서 있습니다.

    저는 우리 팀이 뒤쪽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빌딩 투자 시크릿』 | 민성식 · 법률출판사

    빌딩 투자자와 건물주를 위한 실무서입니다. 그런데 저는 고객을 ‘들이는’ 자리에 계신 분들께 권하고 싶습니다. 오늘 내가 한 선택이 몇 년 뒤 무엇이 되는지를, 반대편 시선으로 보여주는 책이라서요.

    우당탕탕 우팀장

    14년차 내향형 B2B 세일즈 리더입니다. 목소리 큰 리더보다, 팀에게 쓸 언어를 쥐여주는 리더가 결국 멀리 간다고 믿습니다. 리더가 되고 싶다면, 먼저 Reader가 되십시오.

    ▸ 책에서 건진 관점 더 보기 : 우당탕탕우팀장 — 사유의 디코딩

    민성식 『빌딩 투자 시크릿』은 어떤 책인가요?

    빌딩 투자와 운영·관리를 다루는 실무서입니다. 법률출판사에서 2022년 6월 출간됐고 352쪽 양장본입니다. ‘어디를 살 것인가’보다 ‘산 뒤에 어떻게 굴릴 것인가’에 더 많은 지면을 쓰며, 10개 파트 중 한복판 세 개(PART 4 우량 임차인·PART 5 임대차계약·PART 6 성장 주기별 임차인 관리)가 연달아 ‘누가 들어와 있느냐’를 다룹니다. 저자는 2004년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 입문해 IFC 서울 자산관리, 여의도 파크원 개발 프로젝트를 거친 전문가입니다.

    우량 임차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처음부터 우량으로 오는 경우도 있지만, 좋은 공간에서 잘 자라 우량이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성장할 회사가 들어와 맞는 공간과 서비스를 받으면 신경 쓸 일이 줄어 더 빨리 크고, 그 회사가 우량 임차인이 됩니다. 그래서 ‘우량 임차인 확보’는 지금 큰 회사를 데려오는 일이라기보다 앞으로 커질 회사를 알아보고 잘 자라게 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임차인의 성장이 왜 건물 가치로 이어지나요?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는 건물의 스펙이 아니라 그 건물이 벌어들이는 운영 수익으로 매겨지기 때문입니다. 운영 수익은 임대료가 쌓여 만들어지고 임대료는 임차인이 냅니다. 그래서 고리가 돕니다. 성장할 고객이 들어오고 → 맞는 공간과 서비스가 붙고 → 고객이 더 크고 → 우량 임차인이 되고 → 건물의 가치가 오르고 → 그 힘으로 더 좋은 공간을 만들고 → 더 좋은 고객이 옵니다. 고리라서 한 바퀴 돌 때마다 커지거나 작아집니다.

    세일즈가 왜 ‘첫 단추’인가요?

    세일즈는 고객을 가장 먼저 만나 누가 그 공간에 들어올지를 정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첫 칸이 맞으면 운영·공간·커뮤니티 등 다음 팀들의 일이 자연스럽게 풀리고, 어긋나면 아래에서 아무리 잘 맞춰도 어긋납니다. 급하게 아무나 채운 대가는 대개 몇 달 뒤 다른 팀에서 나타나는데, 신규 영업 지표에는 잡히지 않아 원인을 알기 어렵습니다.

    알고 일하는 것과 모르고 일하는 것은 무엇이 다른가요?

    모르고 일하면 빈 자리를 채웁니다. 알고 일하면 이 고객이 몇 년 뒤 이 공간을 어떤 곳으로 만들지를 함께 봅니다. 문제는 두 사람의 이번 달 성적이 똑같아 보인다는 점입니다. 계약 한 건은 한 건이기 때문에 차이가 그달에는 드러나지 않고 2~3년이 지나야 보입니다. 그리고 이 차이는 능력 차이가 아니라 누가 그 의미를 말해줬느냐의 차이입니다.

    신규 영업이 고객을 넘길 때 무엇을 함께 전달해야 하나요?

    「계약서 다음 장」 세 줄입니다. ① 이 회사는 왜 커질 것 같은가(최근 채용·신규 사업·투자) ② 커질 때 제일 먼저 무엇이 아쉬워질까(회의실·자리 배치·보안 요건·총무 담당자의 업무량) ③ 그때 누가 알고 있어야 하는가(운영·공간·IT·커뮤니티 중 어디). 계약서에는 면적과 금액과 기간만 적히기 때문에, 세일즈가 넘기지 않으면 다음 팀은 계약서만큼만 알게 됩니다.

  • 상업용 부동산 자산관리의 모든 것 후기 | 임차인 관점의 리더십

    상업용 부동산 자산관리의 모든 것 후기 | 임차인 관점의 리더십

    이 글에서 말씀드릴 것

    • 리더가 팀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목표 숫자밖에 없다는 걸 알아차린 날이 있었습니다. 이 글은 그 부끄러움에서 시작합니다.
    • 그래서 반대편 테이블의 책을 폈습니다. 민성식 『상업용 부동산 자산관리의 모든 것』 — 철저히 임대인과 자산관리자 시점으로 쓰인 책입니다.
    • 책이 내린 임차인의 정의에서 한참 멈췄습니다. 임차인은 공간을 빌리는 사람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 그 한 문장이 제 팀의 일을 다시 정의했습니다. 우리는 좌석을 채우는 팀이 아니라, 고객이 자기 사업에 집중하게 만드는 팀이었습니다.
    • 정리해서 팀에 가져간 도구가 「문제 정의 3문장」입니다. 어느 업종이든 그대로 채워 쓸 수 있게 적어두었습니다.

    — 14년차 내향형 세일즈 리더 우당탕탕 우팀장

    주간 회의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오는 길에, 제가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되짚어본 적이 있습니다.

    이번 달 몇 건, 이번 분기 얼마, 전환율 몇 퍼센트. 제가 팀에게 나눠준 건 전부 숫자였습니다.

    숫자를 주는 건 리더의 일이 맞습니다. 저는 14년 동안 그걸로 먹고살았고, 목표를 주 단위로 쪼개는 일에는 자신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 모여 있는지, 나는 팀에게 설명한 적이 있나?”

    없었습니다. 숫자는 나눠줄 수 있는데 의미는 나눠주지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상업용 부동산 자산관리 책에 형광펜으로 밑줄을 긋고 여백에 메모를 적은 페이지
    우리는 좌석을 파는 팀일까, 아니면 다른 팀일까. 그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1. 리더가 줄 수 있는 게 숫자밖에 없을 때 생기는 일

    목표만 있는 조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저는 여러 번 봤습니다.

    사람들은 시키는 일을 합니다. 성실하게 합니다. 그런데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멈춥니다. 기준이 없으니까요. 목표는 “얼마”를 알려주지만 “왜”와 “어떻게 판단할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있습니다. 저는 이쪽이 더 아팠습니다.

    여기서 무엇을 쌓아 어디로 갈 수 있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조직에, 좋은 사람이 오래 머물 리 없습니다.

    팀원이 조용히 이력서를 고치기 시작하는 시점은 힘들 때가 아닙니다. 이 일이 자기 커리어의 다음 칸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느낀 순간입니다. 저도 그런 시절을 지나왔으니 압니다.

    그래서 저는 두 가지 답을 찾아야 했습니다. 우리가 푸는 문제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문제를 풀면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는가.

    2. 그래서 ‘반대편 테이블’의 책을 폈습니다

    답을 찾을 때 제가 쓰는 방법은 늘 비슷합니다. 우리 편 책 말고, 반대편에 앉는 사람의 책을 읽습니다.

    세일즈 책은 이미 충분히 읽었습니다. 협상법도 압니다. 제게 없던 건 기술이 아니라 상대의 언어였습니다.

    그래서 고른 책이 민성식 저자의 『상업용 부동산 자산관리의 모든 것』(법률출판사)입니다. 저자는 오피스 빌딩의 실질적 운영을 총괄하는 PM(Property Management, 자산관리) 전문가로, 중소형 빌딩부터 대형 프라임 오피스, 초대형 복합개발까지 20년 가까이 운영해온 분입니다.

    중요한 건 이 책의 시점입니다. 이 책은 임차인을 위해 쓰이지 않았습니다. 철저히 임대인과 자산관리자를 위해 쓰였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건물주나 자산운용사와 직접 마주 앉는 자리에 있지 않습니다. 제가 매일 만나는 상대는 입주를 고민하는 기업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가 알게 됐습니다. 제가 그 테이블에 앉지 않을 뿐, 우리 사업 전체가 그 테이블 위에서 성립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쓰는 건물마다 임대인이 있고, 그 임대인은 우리를 자기 자산의 임차인으로 보고 평가합니다. 내 일의 결과가 어떤 언어로 채점되고 있는지를, 저는 이 책에서 처음 봤습니다.

    3. “임차인은 공간을 빌리는 사람이 아니다”

    책은 임차인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부동산이라는 공간을 점유하면서, 각자가 원하는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비즈니스를 하는 주체.

    이 문장에서 한참 멈췄습니다. 밋밋한 정의처럼 보이는데, 뜯어보면 무게중심이 완전히 다른 곳에 있습니다.

    임차인은 ‘공간을 빌리는 사람’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임차인을 만족시키는 것이 자산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합니다. 감성적인 이유가 아닙니다. 구조가 그렇게 돼 있습니다.

    임차인이 잘된다 → 임대료가 제때 들어온다 → 우량 임차인이 남는다 → 운영 수익이 쌓인다 → 자산 가치가 올라간다

    이 선순환이 상업용 부동산의 거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이 고리의 맨 앞 칸이 무엇인지 보십시오. 건물의 스펙도, 임대료 수준도 아닙니다. 임차인의 사업이 잘되는 것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 밑줄을 긋고, 여백에 딱 한 줄을 적었습니다. “그럼 우리는 뭘 파는 팀이지?”

    4. 우리가 파는 것은 좌석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지금 공유오피스에서 세일즈 조직을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 문장이 남의 얘기로 읽히지 않았습니다.

    일반 오피스 빌딩에서 임차인 만족은 자산관리자가 ‘관리’로 만듭니다. 미화, 보안, 설비, 민원 응대. 잘하면 불만이 없는 상태가 됩니다.

    그런데 우리 같은 사업은 그걸 상품 자체로 만듭니다. 인테리어, 라운지, 회의실, 출입 시스템, 커뮤니티, 계약 유연성. 입주 기업이 사업 말고 다른 데 신경 쓸 일을 전부 걷어내는 것이 본업입니다.

    사람들이 오가는 밝은 공유오피스 라운지와 리셉션 데스크
    일반 오피스는 이걸 ‘관리’로 만듭니다. 우리는 상품 자체로 만듭니다. 그 차이가 임차인의 하루를 바꿉니다.

    여기까지 정리하고 나니 제가 하는 일의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 제가 쓰던 말지금 제가 쓰는 말
    좌석을 채운다고객의 고정비와 운영 부담을 대신 떠맡는다
    계약을 따낸다고객이 사업에만 집중할 환경을 만든다
    재계약률을 지킨다그 자산의 수익 안정성을 증명한다
    공실을 메운다임대인의 가장 큰 고민을 대신 푼다

    말장난처럼 보이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팀에서는 이 차이가 꽤 큽니다.

    왼쪽 언어로 일하면 우리는 숫자를 쫓는 팀이 됩니다. 오른쪽 언어로 일하면 문제를 푸는 팀이 됩니다. 같은 하루를 보내고도 5년 뒤에 남는 게 다릅니다.

    5. 시장이 갈라지고 있다는 사실도 같이 봐야 합니다

    관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리더는 지금 시장이 어디에 서 있는지도 같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개된 자료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알스퀘어의 2026년 2분기 오피스 마켓 리포트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6.5%로 전 분기 대비 0.4%p 올라 4개 분기 만에 상승 전환했습니다. 같은 분기 신규 공급의 60% 이상이 도심권역에 몰리면서 도심권역(CBD) 공실률은 7.3%로 전 분기보다 2.4%p 뛰었고, 신규 공급이 없던 강남권역은 초대형 0.3%, 대형 2.2%의 낮은 공실률을 유지했습니다.

    높은 층 창가에서 도시의 오피스 빌딩들을 바라보는 뒷모습
    한쪽은 비어가고 한쪽은 꽉 찹니다. 격차가 벌어지는 시장에서는 ‘운영을 대신해줄 사람’의 값이 올라갑니다.

    한쪽은 비어가고 한쪽은 꽉 찹니다. 자산 간 격차가 벌어지는 시장입니다. 그리고 이런 시장에서 공실이 난 임대인에게 필요한 건 세입자 한 명이 아닙니다.

    그 층을 통째로 채우고, 채운 뒤에도 계속 굴려줄 운영 파트너입니다.

    임차인 만족과 공실 해소. 책에서 자산관리자가 풀어야 할 가장 어려운 문제로 꼽는 두 가지입니다. 제가 매일 하는 일이 정확히 그 두 개였습니다. 저는 그걸 몰랐던 게 아니라, 그렇게 부를 줄을 몰랐습니다.

    6. 「문제 정의 3문장」 — 리더가 팀에게 줘야 할 세 줄

    여기까지가 제 감상이고, 이제부터가 실제로 팀에 가져간 부분입니다. 행동이 안 바뀌는 정리는 그냥 독후감이니까요.

    저는 이걸 세 문장으로 압축했습니다. 업종과 상관없이 채워 넣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① 우리 고객은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

    고객을 ‘우리 상품을 사는 사람’으로 정의하면 여기서 끝입니다. ‘자기 사업을 해야 하는 사람’으로 정의하면 시야가 한 칸 넓어집니다.

    책이 임차인을 그렇게 정의한 것처럼요. 이 문장을 못 채우면 우리는 계속 우리 상품 얘기만 하게 됩니다.

    ② 그중 우리가 대신 풀어주는 문제는 무엇인가

    고객의 모든 문제를 우리가 풀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맡은 칸이 어디인지를 정확히 잘라내는 문장입니다.

    제 팀의 답은 이렇게 정리됐습니다. “공간과 관련된 모든 잡무를 걷어내서, 고객이 자기 사업에만 시간을 쓰게 만든다.” 좌석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③ 그 문제를 풀면 우리 팀은 무엇을 얻는가

    가장 자주 빠뜨리는 문장입니다. 그리고 사람이 남느냐 떠나느냐를 가르는 문장이기도 합니다.

    목표를 달성하면 회사가 얻는 건 다들 압니다. 그런데 그 일을 한 사람이 무엇을 얻는지는 리더가 말해주지 않으면 아무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문장못 채우면 생기는 일
    ① 고객은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상품 설명만 하는 팀이 된다
    ② 우리가 대신 푸는 문제는 무엇인가일의 우선순위를 팀장이 매번 정해줘야 한다
    ③ 이 일로 우리는 무엇을 얻는가잘하는 사람부터 조용히 나간다

    저는 이 세 문장을 노트 앞장에 적어두고, 새 시즌을 시작할 때마다 다시 채웁니다. 목표 숫자보다 이 세 줄을 먼저 채우는 것이 요즘 제 순서입니다.

    7. 그래서 이 일은 어디로 이어지는가

    세 번째 문장에 답하려면 결국 커리어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같은 일도 뭐라고 부르느냐에 따라 길이가 달라집니다. 이 일을 ‘공유오피스 영업’이라고 부르면 커리어는 거기서 멈춥니다. ‘임대차와 공간 운영’이라고 부르는 순간 길이 넓어집니다.

    임대인·자산운용사·PM 회사와 같은 테이블에 앉는 일, 위탁운영 구조를 설계하는 일, 자산의 수익 구조를 다루는 일까지 이어집니다. 저는 아직 그 테이블에 앉아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그 자리에 가려면 입장권이 필요하다는 건 알겠더군요. 그들의 언어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 책에서 챙긴 단어들을 정리해두겠습니다. 저처럼 언젠가 그 테이블에 앉고 싶은 분들께는 이 표가 이 글에서 제일 쓸모 있을 겁니다.

    그들의 언어뜻우리 일과의 접점
    총점유비용
    (Total Occupancy Cost)
    임대료뿐 아니라 관리비·인테리어·이전 비용까지 합한 실질 부담 총액고객이 실제로 비교하는 건 평당 단가가 아니라 이 총액이다
    운영 수익
    (NOI, 순운영소득)
    임대 수입에서 운영 비용을 뺀 자산의 진짜 수익공실을 줄이고 운영을 안정시키면 올라가는 숫자
    임대차 인센티브
    (렌트프리·인테리어 지원)
    무상 임대 기간, 공사비 지원 등 계약 조건에 얹는 카드협상 테이블에서 실제로 오가는 것들
    자산 가치운영 수익을 요구수익률로 나눈 값 — 수익이 곧 가치우리의 운영 안정성이 결국 매각가에 반영된다
    임차인 유지
    (리테넌시·재계약)
    기존 임차인을 계속 남게 하는 것신규 유치보다 훨씬 싸게 지키는 수익

    ⚠️ 이 표의 쓰임새 — 외워서 회의에서 써먹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상대가 이 단어로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아는 것이 핵심입니다. 같은 제안을 해도 “좌석 몇 개”로 말하는 사람과 “운영 수익과 재계약”으로 말하는 사람은 다른 대접을 받습니다.

    이 단어들을 아는 세일즈와 모르는 세일즈는 5년 뒤에 완전히 다른 곳에 서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8. 저도 아직 배우는 중입니다

    솔직히 이 책 한 권으로 답을 다 찾지는 못했습니다. 두꺼운 실무서라 제가 아직 이해하지 못한 대목도 많습니다.

    다만 팀에게 설명할 수 있는 그림 하나는 또렷해졌습니다. 그거면 이번 독서는 남는 장사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벽을 부수는 방식으로 일해왔습니다. 안 되는 걸 되게 만드는 쪽이요. 그런데 이번 벽은 밀어서 뚫리는 종류가 아니었습니다. 언어의 벽이었거든요. 부술 게 아니라 배워야 넘어가는 벽이었습니다.

    리더가 새로 배운 단어는, 얼마 지나지 않아 팀 전체의 언어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팀원들에게 목표만 주는 리더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가 무슨 문제를 풀고 있는지, 그 문제를 풀면서 각자가 어떤 사람이 되어가는지를 같이 그려주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아직 잘 못 합니다. 그래서 계속 읽습니다.


    3줄 요약

    1. 임차인은 공간을 빌리는 사람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고객의 정의를 바꾸면 우리 일의 정의가 바뀝니다.
    2. 그래서 우리는 좌석을 파는 팀이 아니라, 고객이 사업에 집중할 환경을 만드는 팀입니다. 그건 임대인의 가장 큰 고민을 대신 푸는 일이기도 합니다.
    3. 리더는 목표 숫자 이전에 「문제 정의 3문장」을 줘야 합니다. ① 고객은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 ② 우리가 대신 푸는 문제는 무엇인가 ③ 그걸 풀면 우리는 무엇을 얻는가.

    이 책을 덮고 제가 제일 오래 붙들고 있던 건 부동산 지식이 아니었습니다. 이 질문이었습니다.

    “우리 팀은 우리가 무슨 문제를 푸는 팀인지 말할 수 있을까요? 그걸 말해준 사람이 있긴 했을까요?”

    제 팀은 없었습니다. 이제 막 첫 문장을 채웠습니다.

    우당탕탕 우팀장

    14년차 내향형 B2B 세일즈 리더입니다. 목소리 큰 리더보다, 팀에게 쓸 언어를 쥐여주는 리더가 결국 멀리 간다고 믿습니다. 리더가 되고 싶다면, 먼저 Reader가 되십시오.

    ▸ 책에서 건진 관점 더 보기 : 우당탕탕우팀장 — 사유의 디코딩

    민성식 『상업용 부동산 자산관리의 모든 것』은 어떤 책인가요?

    오피스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의 실제 운영을 다루는 실무서입니다. 임차인을 위한 책이 아니라 임대인과 자산관리자(PM) 시점으로 쓰였다는 점이 특징이며, 임대차 관리·시설 운영·임차인 관리·수익 관리까지 건물 운영 전반을 다룹니다. 저자는 중소형 빌딩부터 프라임 오피스, 복합개발까지 20년 가까이 운영해온 자산관리 전문가입니다.

    상업용 부동산에서 임차인은 어떻게 정의되나요?

    이 책은 임차인을 ‘부동산이라는 공간을 점유하면서, 각자가 원하는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비즈니스를 하는 주체’로 봅니다. 즉 공간을 빌리는 사람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임차인의 사업이 잘되는 것이 자산관리의 출발점이 됩니다.

    임차인 만족이 왜 자산 가치와 연결되나요?

    선순환 구조 때문입니다. 임차인이 잘되면 임대료가 제때 들어오고, 우량 임차인이 남고, 운영 수익이 쌓이고, 그 운영 수익을 기준으로 자산 가치가 매겨집니다.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는 건물의 스펙이 아니라 그 건물이 벌어들이는 안정적인 수익에서 나옵니다.

    PM(Property Management)은 무슨 일을 하나요?

    건물의 실질적 운영을 총괄하는 일입니다. 임대차 계약과 임차인 관리, 시설·설비 운영, 관리비와 운영 비용 관리, 공실 해소까지 포함합니다. 자산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높이는 것이 최종 목적이라는 점에서 단순 시설 관리와 구분됩니다.

    총점유비용(Total Occupancy Cost)이란 무엇인가요?

    임대료뿐 아니라 관리비, 인테리어 공사비, 이전 비용까지 합한 실질 부담 총액입니다. 임차 기업이 실제로 비교하는 기준은 평당 임대료 단가가 아니라 이 총액이기 때문에, 제안과 협상에서 중요한 개념입니다.

    리더가 팀에게 목표 숫자 말고 무엇을 줘야 하나요?

    문제 정의입니다. 세 문장으로 정리하면 ① 우리 고객은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 ② 그중 우리가 대신 풀어주는 문제는 무엇인가 ③ 그 문제를 풀면 우리 팀은 무엇을 얻는가입니다. ①이 비면 상품 설명만 하는 팀이 되고, ②가 비면 우선순위를 매번 리더가 정해줘야 하며, ③이 비면 잘하는 사람부터 조용히 이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