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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인데 회식이 어색합니다 — 이향인 테스트 194점이 알려준 것

    팀장인데 회식이 어색합니다 — 이향인 테스트 194점이 알려준 것

    한샘에 다닐 때 저는 워크숍의 꽃이었습니다. 팀 대항 운동경기가 열리면 누구보다 먼저 불타올랐고, 우리 팀이 이겨야 하니까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작전을 짜고 몸을 던졌습니다. 누가 봐도 완벽한 인싸였고, 그 순간의 저는 진심으로 신나 있었습니다.

    회사 워크숍 팀 대항 운동경기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하며 환호하는 여성 팀장
    경기장에서는 누구보다 뜨거웠습니다. 문제는 늘 경기가 끝난 뒤였습니다.

    문제는 경기가 끝난 뒤였습니다. 다 같이 모여 밥 먹고 술 한잔하는 자리. 우리 팀끼리 있을 땐 괜찮은데, 옆 테이블의 다른 팀 사람들이 슬슬 넘어와 섞이기 시작하면 그렇게 어색하고 힘이 들었습니다. 에너지가 쭉쭉 빠져나갔습니다. 방금까지 펄펄 날던 사람이 맞나 싶을 만큼요.

    놀라운 건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겁니다. 겉으론 여전히 웃고 떠들었으니까요. 저만 알았습니다. 몸은 그 자리에 앉아 있는데 마음은 문밖에서 그 장면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다는 걸. 혹시 당신도 그런가요. 조직에서 인정도 받고 분위기도 잘 맞추는데, 이상하게 ‘우리’라는 덩어리가 커질수록 겉도는 기분이 든다면, 오늘 글은 당신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한 줄 답변. 회식이 어색한 것은 사회성의 결함이 아니라 연결 방식의 차이일 수 있습니다. 정신과 의사 라미 카민스키는 이런 유형을 이향인(otrovert)이라고 부릅니다. 집단에 소속되는 감각(소속감)은 필요로 하지 않지만, 한 사람과 통하는 감각(유대감)은 누구보다 깊은 사람입니다. 저는 책 뒤편 자가진단 테스트에서 194점이 나왔고, 14년 넘게 결함이라 믿고 숨겨 온 기질이 사실은 리더의 무기였다는 걸 그제야 알았습니다.

    누가 봐도 인싸였는데, 저만 알고 있었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다 함께 건배하는 팀원들 사이에서 홀로 한 발 떨어진 듯 서 있는 팀장
    다 같이 웃고 있는 자리에서, 혼자만 한 발 떨어져 관찰자로 서 있던 순간들.

    제 이력만 보면 저는 완벽한 ‘조직형 인간’입니다. 평범한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한샘리하우스에서 남자들만 하던 대리점 관리자 자리를 거쳐 팀장까지 올랐습니다. 부딪히고 깨지며 사람을 모으고 팀을 이끌어 온 시간이 곧 저였습니다. 그러니 워크숍에서 그렇게 불타오르는 저를 보며, 저조차도 저를 당연히 외향인이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 ‘에너지가 빠지는 순간’들을 오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팀장이 되고부터는 자책까지 얹혔습니다. 팀에 정을 붙이려 회식도 열심히 잡고 워크숍도 앞장서 기획하는데, 정작 저한테는 그 ‘소속감’이라는 게 잘 생기질 않았거든요.

    사무실 창가에 홀로 서서 도시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여성 리더
    팀원은 진심으로 아끼는데 ‘팀’이라는 덩어리엔 녹아들지 못하는 느낌. 리더가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닐까, 오래 자책했습니다.

    팀원은 진심으로 아끼는데 ‘팀’이라는 덩어리엔 녹아들지 못하는 느낌. 저를 위해 뭉쳐 준 자리에서조차 한 발 떨어져 관찰자로 서 있었습니다. 리더가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나는 정 없는 사람인가. 이 기질을 오래 결함으로 여기고 꽁꽁 숨겼습니다.

    착각이었습니다 — 알고 보니 저는 ‘이향인’이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라미 카민스키의 『이향인』을 집어 들었습니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세상을 외향인과 내향인으로만 나누던 낡은 틀을 깨고, 제3의 유형인 이향인(otrovert)을 꺼냅니다. 어원부터 스페인어 otro(다른)와 vert(방향)입니다. 무리와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이라는 뜻이죠.

    이향인은 사람을 싫어하는 게 아닙니다. 사회성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어떤 집단에 속하더라도 ‘소속감’ 자체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회식이 어색한 건 반사회적이어서가 아니라, 애초에 ‘우리’라는 감각으로 안정감을 얻는 구조가 아니어서라는 것입니다.

    흔히 내향인은 혼자 있을 때, 외향인은 사람들 속에서 에너지를 채운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향인은 아예 축이 다릅니다. 사람 수의 문제가 아니라 ‘소속’이라는 감각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향인은 저처럼 겉으론 완벽한 인싸로 보일 수도, 반대로 조용한 아싸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정작 본인은 그 어느 쪽에도 ‘우리’로 묶이지 않은 채로요.

    라미 카민스키 이향인 책 뒤편의 자가진단 테스트를 펜으로 풀고 있는 모습
    책 맨 뒤 자가진단 테스트. 188점 이상이면 이향인이라고 합니다.

    책 맨 뒤에 자가 테스트가 있었습니다. 188점 이상이면 이향인이라는데, ‘설마 내가?’ 하며 반신반의로 풀었습니다. 문항을 넘길수록 ‘이거 완전 내 얘기잖아’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집단의 규칙보다 내 기준을 더 믿는지, 큰 모임 뒤엔 유독 진이 빠지는지. 그런 질문들이 제 14년을 대신 읽어 주는 것 같았습니다.

    결과는 194점. 14년 넘게 저를 조용히 괴롭히던 그 ‘붕 뜬 느낌’의 정체가 딱 한 단어로 정리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고장 난 외향인이 아니라 그냥 이향인이었습니다. 결함이 아니라 유형이었다는 그 한 문장에, 이상하게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소속감이 없는 게 아니라, 소속감 없이도 연결되는 사람

    이 책이 저를 가장 세게 흔든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소속감(belonging)과 유대감(connection)을 칼같이 갈라놓는 대목입니다. 소속감은 ‘우리’라는 집단에 녹아드는 느낌이고, 유대감은 사람 한 명과 진짜로 통하는 일대일의 연결입니다. 저자는 이 둘이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문장 앞에서 한참을 멈췄습니다. 그제야 워크숍의 그 장면이 이해됐습니다. 우리 팀일 땐 펄펄 날다가 다른 팀이 섞여 ‘우리’가 커지는 순간 에너지가 빠진 건, 제가 집단이 아니라 사람에 연결되는 사람이라서였습니다. 회식이라는 ‘덩어리’엔 겉돌았지만, 팀원 한 명 한 명과는 누구보다 깊게 연결돼 있었습니다.

    제 커리어의 진짜 장면들은 전부 ‘집단’이 아니라 ‘한 사람’과의 순간이었습니다. 힘들어하는 팀원과 밤늦게 나눈 대화, 퇴사를 고민하던 후배와의 티타임, 계약서 너머의 고객과 눈 맞추던 순간. 돌이켜보면 저를 성장시킨 건 소속된 조직이 아니라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 정확히는 한 명 한 명이었습니다. 저는 조직에 ‘속한’ 게 아니라, 조직 안에서 ‘나로서’ 일하며 사람과 한 명씩 연결돼 온 것이었습니다. 소속감이 없는 건 결함이 아니라, 그저 제 연결 방식이 달랐을 뿐입니다.

    약점인 줄 알고 숨겼던 게, 사실은 리더의 무기였습니다

    카민스키는 이향인의 특징을 약점이 아니라 강점으로 읽습니다. 집단 분위기에 쉽게 휩쓸리지 않으니 모두가 “예스”를 외칠 때 혼자 “잠깐요”를 말할 수 있습니다. 무리의 눈치가 아니라 개인의 이야기를 경청으로 공감합니다. 남의 인정이 아니라 자기 기준으로 판단하니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 회의실 공기에 휘둘리지 않는 힘 — 분위기가 아니라 숫자와 사실로 판단합니다.
    • 팀원을 집단이 아니라 개인으로 보는 눈 — ‘우리 팀’이 아니라 ‘이 사람’이 먼저 보입니다.
    • 내 판단을 남 눈치로 흐리지 않는 기준 — 인정받기 위해 결정을 바꾸지 않습니다.

    읽다 보니 이건 딱 리더에게 필요한 근육이었습니다. 실제로 다들 “된다”고 밀어붙일 때 저 혼자 “이건 숫자가 안 맞습니다”라며 속도를 늦춘 적이 여러 번입니다. 그때마다 분위기를 깨는 것 같아 눈치가 보였지만, 지나고 보면 그 한마디들이 팀을 지켜 냈습니다. 결함이라 믿고 숨기던 기질이, 사실은 저를 여기까지 데려온 힘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리더십을 이렇게 바꿨습니다

    1. ‘소속감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놨습니다

    팀 전체를 하나로 녹이려 억지 이벤트를 쥐어짜는 대신, 팀원 각자와의 연결에 에너지를 몰아줬습니다. 이번에 새 조직으로 옮겼을 때도 그랬습니다. 저는 ‘이 그룹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보다 조직원 한 명 한 명의 커리어가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세일즈는 지금 인센티브를 제대로 받아 내야 다음에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룹의 성과판보다 각자의 성장판을 먼저 챙깁니다. 덩어리가 아니라 사람. 신기하게도 그렇게 하니 팀이 오히려 더 단단해졌습니다.

    2. 1on1을 회식보다 위에 뒀습니다

    단체 자리에서 겉돌던 에너지를, 한 명과 마주 앉아 그 사람의 언어로 듣는 데 쏟았습니다. 이향인의 진짜 무기인 경청은 일대일에서 폭발합니다. “요즘 가장 신경 쓰이는 게 뭐예요?” 이 한 문장이 회식 열 번보다 힘이 셌습니다.

    카페에서 팀원과 마주 앉아 일대일로 깊이 대화하는 리더의 1on1 장면
    회식 열 번보다 1on1 한 번. 이향인의 경청은 일대일에서 폭발합니다.

    3. 팀 안의 ‘조용한 이향인’을 색안경 없이 보기로 했습니다

    회식에서 슬며시 빠지고 워크숍에서 겉도는 조용한 에이스를 “왜 안 어울려?”로 몰지 않습니다. 억지로 무리에 끼워 넣는 대신, 그 사람이 가장 빛나는 일대일의 판을 깔아 줍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소속감이 아니라 연결이라는 걸, 제가 저를 통해 배웠기 때문입니다. 예전의 저였다면 그 조용한 에이스가 바로 저였을 테니까요.

    오늘의 한 줄

    하나. 소속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소속감 없이도 사람과 깊이 연결되는 유형이 있습니다.

    둘. 소속감(집단)과 유대감(개인)은 다릅니다. 저는 덩어리엔 겉돌아도 사람에겐 진심이었습니다.

    셋. 결함이라 믿고 숨겼던 기질이, 알고 보면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무기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이향인(otrovert)이 정확히 무엇인가요?

    정신과 의사 라미 카민스키가 제시한 제3의 성격 유형입니다. 스페인어 otro(다른)와 vert(방향)가 어원으로, 무리와 다른 방향을 보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사람을 싫어하거나 사회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집단에 속하더라도 ‘소속감’ 자체를 필요로 하지 않는 유형을 말합니다.

    이향인과 내향인은 어떻게 다른가요?

    내향인과 외향인은 ‘에너지를 어디서 충전하느냐(혼자냐, 사람들 속이냐)’로 나뉘지만, 이향인은 축 자체가 다릅니다. 사람 수의 문제가 아니라 ‘소속’이라는 감각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향인은 겉으로는 완벽한 인싸로 보일 수도 있고 조용한 아싸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향인 테스트는 몇 점부터 이향인인가요?

    라미 카민스키의 책 『이향인』 맨 뒤에 실린 자가진단 테스트에서 188점 이상이면 이향인으로 봅니다. 저는 194점이 나왔습니다. 다만 점수는 낙인이 아니라 자기 이해의 출발점으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회식이 어색한 팀장은 리더로서 문제가 있는 걸까요?

    아닙니다. 소속감(집단에 녹아드는 감각)과 유대감(한 사람과 통하는 일대일의 연결)은 서로 다른 것입니다. 단체 자리에서 겉돌아도 팀원 한 명 한 명과 깊이 연결될 수 있습니다. 집단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기질은 오히려 모두가 ‘예스’일 때 ‘잠깐요’를 말할 수 있는 리더의 무기가 됩니다.

    팀에 조용한 이향인 팀원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억지로 무리에 끼워 넣는 대신, 그 사람이 가장 잘 드러나는 일대일의 판을 깔아 주세요. 회식 참석률로 팀워크를 평가하지 말고 1on1의 밀도로 보는 편이 낫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소속감이 아니라 연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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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조직이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갈 때, 성과는 비로소 따라옵니다. 『스타벅스: 커피 한 잔에 담긴 성공 신화』를 덮으며, 저는 이 명제를 머리로 아는 것을 넘어 가슴으로 다시 새겼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더의 진짜 일은, 사람들의 성장과 회사의 목표를 하나로 잇는 것이구나.

    그래서 이 글은, 요즘 “어떻게 하면 우리 팀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성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리더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저 역시 매일 그 질문 앞에서 배우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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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워드 슐츠는 왜 ‘사람’을 믿었을까

    스타벅스를 이해하려면 창업자 하워드 슐츠의 일곱 살로 가야 합니다.

    1961년 겨울, 브루클린의 공공주택 단지. 기저귀 배달 일을 하던 그의 아버지는 빙판에 미끄러져 발목이 부러졌습니다. 그 사고로 아버지는 일자리와 의료보험을 동시에 잃었습니다. 어머니는 만삭이라 일할 수 없었고, 산재도 보험도 없는 가정엔 안전망이 없었습니다. 어린 슐츠는 저녁마다 부모님이 빚 걱정으로 다투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살아생전 그 일을 부끄러워했던 아버지는, 정작 사고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자 그 일이라도 다시 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 모습이 어린 아들에게 깊이 박혔습니다.

    슐츠가 훗날 ‘사람의 잠재력’을 그토록 믿게 된 뿌리가 여기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썼습니다.

    “직원들이 회사와 정서적으로 연결되고 그 꿈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면, 그들은 회사를 더 낫게 만드는 데 자신의 심장을 쏟아붓습니다.”

    책의 원제 ‘Pour Your Heart Into It(마음을 다해 쏟아부어라)’가 바로 여기서 나옵니다. 성장은 강요가 아니라, 마음이 연결될 때 일어난다는 믿음입니다.

    하나의 목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밀라노에서 시작된 비전

    창가에서 책을 읽으며 사색하는 리더의 모습

    1983년, 슐츠는 밀라노의 한 에스프레소 바에서 인생을 바꾼 장면을 마주합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니라 그곳에서 연결되고 있었습니다. 집도 직장도 아닌 제3의 공간에서요.

    그는 여기서 스타벅스의 비전, 이른바 ‘제3의 공간(Third Place)’을 길어 올립니다. 하지만 당시 스타벅스의 원래 창업자들은 ‘우리는 원두를 파는 회사’라며 반대했습니다. 슐츠는 포기하지 않고 직접 ‘일 지오날레’라는 커피바를 차렸고(1986), 이듬해 스타벅스가 매물로 나오자 380만 달러에 인수해 합병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슐츠가 먼저 선명한 하나의 목표(비전)를 손에 쥐었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을 한 방향으로 모으려면, 리더에게 먼저 ‘함께 갈 곳’이 있어야 하니까요.

    스타벅스가 남들과 다르게 한 것: 순서

    대부분의 기업은 주주의 이익, 혹은 고객 만족을 먼저 말합니다. 그런데 슐츠는 그 앞에 ‘구성원’을 두었습니다. 순서가 달랐습니다. 그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우리는 사람을 섬기며 커피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커피를 파는 ‘사람 사업(people business)’을 하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이 믿음을 말이 아니라 제도로 증명했습니다.

    • 1988년, 파트타임 직원에게까지 의료보험을 확대했습니다. 미국 대형 소매업체 중 최초였습니다. 아버지가 끝내 받지 못한 그 혜택을, 슐츠는 시간제 직원에게까지 내밀었습니다.
    • 1991년, 100번째 매장을 여는 날, 그는 시애틀 로스팅 공장에서 ‘빈 스톡(Bean Stock)’을 발표합니다. 주 20시간 이상 일하는 모두에게 스톡옵션을 나눈, 소매업 최초의 시도였습니다.
    • 그리고 이들을 더 이상 ‘직원’이라 부르지 않았습니다. ‘파트너(동업자)’라 불렀습니다.

    이것이 빈말이 아니라는 증거가 하나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연 약 3억 달러를 직원 의료비에 쓰는데, 이는 놀랍게도 원두 구입비보다 많습니다. 회사가 무엇을 가장 귀하게 여기는지는, 결국 ‘돈을 어디에 쓰는가’에서 드러납니다.

    주인의식이 만든 성장, 프라푸치노

    이 주인의식이 실제로 회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지 보여주는 사건이 프라푸치노입니다.

    1993년, 남캘리포니아 지역 매니저 디나 캠피언은 근처 카페들이 얼음을 간 블렌디드 음료를 파는 걸 눈여겨봤습니다. 기회를 확신한 그와 현장 매니저들은 직접 레시피를 실험하며 음료를 완성해갔습니다.

    흥미로운 건 그다음입니다. 이 아이디어가 본사에 올라갔을 때 정작 CEO 슐츠는 반대했습니다. “얼음 음료는 뜨거운 커피라는 우리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고요. 하지만 그는 결국 현장의 목소리를 신뢰해 밀어붙이도록 허락했습니다.

    결과는 아시는 대로입니다. 출시 1년 만에 프라푸치노는 전체 매출의 약 7%를 차지하는 대히트작이 되었고, 훗날 슐츠는 이를 “내가 저지르지 않은 최고의 실수”라 불렀습니다. 현장의 파트너가 ‘내 회사’라 여겼기에 흘려보내지 않고 끝까지 키운 아이디어였습니다. 성장은 위에서 내려오는 게 아니라,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에게서 올라온다는 걸 보여준 장면입니다.

    위기 앞에서 지킨 것 — 2008년의 선택

    성장은 늘 순탄하지 않습니다. 2008년, 무리한 확장과 금융위기로 스타벅스는 흔들렸습니다. 경영에 복귀한 슐츠는 놀라운 결정을 내립니다. 미국 전역 7,100개 매장을 3시간 반 동안 닫고, 13만 5천 명의 바리스타에게 ‘완벽한 에스프레소’를 다시 가르친 것입니다. 하루 약 600만 달러의 매출을 포기한 결정이었습니다.

    그는 이 선택을 “스타벅스가 다시 사명 중심의 회사가 되었다는 메시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위기일수록 숫자가 아니라 본질(사람과 품질)로 돌아간 것이죠. 이 여정은 그의 책 『온워드(Onward)』에 담겨 있습니다.

    배울 점은 분명합니다. 리더의 진짜 실력은 순풍이 아니라 역풍에서 무엇을 지키느냐로 드러난다는 것.

    그래서, 대표도 아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여기서 저는 솔직한 질문에 부딪혔습니다. 나는 창업자도 대표도 아닌 그저 한 조직의 장(長)일 뿐인데, 어떻게 팀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성장하게 할 수 있을까?

    책이 준 답은 분명했습니다. 주인의식은 “당연히 가져야지”라고 강요해서 생기지 않습니다. 회사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를 연결해줄 때 비로소 싹틉니다. 그리고 그 연결이 바로 리더의 일입니다.

    리더가 신입 팀원 옆에서 노트북을 보며 코칭하는 모습

    그래서 저는 요즘 1:1 면담에 진심을 쏟고 있습니다. 팀원 각자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듣고, 그것을 패스트파이브 안에서, 나아가 이후 커리어에서 어떻게 키워갈지 함께 그립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공학과를 갓 졸업한 한 신입은 AI·프로덕트·개발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세일즈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저는 관련 미팅에 함께 참여시켜 그 분야 선배들에게 직접 배울 기회를 만들어줬습니다. 세일즈는 제가 가장 잘하는 영역이니,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상세히 코칭하고요. 이렇게 개인이 최대한 성장할 길과 우리 조직이 반드시 달성해야 할 숫자를 같은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대화합니다.

    이 둘이 따로 놀지 않고 하나로 겹쳐질 때, 팀원은 비로소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성장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리더의 역할을 다시 배우며

    주인의식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당연히 주인의식 갖고 일해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툭 던지는 건 리더의 일이 아니니까요.

    어떻게 하면 회사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를 잇고, 사람의 성장을 도울 수 있을까 — 그 질문을 붙들고 실제로 실행하는 것. 저는 그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커피 한 잔의 이야기를 덮으며 다시 배웁니다.

    다양한 팀원들이 유리보드의 계획을 함께 바라보는 모습

    슐츠가 파트너들의 마음을 얻어 스타벅스를 키웠듯, 저 역시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과 목표를 연결하며 함께 성장하는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그래서 더 배우고 나아가려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하워드 슐츠는 왜 직원 복지에 집착했나요?

    7살 때 아버지가 배달 일 중 다쳐 일자리와 의료보험을 동시에 잃고 가정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본 경험 때문입니다. 그는 훗날 파트타임 직원에게까지 의료보험과 스톡옵션을 제공하며, 아버지가 받지 못한 안전망을 자기 회사 구성원에게 제공했습니다.

    스타벅스는 왜 직원을 ‘파트너’라고 부르나요?

    1991년 도입한 스톡옵션 제도 빈 스톡(Bean Stock) 때문입니다. 주 20시간 이상 일하는 모든 구성원에게 회사 주식을 나눠주며, 단순 고용인이 아니라 회사의 성장을 함께 나누는 동업자(partner)로 대했습니다.

    프라푸치노는 누가 만들었나요?

    본사가 아니라 현장에서 나왔습니다. 남캘리포니아 지역 매니저 디나 캠피언과 현장 매니저들이 1993년 개발했고, 처음엔 CEO 슐츠가 반대했지만 결국 채택되어 출시 1년 만에 전체 매출의 약 7%를 차지했습니다.

    리더가 팀원에게 주인의식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강요가 아니라 연결이 핵심입니다. 1:1 면담으로 개인이 진짜 원하는 성장 방향을 파악하고, 그것을 조직이 달성해야 할 목표와 겹쳐 놓아야 합니다. 회사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가 하나로 이어질 때 주인의식이 생깁니다.